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장재건 칼럼] 총선과 자책골

선거 초반 판세 불리하던 통합당 최근엔 기세 잡아, 민주당 잇단 실책도 한몫

여야 공천 등 또 잡음 때는 되돌릴 수 없는 상황 올 것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 20일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이 보여준 모습은 다소 의외였다.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위기감이 감돌았기 때문이다. 이날 출범식의 요지는 ‘쉽지 않은 총선’과 ‘겸손’으로 요약됐다. 이해찬 대표는 “역사는 민주당에 한없이 커다란 간절함과 한없이 낮은 겸손함 두 가지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낙연 전 총리도 “오만과 독선에 기울지 않도록 늘 스스로를 경계하겠다”고 했다. 여느 때 같으면 ‘부자 몸조심’처럼 여겨질 수도 있으나 최근의 상황을 보면 결코 엄살이 아니었다. 잇단 자책골로 유리하게 흘러가던 총선 분위기가 심상찮게 바뀌고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지난 20대 총선 새누리당의 모습이 훌륭한 반면교사다. 당시 공천 잡음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했지만 새누리당은 오불관언으로 자만하다 결국 대패했다. 물론 민주당이 20대 총선의 이런 교훈을 모를 리 없다. 그래선지 총선 정국 초기 민주당의 전략과 대응은 비교적 선방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철희 표창원 등 비교적 경쟁력 있는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신선감을 안기기도 했다. 물갈이 등을 둘러싼 잡음도 크게 불거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연초까지만 해도 정권 심판론보다는 야당 심판론에 훨씬 힘이 실리는 모양새였다.

사실 연초의 이 같은 판세는 전 자유한국당이 자초한 바도 컸다. 20대 총선의 경험을 더 뼈저리게 느끼고 환골탈태해야 함에도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인 탓이다. 인재 영입 1호부터 한바탕 소동을 겪는 모습에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김세연 등 일부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기도 했지만, 상당수 중진 의원은 제 한 몸 살기 위해 몸부림쳤다. 황교안 대표는 종로 출마를 머뭇거렸고, 홍준표 전 대표는 고향 출마 고집을 계속 이어갔다. 모두가 기득권을 내려놓아도 모자랄 판에 이처럼 곳곳에서 삐걱거렸으니 이번 총선도 물 건너 가는 듯했다.

하지만 선거는 알 수 없는 법이다. 이달 들어 전 한국당의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면서다. 그 단초는 공천관리위원회가 제대로 작동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대대적인 물갈이를 공언했고 그 후폭풍은 거셌다. 엄격한 컷오프 기준을 제시하는 등 공천 작업이 진행되면서 제자리를 지키겠다며 꿈쩍도 않던 상당수 중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여기엔 물론 최근 전격적으로 이뤄진 미래통합당의 출범도 큰 몫을 했다. ‘도로 새누리당’이 될 것이란 일각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보수는 통합을 성사시켰다. 아직 두고봐야 하겠지만 통합 이후 진행되고 있는 공천 진행 과정을 보면 과거보다 잡음이 덜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선거는 일종의 기세전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최근 통합당의 이런 상승세와 맞물려 민주당이 잇따라 헛발질을 하며 기세가 뒤바뀐 형국이다. 무엇보다 자당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금태섭 의원의 지역구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은 예사롭지 않다. 이는 단순히 한 의원의 공천 문제가 아니라 현재 민주당이 가진 편협함의 일례를 보여주고 있어서다. 민주당은 금 의원 지역구에 조국 전 법무장관 지지자인 김남국 변호사를 자객 공천하려 한다는 의혹을 극구 부인하고, 김 변호사를 다른 지역에 배치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사태가 일단락되긴 했다. 그렇다고 해도 지도부가 당내 비판 세력 한 명도 제대로 용납하지 않는 독선과 오만에 빠진 것 아니냐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어 보인다.

물론 이런 독선과 오만 프레임을 야권에서 증폭시키고 있는 점 또한 일정 부분 있다. 하지만 마냥 그렇게 보기도 어렵다.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의 칼럼 고소건을 지켜보면서다. 여기서 임 교수 칼럼의 옳고 그름을 따질 수는 없다. 다만 칼럼 게재 이후 당의 고소나 사과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민주당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공보국 차원에서 구두보고만 했다고 하더라도, 최고위에서 사안이 걸러지지 않았다는 건 문제다. 고소 철회 이후 사과를 했지만 이 대표가 끝내 침묵을 지킨 것도 개운치 않다. 지도부가 오만과 독선에 빠져 있지 않고서는 납득하기 힘든 대목이다.

만시지탄이긴 해도 민주당은 ‘한없는 겸손’을 강조하며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의 잇단 실책이 예방주사가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미래통합당 또한 모처럼 기세 전환에 고무된 분위기지만 총선은 아직 50일이 남았다. 역대 수많은 선거에서 보듯 막판의 자책골은 치명적이다. 선거가 이런 의외의 바람에 좌우되는 건 분명 바람직하진 않다. 그러나 여야 할 것 없이 오만과 독선에 빠져서야 결코 승리를 얻을 수 없다는 건 분명하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공천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참신함을 보여주지 못하거나 또 다른 잡음이 나온다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논설실장 jjk@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서 전문 공개
  2. 27.10대책. 실수요자 주택 구입 부담 줄인다…다주택자는 세금 부담 강화
  3. 3박원순 서울시장 북악산 숙정문 인근서 숨진 채 발견...실종 7시간 만
  4. 4부산 입주·분양권 수 억 폭등…투기과열지구 직격탄 맞나
  5. 5부산시도 고위직 부동산 조사…박성훈 경제부시장 서울 43억 아파트 등 2주택
  6. 6교내 여자 화장실 몰카, 선생님들 짓이었다
  7. 7종부세 최고세율 6%로 인상 유력…임대사업자 稅혜택 축소·폐지 검토
  8. 8정작 공무원은 NO 마스크
  9. 9구릿빛 몸체에 50배 줌 장착…갤럭시노트20 몸값 낮아질까
  10. 10국제선 인천은 뜨는데…기약 없는 김해공항
  1. 1‘추미애 입장문’ 최강욱에 유출 논란…주호영 “이게 국정농단”
  2. 2여권서도 김현미 경질론
  3. 3통합당 원내투쟁 시험대…김창룡 경찰청장 후보 ‘송곳 검증’ 벼른다
  4. 4서훈 “북미대화 재개 노력해달라”
  5. 5합천댐 물 끌어오나…정부, 부산 식수 대책 이르면 내달 발표
  6. 6서울 아파트 후폭풍…박민식·유재중·이진복 “출마 땐 처분”
  7. 7남보다 못한 우리편…시의회 의장선거 여당 반란표가 11표
  8. 8부산시장 보궐 선거에 '서울 아파트' 쟁점 점화
  9. 9윤석열 “수사지휘 존중…독립수사본부 꾸리겠다”
  10. 10정세균 “한 채 남기고 다 팔아라”…당·정·청 고위직에 부동산 ‘역풍’
  1. 1부산 입주·분양권 수 억 폭등…투기과열지구 직격탄 맞나
  2. 2종부세 최고세율 6%로 인상 유력…임대사업자 稅혜택 축소·폐지 검토
  3. 3국제선 인천은 뜨는데…기약 없는 김해공항
  4. 4국민연금 2분기 ‘배터리·소부장·바이오 주식’ 집중 투자
  5. 5노동계 9430원 인하안 제시, 경영계는 8500원으로 맞서
  6. 6부산항 안전 항만 통합플랫폼 개발 추진
  7. 7선박용 디지털 레이더 국산화, 부산지역 해양업체 힘 보탠다
  8. 8동국제강, 부산공장 컬러강판 생산라인 증설
  9. 9‘소부장’ 강국 키운다지만…수도권-지방 격차 더 키울라
  10. 10연금복권 720 제 10회
  1. 1박원순 시장 실종 신고…딸 “유언 같은 말 남기고 나가”
  2. 2박원순, 모든 일정 취소하고 오전 10시께 배낭 메고 나가
  3. 3경찰 “박원순 시신 발견 보도는 오보”
  4. 4 전국 구름 많고 무더위...‘제주·남부 장맛비 시작’
  5. 5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 50명…지역발생>해외유입
  6. 6경남도교육청, 관내 현직교사가 학교 여자화장실에 몰카, 대책마련 나서
  7. 7인천 50대 여성 코로나19 양성 판정...‘성남 확진자 동료’
  8. 8은수미 시장직 유지 … 대법 “원심판결 위법” 파기환송
  9. 9경찰, 성범죄자 등 신상 공개 사이트 ‘디지털 교도소’ 내사 착수
  10. 10부산경찰, 해운대 미군 폭죽난동 엄정 대응
  1. 1‘상승세’ 부산, 10일 홈 첫 승 사냥 나선다
  2. 2“이젠 나균안”…나종덕, 롯데 개명 성공계보 이을까
  3. 3김세영·김효주 “LPGA 투어 복귀, 아직 계획 없어”
  4. 4부산·경남 2년제 대학, 야구부 창단 바람 솔솔
  5. 5이강인 ‘2호 골’ 드디어 터졌다 … 발렌시아 구한 감아 차기
  6. 6불펜 악몽 ‘롯데시네마’ 또 돌아왔다
  7. 7'야구로 하나되자' 롯데, 2차 응원 전한다
  8. 8286일 만에 터진 이강인 ‘극장골’
  9. 9손흥민 박지성 홍명보 이영표, AFC 팬투표 월드컵 베스트 11
  10. 10류현진, 마스크 쓰고 캐치볼 훈련
우리은행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김두관·서병수 진심 인터뷰
21대 국회 대해부
PK 당선인의 ‘인생 입법’- 울산 경남 당선인 역점 법안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세계유산은 희생 없이 절대 가질 수 없다
포구예찬
기고 [전체보기]
메탄가스 감축, 생존의 문제다 /전성하
악몽 속 공연업계, 그래도 희망을 붙든다 /김광우
기자수첩 [전체보기]
숫자 너머의 의미 /배지열
공공의료 확충 꿈만 꾸면 늦다 /김준용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누가 바람과 함께 사라질까
초선 의원들은 잘할 수 있을까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불교의식 음악과 춤 단상
방탄소년단 슈가와 대취타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이순재의 사과와 '사소한 일' /이원
후반기 시의회 스스로 위상 강화를 /이병욱
도청도설 [전체보기]
디지털 교도소
탄소중립 실천연대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손편지의 위로
빈자일등(貧者一燈)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남도 갯벌 여름 별미 짱뚱어탕
추억이며 현재인 ‘기사식당’
사설 [전체보기]
내달 나온다는 부산 식수 대책 문 대통령 공약 이행되길
현대차도 힘보탠 ‘부산형 O2O’에 지역 기업 동참 기대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청년 기본소득이 ‘가짜 기본소득’인 이유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이유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6·25전쟁, 끝내야 한다
코로나19와 한국의 중견국 외교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세계 최초의 추상화가
바젤리츠는 왜 거꾸로 그렸나
이홍 칼럼 [전체보기]
경제 후폭풍이 몰려오고 있다
코로나가 한국에 준 새로운 기회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민선 7기 반환점…갈 길 먼 지방분권
질본 승격 논란이 남긴 것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6월의 뱃노래
장미꽃과 하프와 5월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 빈티지가 중요한가요?
감성을 스치는 샴페인과 펫낫
특별기고 [전체보기]
‘도시국가’시대 市長의 역할 /정해문
‘코로나 19’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곽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겸재의 신비한 그림 ‘사직송’
홍현주의 ‘소림모옥도’
  • 유콘서트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