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장재건 칼럼] 코로나 최전선 지방정부엔 여야가 없다

드라이브 스루·마스크 등 지자체 선제 대응 돋보여

되레 중앙정부·정치권서 지역의 방역 노력에 찬물, 국민이 엄중 판단 내릴 것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온 나라가 멈춰 선 듯한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사태에 하루하루가 살얼음이다. 모두의 간절한 바람과는 달리 언제쯤 끝날지 기약하기도 어렵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막연한 기대마저 한계에 봉착한 느낌이다. 그럼에도 일말의 희망을 가진다면 최근 다소 주춤거리는 확진자 증가세다. 아직 장담하긴 이르지만 중대기로에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 정도에서 큰 불길을 잡는다면 종식의 날도 머지않았으리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해 본다. 예기치 않은 곳에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긴 했으나, 그나마 사투를 벌인 각 분야 관계자와 시민의 힘 덕에 희망의 불씨는 커지고 있다.

특히 자신의 안전은 뒤로 한 채 방역 전쟁을 벌이는 의료진의 헌신은 큰 감동을 자아낸다. 그러나 의료진 못지 않게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지방정부다. 때론 주민의 질타가 없지는 않지만, 최일선에서 가장 생생한 목소리를 접하고 전하며 중앙정부의 손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서다. 물론 질병관리본부 등 중앙정부 또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긴 하다. 그러나 광역 시·도나 일선 구·군의 노력이 없었다면 코로나19 확산세는 더 컸을지도 모른다. 지방자치단체가 선제적으로 나서 중앙정부에 건의하고 실행되는 정책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19를 신속하게 진단하기 위한 ‘드라이브 스루’ 도입이 한 예다. ‘드라이브 스루’는 민간의 아이디어를 대구·경북지역 대형병원에서 도입한 이후 지자체마다 선제적으로 설치에 나섰다. 외신에서도 앞다퉈 이를 소개하며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일인 만큼 창의적인 발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신속히 실행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정부 또한 지자체의 도입이 잇따르자 조만간 운영지침을 만들기로 했다고 한다. 만약 과거와 같은 중앙집권 시절이었다면 이처럼 재빨리 현장에 ‘드라이브 스루’가 도입됐을지 의문이다.

마스크 대란 역시 마찬가지다. 몇 차례나 오락가락한 중앙정부 대책에 비난이 쏟아지는 사이, 부산 기장군 등 일부 지자체는 자체 예산으로 주민에게 무상으로 마스크를 공급했다. 비록 많지 않은 양이긴 해도, 중앙정부에 비해 발 빠르게 대처하는 지방정부의 선제적 대응에 주민이 더욱 믿음을 가졌음 직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건의 또한 방역망의 허점을 막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지난 1월 총리 주재 회의에서 환자 증상 정의 기준에 발열과 기침 외 인후통과 가래 등도 포함해야 한다고 건의해 이후 정부가 기준을 바꿨다. 이 모두가 현장에 밀접한 지자체가 앞서서 나섰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물론 지방정부가 모든 사안에서 완벽하게 대처했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지방정부엔 여도 야도, 진영도 없었다. 대구의 병실 부족이 심각해지자 여타 지자체가 지원에 나섰고, 각종 물품과 응원도 쏟아졌다. 바이러스에 경계가 없듯, 지방정부는 서로 소통하며 정보를 공유하고 고통을 나눴다. 오히려 중앙정부와 정치권 일부가 지방정부의 방역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대구·경북 봉쇄’라는 여당 대변인 발언이나, 코로나19 확산의 가장 큰 원인이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라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언은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일부 야당 또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사사건건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며 코로나19 확산을 총선과 연계시키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통합당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복지부 장관의 사퇴까지 요구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나 아무리 그의 발언에 문제가 있다 해도, 한창 방역 전쟁을 수행 중인 수장을 바꾸라는 건 대안 없는 정치적 공세일 뿐이다. 중국인을 입국 금지하지 않는 등 중국 눈치보기를 하고 있다는 비난도 마찬가지다. 급기야 “선거에서 1당을 하거나 숫자가 많아지면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추진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런 묻지마식 비판은 여도 야도 없이 최일선에서 분주히 뛰고 있는 지방정부의 힘을 빼는 한가로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시장·도지사들은 효과적인 전염병 대응을 위해서는 지자체의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고 정부에 건의한 바 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며 흐지부지 됐고 결국 이번 사태를 맞았다. 그나마 당시의 경험으로 지자체가 창의적이고 선제적으로 나선 덕에 더 이상의 확산을 막고 있다. 언제 끝이 날지는 모르지만 정부와 정치권은 이런 코로나19의 소중한 경험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국가 대위기에 희생양 만들기나 표심 연계에만 골몰할 게 아니라 지자체 역할 강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나서는 게 도리다. 코로나19 대응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는 정치권이 아니라 국민이 엄중한 판단을 내릴 것이다.

논설실장 jjk@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아파트값 바다라인 ‘해·수·남(해운대·수영·남구)’이 뛴다
  2. 2전국 838개 학교 등교 연기…학부모 “불안해서 어쩌나”
  3. 3김영춘 국회 사무총장 임명 유력…민주당 부산시장 보선 구도 변화
  4. 4쿠팡발 확진 82명…작업장·모자·신발서도 코로나 나왔다
  5. 5“왜 마스크 안 써” 곳곳서 마찰, 폭행까지
  6. 6다 지어놓은 임랑 ‘박태준기념관’, 개장은 어느 세월에
  7. 7구포 가축시장 철거 보상두고 전·현직 상인회장 쌍방고소전
  8. 8롯데 핫코너(3루수) 수비 4년 중 최악…한동희 길어지는 성장통
  9. 9“부산 해양산업 미래, 4차 산업혁명에 답있다”
  10. 10여직원 성희롱 부산교통공사 간부 강등
  1. 1"포스트 코로나 대비 신남방정책 방향 함께 모색해야"
  2. 2북항 막개발 반대 시민모임 “북항 D3 건축허가 취소”···대규모 항의 집회 개최
  3. 3한국군 군사기밀 노린 해킹 시도 급증…지난해 9500여 회 침해 시도
  4. 4서구 송도해수욕장 명물 ‘송도용궁구름다리’ 복원
  5. 5문 대통령-양당 원내대표 회동…예정시간 훌쩍 넘겨 총 156분간
  6. 6부산진구, 지역사회 통합돌봄창구 본격 운영
  7. 7문재인 대통령 “국회 제때 열려 법안 처리되면 업어 드리겠다”
  8. 8코이카-굿네이버스 부울경본부, 지역 ODA사업 업무협약 체결
  9. 9여당 부산시의회 후반기 의장단 내달 29일 선출
  10. 10부산시의회 “공공의료 비중 최하위권”…국가 지원 촉구
  1. 1해양수산부- ‘해양오염 주범’ 양식장 스티로폼 부표, 2025년까지 제로화
  2. 2부산광역시- 부산 발전 50년 앞당길 ‘2030 월드엑스포’ 유치 활동 본궤도
  3. 3수협중앙회- 수산식품 가공·공급 시스템 개편…어민 부가가치 향상에 방점
  4. 4“친환경 선박기술, 자율운항선에 접목시켜 경쟁력 높여가야”
  5. 5자동차부품업계 5000억 특별보증…PK 주력산업 숨통 트이나
  6. 6정부 ‘포스트 코로나’ 지속 가능한 해양수산 생태계 만든다
  7. 7한국해양대학교- 온라인 학습·원격 취업 지원…비대면 해양특성화 교육의 메카
  8. 8부경대학교- 수산·보건의료·인문학 융복합연구…해양과학의 요람 힘찬 항해
  9. 9“선박관리회사 대형화 ·전문가 육성 땐 양질의 일자리 쏟아진다”
  10. 10금융·증시 동향
  1. 1부산서 보름 만에 확진자 발생…방글라데시 입국 50대
  2. 2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 79명…53일만에 최대
  3. 3해운대 고층 오피스텔 화재, 새벽에 주민 124명 긴급 대피해
  4. 4부산에도 마카롱택시 달린다... 부산개인택시조합과 업무협약
  5. 5부산경찰청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구속영장 신청...강제추행 혐의
  6. 6음주운전하다 가드레일 ‘쾅’ … 30대 검거
  7. 7부산교통공사, 직원 성희롱한 간부 강등 징계
  8. 8부산·경남 레미콘 노사 협상 타결…운송비 인상 합의
  9. 9수도권 공공시설 2주간 폐쇄 “학생들 등교 수업 예정대로 진행”
  10. 10檢, 오거돈 전 시장 사전 구속영장 청구...영장실질심사 다음달 1일
  1. 1롯데 자이언츠 투수 이승헌 지난 25일 퇴원
  2. 2부산 아이파크, 30일 마수걸이 승리 사냥 나선다
  3. 3롯데 핫코너(3루수) 수비 4년 중 최악…한동희 길어지는 성장통
  4. 4부산시축구협회장배 동호인 대회 31일 개최
  5. 54사구 남발에 수비 집중력 부족... 롯데, 졸전 끝에 대패
  6. 6‘15년 롯데맨’ 배장호 은퇴
  7. 7불펜 수난 시대라 더 빛나는 거인 ‘철벽 삼총사’
  8. 8‘교체투입’ 백승호 분데스리가 2부서 첫 도움…소속팀 3-1 승리
  9. 928일 채리티오픈 개막…국내파 vs 해외파 2주 만의 재대결
  10. 10수비율 꼴찌(2019 시즌)서 1위로 뛴 롯데, 일등공신은 마차도
우리은행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김두관·서병수 진심 인터뷰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울산 경남 당선인 역점 법안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포구예찬
진정으로 변해가는 모두의 시간 되길
기고 [전체보기]
지역균형발전, 상향평준화의 길 /권오혁
재난의 비선형성, 미디어 그리고 감정 /임인재
기자수첩 [전체보기]
더이상 ‘오거돈’ 궁금하지 않다 /이승륜
‘동학개미’ 2030의 절박한 초상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초선 의원들은 잘할 수 있을까
히포크라테스의 거울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공연예술 패러다임 바뀐다
단절은 또 다른 생성을 낳는다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장관 출신에게 관심을 /정옥재
수도권 일극체제와 관문공항 /송진영
도청도설 [전체보기]
온라인 영화제
‘문의 남자’ 귀환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빈자일등(貧者一燈)
우리는 서로의 환경이다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김치의 딜레마
광주의 상추튀김과 쌈
사설 [전체보기]
부산 해양산업, 4차 산업혁명 대비 지적 새겨들어야
양산 수돗물서도 다이옥산…정수시스템 문제 없나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이유
재난기본소득, 정명(正名) 아니다!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코로나19와 한국의 중견국 외교
허황된 중국경사론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뒷모습을 그린 화가
권력자 마음을 꿰뚫어 본 초상
이홍 칼럼 [전체보기]
코로나가 한국에 준 새로운 기회
코로나의 도전과 한국인의 응전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K방역의 힘 보여주는 건 이제부터다
여야 모두에 경고장 보낸 부산 민심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장미꽃과 하프와 5월
문득 찾아온 토마소 알비노니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의 숙성, 사회의 성숙
거리두기
특별기고 [전체보기]
‘도시국가’시대 市長의 역할 /정해문
‘코로나 19’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곽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홍현주의 ‘소림모옥도’
무명 천재 화가의 화조 민화
  • 낙동강수필공모전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