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이은화의 미술여행] 모두가 받고 싶은 성탄 선물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12-24 19:08:29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해마다 성탄절이 오면 어린 자녀를 둔 부모는 비슷한 고민에 빠진다. 아이에게 거짓말하면 안 되는 건 알지만, 아이들이 좋아할 크리스마스 선물을 잘 골라 산타의 선물로 위장할 수 있는 그럴 듯한 이야기를 꾸며내야 한다. 놀랍게도 이런 고민은 650년 전 네덜란드의 부모들도 했었다.

얀 스테인의 ‘성 니콜라스 축제’.
얀 스테인의 그림은 성 니콜라스 축제일 아침 17세기 네덜란드 가정 모습을 생생히 보여준다. 성 니콜라스는 산타클로스의 유래가 된 실존 인물로, 어린이나 가난한 이웃에게 헌신하며 선물을 많이 나눠준 가톨릭 주교다. 지금도 유럽 가톨릭 국가들은 그의 기일인 12월 6일을 ‘성 니콜라스 데이’라 부르며 기념한다.

그림은 성 니콜라스가 간밤에 신발 속에 놓고 간 선물을 아이들이 확인한 후의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그림 속 모델은 화가의 자녀들로, 가운데 어린 딸은 지난 1년간 착하게 행동한 보상으로 선물을 잔뜩 받아 신났다. 세례 요한 인형을 품에 안은 소녀는 선물을 양동이에 넣어 들고 있다. 나눠 달라는 듯 엄마가 장난스럽게 손을 뻗어 보지만, 아이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 반면 왼쪽 소년은 선물을 하나도 못 받았는지 울음보가 터졌다. 보아하니 그동안 꽤 말썽을 부렸나 보다. 뒤의 누나가 들고 있는 소년의 신발은 텅 비었고, 남동생은 그걸 가리키며 웃고 있다. 물론 자신은 갖고 싶던 콜프(나무로 된 골프채)를 이미 손에 쥔 상태다.

화면 오른쪽 청년은 굴뚝을 가리키며, 안고 있는 막내에게 선물이 온 경로를 설명하고, 그 옆 아이는 선물에 만족한 듯 즐겁게 노래 부른다. 뒤에 앉은 아버지는 모든 상황을 흐뭇하게 바라만 본다. 우는 손주가 안쓰러웠는지 할머니는 커튼을 열어젖히며 손짓한다. 아마도 선물을 따로 숨겨놓은 모양이다. 그림 전경에는 축제 기간 먹을 특별한 빵과 과자, 과일이 어지럽게 놓여 있다. 선행에 대한 보상으로 부모가 마련한 선물, 이를 성 니콜라스가 준 걸로 철석 같이 믿는 아이들, 아이들 반응에 즐거워하는 어른 등 현대 가정의 크리스마스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산타 없는 크리스마스는 상상할 수 없다. 산타를 더는 믿지 않아도 산타의 선물은 여전히 받고 싶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보통 8세쯤에 산타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대부분 아이는 그 이후에도 선물 때문에 계속 믿는 척한다고 한다. 심지어 30% 이상의 성인도 산타의 존재를 믿고 싶어 하는데, 이는 순수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욕망과 선물을 받고 싶다는 잠재의식 때문이란다.

선물은 관심과 사랑의 표현이다. 말썽꾸러기 손주에게도 선물을 챙겨주는 그림 속 할머니처럼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는 누군가의 관심과 사랑, 위로가 우리 모두가 진짜 받고 싶은 크리스마스 선물은 아닐까. 미술평론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암반층 가덕, 퇴적층 김해보다 공사 쉽다"
  2. 2“외해 공항건설 전례 있다…‘창이(싱가포르 국제공항)’도 가덕도와 환경 유사”
  3. 3[뉴스 분석] 내신 버리고 ‘수능용 검정고시’ 선택…고교 자퇴생 급증
  4. 4금리 상승기 은행주 날개…BNK 6390원(지난 4일 종가 기준) 고점 경신
  5. 5윤석열 사퇴 전보다 대권 지지율 급상승한 여론 조사 발표
  6. 6여당 당정청 출신 총동원, 야당 똘똘 뭉친 보수세력
  7. 7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 접종
  8. 8코로나 백신은 심리 백신? 쇼핑객도, 상춘객도 북새통
  9. 9부울경을 빛낸 출향인 <1> 유명철 경희대 의대 석좌교수·정병원 명예원장
  10. 10영진위 새 사무국장, 과거 횡령의혹 파장
  1. 1윤석열 사퇴 전보다 대권 지지율 급상승한 여론 조사 발표
  2. 2여당 당정청 출신 총동원, 야당 똘똘 뭉친 보수세력
  3. 31년 후 대선, 부산·서울시장 선거 결과가 판 흔든다
  4. 4非文 출신에 현역 지원 없이도, 당원·시민 표심 다 잡았다
  5. 5‘유리 천장’ 못 깬 여야 경선 여성 후보
  6. 6YS 비서로 정계 입문…문재인 정부 첫 해수부장관 역임
  7. 7민주 부산시장 후보 김영춘…박형준과 맞대결
  8. 8“부산은 응급환자…말 아닌 행동으로 살려내겠다”
  9. 9부산시장 여야 캠프 몸집 커진다…대권 후보도 전방위 지원
  10. 10국민의힘 부산선대위, 가덕도 땅 투기 진상조사 나선다
  1. 1금리 상승기 은행주 날개…BNK 6390원(지난 4일 종가 기준) 고점 경신
  2. 2‘원안위’ 서울 잔류 승인한 정부…원전 안전 의지 없나
  3. 3연 매출 1000억 넘은 부산 벤처기업 총 26개사
  4. 4고리·신고리 사고·고장만 34건…후쿠시마 10년, 원전안전 요원
  5. 54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 화훼농가·전세버스도 검토
  6. 6청년 농업인에 도전하세요…농부사관학교 참가자 모집
  7. 7부산시 정비사업 e-조합 시스템 구축
  8. 8부산 관광업계 “특별재난업종 지정” 호소
  9. 9후쿠시마 원전사고 10년 <상> 국내 원전 안전 현주소
  10. 10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발 위기…홍남기, LH 사태 공식사과
  1. 1"암반층 가덕, 퇴적층 김해보다 공사 쉽다"
  2. 2“외해 공항건설 전례 있다…‘창이(싱가포르 국제공항)’도 가덕도와 환경 유사”
  3. 3[뉴스 분석] 내신 버리고 ‘수능용 검정고시’ 선택…고교 자퇴생 급증
  4. 4코로나 백신은 심리 백신? 쇼핑객도, 상춘객도 북새통
  5. 5부울경을 빛낸 출향인 <1> 유명철 경희대 의대 석좌교수·정병원 명예원장
  6. 6“한진CY부지, 주변지역 고려 없이 개발”
  7. 7청년과, 나누다 <10> 천종호 부산지법 부장판사
  8. 8코로나에 활동 움츠린 구청장들, 공적 알리기 골몰
  9. 9매축지마을 ‘수호 종’ 도난 뒤 끝내 못 찾아…주민이 새 종 달았다
  10. 10청년 지원이냐, 민생 치안이냐…화명1치안센터 활용안 대립각
  1. 1스트레일리 완벽투·프랑코 강속구…롯데 희망 봤다
  2. 2신세계야구단 “쓱 랜더스로 불러주세요”
  3. 3박정인·발렌티노스 ‘골 맛’…페레즈호 첫 승 신고
  4. 4허훈·양홍석 쌍포 침묵…kt, 4연승 다음 기약
  5. 5이대호·손아섭·민병헌 39억 깎았더니, 거인 연봉순위 8위(작년엔 1위) 추락
  6. 6체육단체장으로부터 듣는다 <7> 정신 부산야구소프트볼협회장
  7. 7‘고수를 찾아서 2’ 부산 유일 국궁 9단 명궁 장오현
  8. 8교체 출전 황희찬 6개월 만에 골 맛
  9. 9김광현 첫 시범경기 4실점 부진
  10. 10박세웅 150㎞ 직구·나승엽 안타…롯데 첫 단추 잘 뀄다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릴레이 인터뷰
진보당 노정현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릴레이 인터뷰
국민의힘 이언주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융합의 시대’를 진정으로 지향하려면
축소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선택
기고 [전체보기]
MICE, ‘사회적 가치’로의 진화 /이태식
세계선도국가로 가는 키워드 ‘지방분권’ /김우룡
기자수첩 [전체보기]
동남권 메가시티 첫걸음…부산시·경남도 초정~화명 도로 협력부터 /박동필
불편한 목소리에 침묵…부산시교육감 소통 나서야 /김화영
김석환 칼럼 [전체보기]
‘능력주의’와 ‘예타만능’이라는 거짓말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해 뜨는 아침, 겨울 산의 속살을 보라
정치적이기엔 너무도 문명적인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옛것에서 발견하는 변용
관현맹인과 여악의 전통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2+1 책임제’ 족쇄로 안 남으려면 /유정환
‘신산업 도시 부산’의 필요조건 /이석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R2P와 중국몽
코리안 허브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가을의 시간을 맞으며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어묵의 별칭 ‘간또’
목포 ‘중깐’의 딜레마
사설 [전체보기]
김영춘·박형준 후보, 부산 비전 제시 공정 경쟁 기대한다
실체 불분명 수정아파트 재개발 바람 피해 우려 없나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청년기본소득’ 용납해선 안 되는 이유
공유경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비핵평화, 중단없이 가야 할 길
한반도 비핵화는 어떻게 되나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최고의 기쁜 날
퇴폐미술의 낙인
이제명 칼럼 [전체보기]
탄소중립 어젠다의 가치와 미래
이홍 칼럼 [전체보기]
반기업정서 극복을 위한 싹이 텄다
카리스마에 대한 오해
장병윤 칼럼 [전체보기]
알바트로스, 오 알바트로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그 많은 낙하산 사라질까
1년짜리 부산시장 안 되려면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강 건너 봄이 오듯
불멸의 연인
차재원 칼럼 [전체보기]
시장 보선 이후가 걱정되는 이유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그 날을 기다리며
겨울나기
특별기고 [전체보기]
신공항 특별법 여론조사, 부정응답 유도한 질문들 /강경태
같이 잘 살되 올바르게 잘 사는 ‘노나메기’ 세상으로 /이청산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김정희의 ‘세한도’ 열풍
김홍도의 ‘논을 가는 소’
  • 유콘서트
  • 18기 국제아카데미 모집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