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 부산진구 부전시장을 둘러봤다. 한마디로 한산하기 그지없었다. 오후 6시 폐점시간이 가까웠는데도 상점에는 봄나물과 어패류가 가득 쌓여 있었다. 코로나19가 경제 전반에 암운을 드리우는 가운데 특히 음식점·숙박·전통시장 소상공인들이 직격탄을 맞아 안타까움을 더했다.
소상공인 업종은 국내 사업체 수의 85.3%(부산 86%)와 근로자 수의 36.8%(부산 40.3%)로 비중이 크다. 정부와 자치단체의 비상경제대책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집중되는 이유다. 정부가 코로나19로 촉발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11조 원이 넘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 가운데 부산시도 소상공인 사회안전망 강화에 힘 쓰고 있다. 소상공인을 도울 주요 정책은 ▷공공소유 건물에 대한 임대료 인하 ▷금융 보증 및 특례대출 이자 보전 확대 ▷각종 지방세 감면 또는 유예이다. 민간에서도 임대료 인하나 성금 모금으로 희망의 불씨를 살리려는 분위기가 확산 중이다.
다만 코로나19의 전파속도가 과거 사스·메르스·신종플루를 뛰어넘는 전대미문급인 것은 우려스럽다. 경제성장률을 오랫동안 잠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 세계 100개국 이상이 한국인 입국을 제한 혹은 금지하는 것도 무역을 하는 우리 입장에서 걱정스럽다. 기업 경쟁력이 떨어지면 바이러스가 물러나도 원상 회복에 시간이 걸린다. 결국 경제당국이나 기업은 위기 극복은 물론 ‘위기 이후’의 대책도 선제적으로 수립해야 할 처지다.
소상공인 역시 보다 긴 호흡으로 코로나가 물러나고 평온을 되찾은 시점을 차근차근 대비해야 한다. 정부나 유관기관의 각종 시책을 활용하면서도 소상공인 스스로 ①서비스의 전문화 ② 온라인과 디지털 경제의 활용 ③ 상생 차원의 골목상권 활성화 등 3가지 화두를 중심으로 대응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
서비스 전문화란 업종 선택부터 고객확보·서비스 전략까지 모두 재점검해 기존과는 차별화하자는 의미다. 부산 동래구의 ‘모모스 커피’가 대기업 프랜차이즈의 홍수 속에서 독특한 원두 선별과 전문화된 서비스로 전국적 지명도를 넓혀가는 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모모스 커피 대표는 1년에 4개월 정도는 해외 커피농장을 직접 방문해 우수한 원두를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매입하는 한편 독특한 로스팅과 블렌딩으로 맛과 향이 뛰어난 커피를 공급한다. 국제 커피감정사 자격증 취득 지원을 비롯해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연구개발(R&D)에도 정성을 기울인다. 그 결과 이곳의 전주연(32) 바리스타가 지난해 4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 한국인 최초로 월드바리스타로 선정되는 쾌거를 거뒀다. 일관성 있고 집요한 전문화 노력이 성공의 열쇠였던 셈이다.
온라인·디지털 경제는 오히려 소상공인들이 적극 활용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핀테크·무인점포 같은 디지털 경제에 대한 필요성이 확산되기 때문에 온라인 거래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미래 성공의 또 다른 열쇠가 될 것임이 틀림없다. 업종의 성격이나 서비스 방식에 따라 다소 상이하기는 하겠으나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증강현실(AR)·가상현실(VR)·블록체인기술 도입도 시도해야 한다. 스마트오더·스마트미러나 ▷자동고객 응대 로봇 ▷1인 미디어 플랫폼 ▷마케팅 트렌드 분석 전문서비스 활용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부산경제진흥원은 앞으로 소상공인의 온라인 마케팅 지원을 위해 480개사에 약 30만 원씩의 홍보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상생 차원의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선 특정지역 소상공인들의 협업이 중요하다. 이 대목에서는 지난해 행정안전부의 ‘지역골목상권 활성화 우수 대상’을 받은 해운대 ‘해리단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해리단길은 동해선 철로 때문에 80여 년 동안 소음과 분진으로 피해를 봤던 동네를 주민과 자영업자·해운대구청이 손을 잡고 문화와 감성이 어우러진 상권으로 재탄생시킨 사례로 꼽힌다. 구체적인 성과는 ▷하루 평균 3000여 명의 관광객 방문 ▷109명의 청년 소상공인 일자리 창출 ▷매년 점포별 5000만~8000만 원의 수익 창출로 나타났다. 또한 점포들이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협약에도 동참해 골목상권을 지켜내는 점도 벤치마킹할 만하다. 부산경제진흥원에서 매년 수행 중인 ‘우리동네 골목활력증진 지원 사업’ ‘생활밀접업종 경영환경개선사업’ ‘장기안심상가 조성지원’도 소상공인이라면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위기는 기회의 또 다른 표현이라고 한다. 위기 뒤에는 기회가 뒤따르는 것을 경험적으로 익혀왔다. 코로나19도 그 예외는 아닐 것이다. 민생경제의 최일선 분야인 소상공인들이 위기를 순조롭게 극복해서 새로운 기회를 활기차게 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부산경제진흥원도 소상공인 지원을 더욱 체계적·선제적으로 하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부산경제진흥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