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력이 높은 바이러스 감염의 대유행을 질병관리본부 차원의 역학조사나 자기 격리, 환자 격리 치료 등의 방식으로 차단하기에는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 우려해야 할 부분은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사망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것은 분명 위험한 징조이다. 또한 무증상 감염자의 증가 또한 좋지 않은 위험요소이다. 중국과 같은 큰 나라에서 우한 외에 중국 전역에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는 양상을 우리는 조심스레 지켜보았어야 했다.
막대한 경제적 후원국인 중국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 비난을 받아왔던 세계보건기구(WHO)의 테드로스 아드히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도 이제 “기회의 창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고백하고 있다. WHO는 국가 간 여행을 제지할 필요는 없으나 바이러스 전파를 막을 적절한 조처가 필요하다는 어정쩡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레바논에서는 이란을 여행하고 온 사람에게서 발생한 폐렴 환자 때문에 충격에 빠져 있다. 중국을 다녀오지 않은 사람에게서 코로나19 폐렴 환자가 발생한 것은 더 이상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이다.
이미 전 세계 27개 국가에서 8만 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25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다. 이것은 가히 ‘대유행(Pandemic)’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 이외의 새로운 나라에서 전파되는 코로나바이러스 환자의 발생은 가히 충격적이다. 그 대표적인 나라에 우리나라가 놓였다는 것은 더 안타깝다. 이제 세계는 한국 국민의 입국을 기피할 처지가 되었다. 이미 적지 않은 나라가 한국인 입국 제한과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를 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것이 전문가의 견해이다. 따라서 폐렴이 지역사회로 더 이상 확산하는 것을 지연시키고 환자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 감염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조처를 취하여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할 시점이다.
정부의 정책이 병원협회와 협력하여, 발생하는 환자를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의료기관의 피해도 줄이겠다는 방향과 의지를 표명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번 은평 성모병원과 같이 환자의 발생 시 전 병원을 폐쇄하는 최악의 조처를 해야 하는 방식으로는 우리 의료기관의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유지하기 어렵다.
폐렴 환자가 의료기관을 방문하게 되면 그 의료기관은 쑥대밭이 된다. 백화점도 대형마트도 전통시장도 마찬가지였다. 현재의 방식으로는 제2, 제3의 은평 성모병원이 나타나게 되어 있고 이러한 결과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게 된다.
정부는 의사협회와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야 할 때다. 진료의 최일선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동네 의사들을 격려하고 감성적인 대화를 통해 도움을 청해야 한다. 주민센터에 선별 진료소를 개설하고 동네 의사들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겠다. 의사들은 당번을 정하여 병원 문을 닫고 주민을 상대로 대면 진료 및 선별과정에 적극 협조하리라 생각한다.
상당수 의사가 이번 사태의 해결에 기여할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아이디어는 이미 전현직 부산시의사협회 회장단이 비공식적으로 제안한 내용이다. 의사를 업으로 하는 동네 의사들은 이러한 국가의 부름에 지체하지 않고 몸을 던질 것이다. 통장, 반장, 이장님들의 협조를 구하여 전 국민 인구조사 수준의 선별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이 방식이 현재로서 가장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대처 방법으로 판단된다.
특정 클러스터의 문제를 면피용 제물로 삼으려는 움직임은 자제해야 한다. 이미 이런 상황이 왜 발생했는지 국민이 더 잘 알기 때문이다. 더는 현재 상황을 질병관리본부에 맡겨서도 안 된다. 정부와 의사협회, 병원협회, 전 국민이 힘을 합쳐야 할 때이다.
성인(聖人)으로 하여금 병의 기미를 미리 알아 능히 어진 의사로 하여금 재빨리 그 움직임을 따라 치료를 구하면 곧 병이 나아 몸을 살릴 수 있는 것이다.
부산항운병원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