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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코로나19 그리고 4·15총선 /박재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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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20-03-01 19:33:05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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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길목은 늘 설레기 마련이다. 이맘때쯤이면 봄꽃들의 향기가 점점 퍼져오는 걸 몸으로, 마음으로 느끼게 된다. 그런데 사람들은 올해의 봄을 한껏 움츠러든 몸, 불안정한 마음으로 맞이하고 있다. 산악의 그물다리를 건너가듯 출렁거리며 봄 길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

코로나19!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왔으나 봄 같지 않다’는 고사성어를 절감하는 시절이다. 전국 곳곳 거리에는 인적이 드물고, 가게 문을 닫은 곳도 적지 않다. 크고 작은 행사와 모임이 줄줄이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다. 일상이 멈춘 듯한 착각이 들 정도이다. 여행,관광,공연 관련 업종들이 치명타를 맞고, 경제 전반의 주름살을 짙게 만들고 있다.

급기야 국가 위기경보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가 발령됐다. 국회가 헌정사상 처음으로 감염병으로 인해 잠시 폐쇄되기도 했다. 지난 달 25일부터는 국무총리가 대구에 상주하며 현장 대응을 지휘하고 있다.

최근 현장의 시장·도지사들과 군수·구청장들도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만큼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역할과 책무가 막중하다. 지역 밀착형 재난 대비와 관리·대응이야말로 국가 차원의 재난을 예방하고, 최소화하는 관건이다. 이번 사태를 이 정도나마 관리하고, 대응할 수 있는 것도 전국 각 지역의 보건소, 의료원의 기능과 역할이 컸기 때문이다.

지역의 조례에 의해 지방자치단체장이 설치·관리하는 보건소와 의료원의 공공보건 체계가 이만큼 중요한 것이다. 특정 종교집단에 의한 불가피한 확산을 고려한다면, 다른 나라들이 경탄할 정도로 신속하고 포괄적인 진단과 격리 그리고 전반적인 대응 체계는 바로 지역의 역량에 바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전히 갈 길은 멀다. 2019년,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의 보건 예산은 약 5조4370억 원으로 전체 예산의 1.73%에 지나지 않는다. 국비 보조가 약 2조5000억 원으로 42%에 이르고, 시·도비 30%, 군·구비 27%이다. 본청 예산 기준으로 부산이 전체 예산의 1.33%인 1546억 원, 경남이 1.62%인 1335억 원, 울산이 1.11%인 400억 원이다. 전체적으로는 0.4%부터 2.32%까지 분포하고 있다.

자체 예산을 마련할 수 없으니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중앙 정부 예산의존도가 높고, 연쇄적으로 전체 예산은 턱없이 적은 악순환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이 8 대 2의 틀에서 그나마 7 대 3으로 가는 것도 험난한 현실이 아닌가. 지방세 확대, 자치재정권을 왜 그토록 강조하는지 ‘심각’의 국가경보 단계에 이르러 새삼 되새겨야 할 대목이다. 국무총리가 특정 지역에 상주하며 직접 지휘하는 게 긍정적이면서도 마냥 반갑지만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4·15총선! 이날이 코로나19 사태에 가려지고 있다. 각 정당, 정치권의 움직임만 분주하다. 또다시 그들만의 리그가 되지 않아야 한다. 역대 최악이라는 20대 국회. 21대 국회를 또 그렇게 만들 수는 없다. 국회는 중앙정부가 편성한 예산을 심의·결정하는 최종 결정권자다. 그리고 각 분야의 제도를 만드는 결정권자다. 그런데 권한은 높고 책임은 낮다.

지역에 재정권을 상당 부분 넘겨주어야 한다. 재난의 예방과 신속한 대응과 같은 주민안전·보건 등 제반 제도적 권한인 입법권을 상당 부분 넘겨주어야 한다. 과도한 중앙집권과 방만한 특권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제대로 된 국회의 모습을 되찾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21대 국회의 가장 우선적이고 중요한 책무는 지방분권형 국가운영을 위한 제도혁신이다. 그 핵심은 중앙집권형 헌법을 지방분권형으로 바꾸는 것이다.

21대 국회에, 임기 내 지방분권개헌을 실행할 지방분권 전사들을 보내야 한다. 이것은 유권자의 몫이다. 우리의 권한이고 책무이다. 4·15총선을 선명히 부각시켜 유권자들의 것으로 만들어야 할 것. 모든 시작, 모든 뿌리는 우리 자신에서 출발한다는 것. 우리 모두의 다짐으로 지금, 여기, 코로나19를 물리치자. 지방분권 백신을 퍼뜨리자.

지방분권전국회의 상임공동대표·정치개혁공동행동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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