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세상읽기] 학교장 업무의 인수인계에 대하여 /김대성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3-09 19:29:52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 2월 말, 최근 인사에서 모 고등학교로 발령받은 L 교장이 학교경영 방향에 대한 의견과 조언을 구한다며 찾아왔다. 부임할 학교에 대한 업무 인수인계 상황이 어떤지 물었더니, 현임 교장을 학교 밖에서 잠깐 만나 간략히 이야기를 들었고, 교무기획부장 또한 학교 밖에서 찾아뵙겠다고 연락이 왔다는 것이다.

학교장 업무를 인계하고 인수받는 데 이런 식으로 학교 밖에서 남모르게 살짝이 하고 만다면 신임 교장이 초기 단계의 학교 현황을 제대로 파악이나 할 수 있을까? 그러나 생각해보니 지난 시절에 나 역시도 그랬다. 그 직책이 학교장이었든 학교가 아닌 기관장이었든 제대로 인수받은 적도 없거니와 인계하고자 하여 후임자를 오시라고 해도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여기에는 현임자의 재임 만료일을 존중하며, 후임자로서 미리 티 내지 않으려는 신임자와 종료일까지 혼자 책임지며 업무에 공백을 만들지 않으려는 현임자로서 미덕이 깔려 있으리라. 그러나 신임자로서 또 현임자로서 미덕이 부족했던 까닭이었던지 자리를 옮길 때마다 제대로 업무가 인수인계되지 못하는 것이 나에게는 참으로 안타까웠다.

어찌하다 인수받으려고 하면 “뭐, 별거 없어요. 그냥 와서 하면 돼요”라는 답이 돌아올 때도 있었다. 이러한 문화의 내면에 자리 잡은 의식은 무엇일까? 혹시 전임자는 “나는 여기에서 잘하다 이제 가니, 새로 온 네가 알아서 어디 한번 잘해 봐라”, 후임자는 “전임자 때 해온 일들은 나하고는 별 상관없으니 앞으로는 내 방식대로 하겠다”라는 뜻이었다고 받아들인다면 지나친 것일까?

만약 이런 의식이 밑바닥에 깔려 있다면, 학교 현장에서 참으로 우려되는 것은 학교가 추진해온 많은 교육활동에서 전후 맥락이 생략되어 불연속점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칫하면 ‘교장이 바뀌어 학교가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학교 구성원들이 막연하게 불안해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물론 신임 리더가 가진 교육적 철학은 그 조직의 경영에 담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리더 한 사람의 조직이 아니기에 과거와 단절된 오늘의 변화는 있을 수 없다.

특히 교장은 학교 구성원과 공유한 교육목표 달성을 위해 모든 교육 조건을 마련하여 이를 계획하고 조직하여 교육 활동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정하고 통할하는 과정의 책임자이다. 그래서 학교경영자이다.

부산시교육청은 올해의 경우, 지난 2월 5일에 교사 인사를, 2월 12일에는 교장·교감 인사를 발표했다. 그리고 2월 17일부터 한 주간을 새 학년도 준비 주간으로 설정했다. 아마도 선생님들과 함께 학교장이 현재의 자원을 충분히 가동해 새 학년도를 잘 준비하라는 취지에서 이를 시행했을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 학교는 이틀 또는 사흘간 모든 선생님이 한자리에 모여 새 학년도를 준비하는 워크숍을 열었다. 문제는 학교장이 바뀌는 경우, 여전히 업무의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거나 신임 교장 선생님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소속 교직원들과 함께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학교교육의 연속성을 담보하면서 발전적인 활동을 촉진하도록 하는 학교장 업무의 인계인수는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가? 우선 인사 발표 후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현임 교장 선생님이 임석하고 부장 선생님들이 배석한 가운데 문서화된 자료로 교감 선생님과 행정실장님이 브리핑하는 것이다. 그 내용은 학교공동체에 형성된 문화와 그 속에서 여태 학교 구성원이 고민하며 추진해 왔던 업무이다. 이를 바탕으로 신임 교장선생님은 워크숍 기간 소속 선생님들과 함께 어울리며 브리핑 내용을 확인해갈 수 있다.

그리고 2월 마지막 날에는 다시 현임·신임 교장 선생님이 만나 미진한 부분을 논의하고 정리하는 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이러기 위해서는 신규 교장 연수를 학교 워크숍이 마무리되는 시점으로 늦춰야 한다. 신임 교장 선생님 중심으로 교육활동을 충실히 준비할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다듬을 필요도 있다. 어제와 같은 오늘을 살 수 없는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면서 마치 이전부터 그 학교 리더로 존재해 왔던 것처럼 여길 수 있을 정도의 학교장 업무 인수인계 모형을 만들어야 할 때이다.

전 충렬고 교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50년史 부산항 무대 삼은 아레나, 세계 어디에도 없는 K-팝 명소로
  2. 2이재명 대통령 넘어선 민주당 지지율에 분열 확대
  3. 3연휴 사흘간 32만 ‘부캉이앓이’…다가오는 작별(종합)
  4. 4“부산관광 뜨는 지금이 적기” 호텔투자 열기 서부산까지
  5. 5양산 춘추공원 재정비…6년 만에 변경안 고시
  6. 6분유에 소주 타 먹인 친부…여직원 2년간 추행한 임원
  7. 7한동훈 ‘지뢰폭발’ 대여공세 주도…복당론 선긋는 장동혁과 대립각
  8. 8야구 없는 날에도 팬·관광객 북적…도쿄돔 일대는 미니도시
  9. 9[도청도설] 부캉이가 띄운 북항
  10. 10폭풍 SNS, 배우자 외부활동…총선운동 방불케 한 추석행보(종합)
  1. 1이재명 대통령 넘어선 민주당 지지율에 분열 확대
  2. 2한동훈 ‘지뢰폭발’ 대여공세 주도…복당론 선긋는 장동혁과 대립각
  3. 3폭풍 SNS, 배우자 외부활동…총선운동 방불케 한 추석행보(종합)
  4. 4안보·사법·與 내홍…추석 이어 국감정국 달군다(종합)
  5. 5靑 “우크라 ‘비공개 합의 없었다’는 거짓 발표”…해명·사과 요구
  6. 6與 “민생 더 챙기라는 말 많아” 野 “대선 언제냐며 시민 분노”
  7. 7[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2주 연속 상승…민주 38.7%·국힘 39.4%
  8. 8北포로 송환 공개 논란, DMZ 사고 조사 지연…연휴 일파만파(종합)
  9. 9‘인천대 교수 임용 특혜 의혹’ 유승민 딸, 입건없이 10개월째 수사만
  10. 10[뭐라노] 안보·사법·與 내홍…추석 이어 국감정국 달군다
  1. 1150년史 부산항 무대 삼은 아레나, 세계 어디에도 없는 K-팝 명소로
  2. 2“부산관광 뜨는 지금이 적기” 호텔투자 열기 서부산까지
  3. 3K-팝 효과 끝? 관광수지 넉 달만에 적자 전환
  4. 4늘어나는 법무수요…부산도시公 사내 변호사 찾기 안간힘
  5. 5‘사장님 퇴직금’ 노란우산, 공제·목돈 마련 든든
  6. 6한화에어로 ‘경력직 가이드라인(특정 학력·나이)’ 논란…“채용과정 개선할 것”(종합)
  7. 7금고 과당경쟁 제동…지역은행 판도 촉각
  8. 8CG 없이 대규모 전쟁·액션신 뚝딱…생성형 AI 활용 본격화
  9. 9“독자 기술이 미래 경쟁력…내년 매출 4100억 목표”
  10. 10아레나 지을때까지 땅 텅텅? 임시 야외 공연장 활용안 부상
  1. 1연휴 사흘간 32만 ‘부캉이앓이’…다가오는 작별(종합)
  2. 2양산 춘추공원 재정비…6년 만에 변경안 고시
  3. 3분유에 소주 타 먹인 친부…여직원 2년간 추행한 임원
  4. 4야구 없는 날에도 팬·관광객 북적…도쿄돔 일대는 미니도시
  5. 5부산시 재정난 겪는데…시유재산 세입관리 부실 투성이
  6. 6‘부캉이’를 市 명예 홍보대사로…온라인 투표 몰표
  7. 7금정구의원이라 믿었는데…임대보증금 1년 넘게 안 줘
  8. 8영화숙·재생원 진실규명 공로 손석주 ‘민주시민상’
  9. 9선거때 식사대접 혐의 사하구 체육회장 송치…돈봉투 수사는 무혐의
  10. 10부산지하철노조 쟁의 가결…조정 거쳐 내달 파업 예고
  1. 1오상욱 끝냈다…펜싱 男 단체 우승…승마 남동헌, 12년 만에 정상 탈환(종합)
  2. 2K-농구 황금시대…남녀 동반 우승, 3대3도 첫 金(종합)
  3. 3이강인·황인범 활용법 찾아라
  4. 4안세영, 세계 5위 가볍게 압도하며 4강행…사상 첫 2연패 도전
  5. 5[속보]강준이, AG 스케이트보드 ‘금빛 트릭’…한국 사상 첫 金
  6. 6한국 야구, 일본 꺾고 금메달…아시안게임 5연패 달성
  7. 7높이뛰기 우상혁, 2m22로 동메달
  8. 8[속보]'약속의 8회’ 한국 야구, 일본 3-1로 꺾고 AG 5연패
  9. 9우승 타이틀 박탈 위기…맨시티 ‘유죄 판단’보도에도 회장 “결백 입증하겠다”
  10. 10한국 양궁…단체전 6종목 모두 4강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인간만의 영역 ‘관광과 과학’의 결합
국제칼럼 [전체보기]
나림 이병주, 더 일찍 법(法)으로 통(通)했다
추석 밥상에 오를 이재명 정부의 성적표
기고 [전체보기]
존엄 보장하는 부산형 청년보장제 되기를
복합재난에 강한 도시의 조건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영산회상, 불교음악에서 풍류음악으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부캉이가 띄운 북항
작자 미상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직업병에 대한 자세, 무지와 고의 사이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 엄정·신속한 진상 규명을
미중 한반도 논의…북미 대화 국면서 한국 역할 중요
세상읽기 [전체보기]
북항 찾은 상어 ‘부캉이’와 잊힌 갈매기 ‘부기’
‘지방시대위’ 부산 이전, 다시 뛰는 대한민국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6·3 부산시장 선거, 부동산 정책의 길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청년·노인 예산은 경쟁 관계가 아니다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