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지방의 위기와 기회 /손균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1-29 19:34:37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방정부는 올해 두 가지 중대한 변화와 마주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인구 역전과 지방정부의 권한 확대이다.

서울 인천 경기를 일컫는 수도권의 인구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했다. 국토의 10% 남짓한 수도권에 인구의 절반 이상이 집중된 것은 유사 이래 처음이다. 거꾸로 90%의 국토는 점점 비어간다는 뜻이다. 국가의 비상상황이라 할 만하다. 비상(非常)에는 비상하게 대응해야 하는 것이 정상적 대처법이다. 수도권의 인구 추월이 예측 가능했다는 점에서 고도비만증에 걸린 수도권에 대한 다이어트를 포함한 중앙정부의 강력한 균형발전 정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 앞에서 ‘비정상의 정상화’를 다짐했다. 수도권에 산업·교육·문화·교통시설이 집적되고, 인구가 유입되는 현상은 1970년대 경제개발계획 이후 변치 않는 한국의 고질적 비정상이다. 하지만 중앙정부의 수도권 과밀과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한 비상대책은 없었다. 문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에서 지방소멸 위기에 대해 ‘통상(通常)의 인식’을 드러냈다. 균형발전 시민단체들은 문 대통령이 혁신도시 시즌2 추진 등의 정책과 관련, 미온적으로 언급한 데 대해 “우리가 국가비상사태로 심각하게 인식하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비판 성명을 냈다.

수도권 다수 언론도 ‘이미 예견된 일로 호들갑 떨 일이 아니다’라는 무덤덤한 반응으로 중앙정부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중앙정부의 비상대응을 기대한 것이 오판이었다는 푸념이 지역 곳곳에서 새어 나왔다. 중앙정부가 수도권 인구 집중을 가속화하는 비정상적 정책을 이어가고 있는 현실을 간과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중앙정부는 수도권에 인구의 절반 이상이 집중되면서 생긴 교통·주거·환경문제를 천문학적 예산으로 땜질하는 중이다. 수도권에 3기 신도시를 만들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판교테크노밸리를 비롯한 첨단산업단지를 짓고 또 짓는다. 지하 100m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건설도 모자라 한강의 남북을 달리는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아래를 파서 복층화한단다. 중앙정부가 수도권 독식체제의 광기(狂氣)에 편승하는 일들을 멈추지 않는 한 지방 소멸의 속도는 그만큼 빨라지게 된다.

자치분권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거나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지방의 기회이다.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에 목매지 않고 스스로 살길을 찾을 수 있는 여지가 넓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 9일 밤 9시20분께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중앙행정권한 및 사무 등의 지방 일괄 이양을 위한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 등 46개 법률 일부개정을 위한 법률안’이 대표적이다. 지방이양일괄법으로 불리는 이 법안은 정부가 추진한 지 16년 만에 빛을 봤다. 16개 중앙부처 소관 46개 법률에 400개 사무가 내년 1월 1일부터 지방정부로 이양된다. 해양수산부가 관리해온 통영항 등 35개 항만시설의 개발·운영권이 지방정부로 넘어오는 등 자치권이 확대된다. 자치경찰제를 도입하는 경찰청법 개정안과 주민자치회와 특별지방자치단체 및 기관 구성의 다양성에 관한 규정이 포함된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 등의 국회 통과 가능성도 살아있다. 지방이양일괄법은 앞으로 추가적인 법 개정을 통해 중앙정부의 권한을 대폭 지방정부로 넘긴다. 자치경찰권도 지방정부가 행사하게 된다. 지방정부의 경쟁력이 지역발전에 미치는 영향도가 그만큼 높아진다. 권한과 책임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지역의 위기에 대해 더는 중앙정부 탓만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지방정부와 지역사회가 스스로 지역발전의 추동력을 만들 ‘비상한 준비’를 해야 한다. 중앙정부가 권한을 내놓지 않기 위해 꼽아온 ‘의도된 핑계’를 뒤집어 보는 것도 참고가 될 듯하다. 인접 지방정부와 중복에 따른 비효율성을 피하기 위한 광역협의체는 필수적이다. 부울경이 협의의 틀을 구축한 것은 다행이다. 지역의 미래를 내다보는 기획 능력이 보강돼야 한다. 토호세력과 결탁한 권한 남용 우려는 투명·공개행정 시스템으로 씻어내야 한다. 지역의 위기는 줄이고 기회를 살리는 데 필요한 최소 조건이다.

서울경제부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3. 3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4. 4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5. 5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6. 6부산국제영화제 11년 만에 ‘관객 20만’ 재돌파
  7. 7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8. 8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9. 9[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10. 10[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1. 1[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2. 2[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3. 3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4. 4李대통령 “국무회의 비공개 동의못해…할말 못하는 국무위원 없다 확신”
  5. 5‘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6. 6北 "전날 동해서 2종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7. 7강훈식 다음 수순은 서울시장 출마?(종합)
  8. 8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9. 9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10. 10김민석, 강훈식 서울시장 후보론에 “가능성 열려있다”
  1. 1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2. 2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3. 3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4. 4‘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5. 540돌 수산무역협회도 부산시대 연다
  6. 6모건스탠리 “고물가 고착화 위험에 한은 내달 금리 올릴 듯”
  7. 7부산항에 석유 보세구역…북극항로 선박연료 생산·공급
  8. 8AI 투자 회의론 고개…글로벌 반도체주 ‘먹구름’
  9. 9커피향 가득한 미래 작가들 ‘사랑방’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15일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3. 3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4. 4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5. 5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6. 6“장림항 레저보트 철수명령 정당” 대법 확정
  7. 7예고 임용강사·학원장 겸직, 전국서 부산예고 가장 높아
  8. 8거짓자백 받았나…法, 17년전 ‘창원 택시기사 살인’ 재심청구 인용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6일
  10. 10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 배재정 전 의원 실형 구형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5. 5[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열린 사회와 그 적들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은정이라는 이름
다시 영화의 시간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초대 중수청장, 내편 네편 아닌 국민편에 서라
지자체, 현수막 법 준수하고 실태부터 파악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다민족 사회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