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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에세이] 4차 산업혁명과 스포츠 환경의 변화 /조우정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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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20-01-08 20:08:37
  •  |  본지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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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의 변화와 혁신은 스포츠 생태계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증기기관에 기반한 기계화혁명시대에는 근대 스포츠가 태동하였으며 산업화와 식민지화 과정에서 스포츠는 국가의 연대 의식 및 애국심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전기에너지에 기반을 둔 대량생산혁명시대에는 대중에게 물질적 풍요를 선사하며 그 과정에서 귀족과 자본가들의 사회적 특권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스포츠의 아마추어리즘이 강조되었다. 이후 컴퓨터와 인터넷 기반 지식정보 혁명은 스포츠의 전문화, 엄밀한 의미에서 학문적 전문화를 촉발했고 스포츠가 비즈니스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상업화가 가속화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렇게 스포츠 환경은 과학기술의 변화와 그 궤를 같이해왔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밥이 소개한 4차 산업혁명은 사람 사물 공간을 초연결하고 초지능화하여 산업구조 및 사회 시스템 전반에 혁신을 유도하고 있으며 그 영향은 스포츠 분야에서도 여실히 나타난다. 피트니스센터와 경기장 그리고 스포츠용품을 생산· 판매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제품과 서비스가 만들어지고 있고 비즈니스 생태계는 상상 그 이상으로 급격하게 변화한다.

스포츠와 ICT, Big Data, IoT, AI, VR/AR, 5G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의 융합은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다. 골프장의 수요공급이 불균형한 상황에서 가상의 골프 코스에서 라운드를 즐기는 스크린골프는 2000년대 골프 시장의 성장을 주도했다. 실제 골프장에서는 자율주행 카트가 운행 중이며 인공지능 로봇이 캐디 역할을 담당한다. 골프장 홀마다 제공되는 입체적 스윙 분석 서비스는 골프의 벽을 넘는 데 일조한다. 피트니스센터에 오가는 불편함 없이 집에서 인공지능 코치의 도움을 받으며 운동하는 ‘홈트’시대가 시작되었다.

스포츠 경기장은 어떠한가? 이른바 스마트경기장(smart stadium)에서는 경기장 운영의 효율성, 팬 경험의 극대화 그리고 보안 관련 첨단 과학기술이 활용된다. 웨어러블 기기와 스마트 의류를 착용한 운동선수들이 기량을 최대한 발휘하며 부상을 방지하는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빅데이터가 선수의 컨디셔닝과 기후 예측, 분석을 통해 최적의 팀 조합을 제시한다. 경기장 안팎에서는 안내 로봇이 관객을 즐겁게 하고 보안을 책임진다. 무엇보다, 판정 시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심판 업무뿐 아니라 선수의 움직임과 컨디셔닝 분석을 통해 선수 교체 시간을 결정하는 감독 기능도 로봇(AI)이 담당한다.

4차 산업혁명과 핵심 기술들이 과학기술, 교육 그리고 산업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며 정부도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만들어 국가의 혁신성장을 위한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다. ‘스마트시티’를 표방하는 부산시도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대응하고 있지만 ICT 등 과학기술의 융합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혁신적 접근은 눈에 띄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의 기술 기반 점수가 선진국인 미국의 80% 미만인 수준에서 정부·지자체의 정책이 과연 우리 사회 혁신을 어느 정도까지 주도할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글로벌 스포츠 시장은 전 세계 GDP의 2.5% 이상을 차지하며 2022년까지 5.9% 이상의 성장이 예측된다. 스포츠가 사회, 문화, 교육적인 측면을 넘어서 경제 및 산업적으로도 ‘존재의 이유’가 충분히 크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스포츠 팬과 활동자들이 요구하는 새로운 경험에 대한 수요는 과학기술과 융합을 통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로 구현되며 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간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74조 원 규모의 스포츠 시장도 존재하고 ICT 등의 과학기술이 세계적 수준에 다다랐는데도 스포츠와 과학기술의 융합 성과는 미흡하다. 그 이유는 협업을 통해 상생하고 혁신을 이뤄내려는 소통과 ‘함께하는 정신(togetherness)’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2020년 스포츠와 새로운 기술혁명의 융합을 통해 더 높게 도약하려는 우리 사회에 필요한 덕목은 사회 현상에 형식적으로 대응하는 자세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생각과 구조까지도 바꾸고자 하는 ‘트랜스포머’의 정신이 아닐까 한다.

한국해양대 해양체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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