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구·군 문화회관이 아직도 제 역할을 못 한다니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개관한 지 최대 20년이 지났는데도 기획 프로그램은 크게 미흡하다. 여전히 어린이집 재롱잔치나 노래교실 등의 대관 공연 위주로 운영된다. 8개 구·군 문화회관의 대관공연 수입은 2018년 6억6800여만 원으로, 전체(10억660만 원)의 66%에 달한다. 지난해 기획공연 수입이 1억 원을 넘는 곳은 금정·해운대문화회관 두 군데뿐이다. 특히 동래구와 북구는 각각 2170만 원, 1600만 원에 불과하다. 다음 달부터는 공연 자체가 잡혀 있지 않은 곳도 있다고 한다.
이런 실정이니 구·군 문화회관은 ‘강당 수준’ ‘무늬만 공연장’이란 지적을 받는다. 특히 인구가 100만 명 가까이나 적은 대구보다 실적이 크게 떨어져 자존심이 상한다. 대구지역 8개 기초지자체 문화회관의 기획·대관공연 수입은 21억8780만 원으로 부산의 2배다. 문화회관 1곳의 평균 운영비도 대구가 부산의 2.4배다. 부산이 ‘제2의 도시’라고 자부하기가 민망한 게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 같은 현실은 운영 인력과 예산의 부족에다 관객 유치 전략이 없어 벌어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부산 구·군 문화회관의 전문 인력은 평균 3, 4명이지만 대구는 평균 9명이다. 전문 인력이 부족하니 공연장 관리가 안 되는 건 당연하다. 게다가 조명·음향 시설 등도 열악하니 어느 공연 기획자가 부산에서 공연하겠나. 이러다가 오래전부터 들어온 ‘부산은 문화 불모지’라는 오명이 고착화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더 늦기 전에 부산시와 구·군은 문화회관 운영 활성화를 위한 획기적인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민선 시대인 만큼 단체장의 의지가 중요하다. 활성화하려면 결국 전문인력과 예산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번 기회에 운영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조치를 마련했으면 한다. 공무원이 아닌 문화·예술 전문가가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 이런 측면에서 재단법인 형태의 운영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대구 광주 등 다른 지역의 사례를 잘 검토해 최선의 대책을 마련하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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