2
부산메디클럽

[인문학 칼럼] 국가와 신천지예수교 /윤성덕

국가와 종교 여전히 충돌…코로나로 노출된 신천지, 활동 방식 타종교와 비슷

국민으로서 법 잘 지키며 결과는 책임질 수 있기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3-11 19:15:36
  •  |   본지 2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코로나19 때문에 온 나라가 앓고 있는데, 신천지예수교 대구교회 신도들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대량으로 발생하였고 그 외 다른 교회들도 집단감염의 매개체가 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신천지예수교가 보건당국의 조사에 성실하게 협조하지 않고 정보를 숨기고 있다는 의심을 받기 시작하자, 이만희 총회장을 구속 수사하라는 국민청원이 시작되고 서울 시장이 이만희 총회장과 지도부를 살인죄, 상해죄,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등 국가와 종교기관이 충돌하는 모양새가 나타나고 있다.

국가와 종교의 관계라는 주제는 이론적으로 서양 세계에서 중세 이전부터 논의되어 왔지만, 정치와 종교 사이에 형성되어 있는 밀접한 고리가 깨진 실제적 예는 1791년 미국 수정 헌법이 제정되던 때로 간주한다. 정교분리의 원칙이라 부르는 이 개념은 국교를 인정하지 않고 종교를 선택할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 골자다.

유럽에서 종교 때문에 몇백 년 동안 전쟁을 경험한 사람들이 신대륙에 정착하면서 정교분리의 원칙을 확정하였고, 미국 기독교 신학은 물론 시민사회의 기본적인 뼈대가 되는 전통으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기본적으로 기독교 사회였던 미국에서 기독교 전통이 자유나 애국심 그리고 시민의식을 보장하는 기초이념이라고 간주하다가 양자를 분리하는 과정을 겪었으며, 이 과정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미국인들과는 매우 다른 역사를 경험하며 살아왔다. 한때 우리나라 지배층이 불교를 국교로 삼은 적이 있지만, 조선 시대가 되면서 국가의 지배원리는 유교 전통을 중심으로 확립되었다. 이 전통을 유교라는 말로 부르고 종교로 볼 수도 있지만, 유교에서 말하는 ‘하늘’이나 ‘조상숭배’ 사상은 상대적으로 종교적 색채가 매우 약하다. 결국, 우리나라 사람은 비종교적 세속적 지배층이 주류가 된 역사를 경험한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 민간신앙의 전통도 매우 깊은 뿌리를 가지고 있었고, 오히려 민간신앙이 불교와 유교는 물론 후대에 전래된 기독교에 이르기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그러나 일반인은 민간신앙과 더 밀접한 신앙심을 품고 있으면서도 유교에 걸맞은 생활양식을 유지하도록 강요받았고, 또 언젠가 지위가 향상되면 유교식 생활양식을 시행하고 싶은 욕구를 안고 살기도 했다.

형식적으로 세속정부를 지향하지만, 기저에 민간신앙적 사고방식을 잃지 않은 이중적인 상태가 지속되면서 우리는 국가와 종교기관이 상호작용을 통해 존중하는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연습해 본 적이 없다. 세속적인 주류 세력의 등 뒤에서 암암리에 시행한 민간신앙은 지역에 따라 종교집단에 따라 개별적 존재로 남았고, 주류 사회와 동등히 대화하는 사회의 일원으로 나설 수 없었다.

해방과 한국전쟁 후에 우리가 세운 나라는 이 땅에서 자생한 국가 형태가 아니라 외국 문화를 수입하여 건국했기 때문에 종교정책도 외국의 예를 거르지 않고 답습했으나, 정책을 시행할 역사적 경험이 없는 상태였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억압된 민간신앙이 사회적 정체성을 고민하는 역사적 경험 없이 사회기관으로 탈바꿈한 상황이기 때문에, 억압받던 신앙이 해방되며 권리를 보장받는 만큼 사회 일원으로 협조해야 한다는 개념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였다. 사회의 통제를 억압으로 인식하는 상태가 되어, 박해를 이겨내야 진정한 신앙이라는 방향으로 비뚤어진 해석을 낳게 되었다. 결국 억압 아닌 억압을 이겨내기 위해서 비정상적인 방법을 선택하게 되고, 결정적 위기 상황에서 비극적인 결말을 낳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그렇게 본다면 코로나19 때문에 노출된 신천지예수교는 우리 사회가 낳은 아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 조상과 우리가 숨 가쁜 근대사를 살면서 생산한 우리의 이웃이며, 거울에 비친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신천지예수교를 이단이며 사기집단이라고 비방하는 사람도 많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포교하여 신도 수를 늘려야 한다는 지상과제는 주류 종교기관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친분관계를 이용해 전도 대상자에게 선물을 하거나 도움을 주는 방법도 기존 교회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다. 서로 가까이 붙어 앉아 신나게 찬송을 부르는 예배방식도 기도원 같은 종교기관들이 오랫동안 사용해왔다.

국가는 신천지예수교가 음지로 숨어들어 가지 않도록 양성화하며 그 권리를 인정하는 대신, 시민사회의 일원으로 법 테두리 안에서 활동하고 그 결과를 책임지며 통제를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일회적으로 수사하고 처벌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종교재단이나 종교법인 설립을 의무화하는 방법을 놓고 종교계가 합의할 수 있다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이다.

건국대 중동연구소 연구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2. 2한달간 부산은 축제도시…‘페스티벌 시월’ 시작
  3. 3“부캉이 왜 쫓아내나”vs“먹이활동 안 해 폐사 우려”
  4. 4센텀2 분수령 풍산 부지보상 본격화…1조 관측
  5. 5‘부산검찰청’ 떼고 ‘공소청’ 간판
  6. 6HJ중공업 7900TEU급 ‘가닛’ 명명식…중대형 컨선 14척 인도
  7. 7센텀2 배후지 ‘트리븐 센텀’ 뜬다
  8. 8김해공항과 ‘50년 동행’ 부산은행…영업점 단독 응찰
  9. 9[근교산&그너머] <1480> 창원 무학산 둘레길 2코스
  10. 10전재수 전 보좌진 4명 ‘증거인멸’ 유죄(종합)
  1. 1전재수 “생곡 무산 땐 에코델타에 소각장 불가피”
  2. 2軍·유엔사 “군사분계선 이남 지뢰매설, 北 정전협정 위반”(종합)
  3. 3국정원 “우크라가 北포로 송환 비공개 먼저 요청”(종합)
  4. 4‘김종서함’ 울산 진수식 찾은 이재명 대통령 “자주국방이 주권”
  5. 5靑 정책실장에 하준경 수석, 지방시대위원장에 박정현
  6. 6이 대통령 "전작권 환수로 자주국방 마침표"
  7. 7李대통령 지지율 직전과 같은 43%…민주 35%·국힘 25%
  8. 8여야 “軍, 북한에 강력 대응” 촉구
  9. 9李 "중수청장 후보자 친윤 주장은 허위, "맛집 찾아갔더니 부실" 받아친 추미애(종합 2보)
  10. 10[속보] 민주, "전두환 내란 아니다" 국힘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 제출
  1. 1한달간 부산은 축제도시…‘페스티벌 시월’ 시작
  2. 2“부캉이 왜 쫓아내나”vs“먹이활동 안 해 폐사 우려”
  3. 3센텀2 분수령 풍산 부지보상 본격화…1조 관측
  4. 4HJ중공업 7900TEU급 ‘가닛’ 명명식…중대형 컨선 14척 인도
  5. 5센텀2 배후지 ‘트리븐 센텀’ 뜬다
  6. 6김해공항과 ‘50년 동행’ 부산은행…영업점 단독 응찰
  7. 7“부캉이 테마공원 만들자”…동구는 조형물 설치 검토
  8. 8부산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 25% 첫 돌파…2050년엔 43%
  9. 9해운 대기업 부산 이전 효과 내려면…“산업 생태계 구축돼야”
  10. 10삼영이엔씨, 회생계획 인가…3자배정 100억 유증
  1. 1‘부산검찰청’ 떼고 ‘공소청’ 간판
  2. 2전재수 전 보좌진 4명 ‘증거인멸’ 유죄(종합)
  3. 3부산예술대학교 내년 2월 폐교…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재정난 원인
  4. 4朴시정 선거악재 우려 ‘생곡 용역’ 중단…백지화 소문 키워
  5. 5“110억 투입 부산 의료버스, 플랫폼업체에 예산 1/3 지급”
  6. 6[한 손 뉴스] 푸바오의 쌍둥이 동생들, 올 연말 중국으로 떠난다(종합)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일
  8. 8바리케이드 걷힌 소녀상…2년여 만에 시민 품으로(종합)
  9. 94년 방치 창원 짚트랙, 새 체험시설 만든다
  10. 10‘부캉이’ 내일 다시 바다로…길이 50m 그물로 외해 유도
  1. 1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2. 2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3. 3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4. 4중원 황인범·투톱 변화…승리 축포 쏠까
  5. 5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속사권총 우승…한국 25번째 金
  6. 6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7. 79회 4실점 진땀…롯데, 키움에 가까스로 승리
  8. 8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중국에 역전승 거두고 결승 진출
  9. 9공격에 쏟아붓다가 골문 열린 모레노호
  10. 10고성군, 통영시 거제시와 손잡고 2029년 도민체전 공동개최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국제칼럼 [전체보기]
개헌 말하려면 헌법 준수부터
나림 이병주, 더 일찍 법(法)으로 통(通)했다
기고 [전체보기]
상어가 떠난 뒤, 북항에 남겨야 할 것
존엄 보장하는 부산형 청년보장제 되기를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영산회상, 불교음악에서 풍류음악으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AI 패권
병역 혜택, 야구는 빼자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직업병에 대한 자세, 무지와 고의 사이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지휘부도 인력도 없이 졸속 출범하는 공소청·중수청
정부, 지뢰 도발에 단호하고 강력한 상응조치 취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청년기본법, 청년친화도시
인공지능(AI)과 인류 멸종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6·3 부산시장 선거, 부동산 정책의 길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무(武)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