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합니다. 그리고 스포츠가치 실천 홍보에 함께하겠습니다.”(전 국회의원) “정말 우리나라는 스포츠가 결과지상주의여서 과정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야 스포츠라는 가치가 실현되기 어렵겠지요. 스포츠인뿐 아니라 모든 사회 분야에서 울림이 되면 좋겠습니다.”(D대 총장) “스포츠가치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스포츠 가치 실천주의자 그룹에 함께하고 싶네.”(E중학교 교장)
‘나는 스포츠가치 실천주의자’(국제신문 지난 11월 7일 자 29면 보도)라는 칼럼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다. “스포츠가치 중 ‘용기’를 벌써 실천해 버렸네”라고 염려해 주는 친구도 있었다. 입 밖으로 내뱉진 않았지만 ‘송강영! 앞으로 어떻게 살려고 이런 무모한 용기를 낸 거니’라며 에둘러 꾸짖는 것 같았다. 커밍아웃에 대한 부담과 중압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이런 부담과 중압감에도 선언하게 된 이유는 최근 체육계에 일어난 여러 사건·사고를 보며 부끄러움과 참담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부정과 불의가 만연한 사회에서 살면서 슬픔과 노여움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한 러시아 시인 네크라소프의 심정이랄까.
여러 사람의 화답을 보는 순간 커밍아웃이 필자 개인의 결심과 용기를 넘어 전 국민의 결심과 용기로 이어지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정치학자가 통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어느 나라든 인구 중 3.5% 정도가 저항운동에 참여하면 모두 성공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략 200만 명에 해당하는데 ‘나는 스포츠가치 실천주의자 미투(Me Too) 운동’도 우리 국민 중 200만 명 정도 참여한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할 수 있다. 아프리카 속담에 혼자 가면 빨리 가고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말이 있다. 이는 혼자 가면 한계에 부딪히지만 함께 가면 발전한다는 의미이다.
미국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은 성폭행이나 성희롱을 고발하기 위한 것으로 할리우드 유명 영화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 추문을 폭로하고 비난하기 위해 SNS에 해시태그(#MeToo)를 다는 것으로 대중화된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도 2018년 초 한 여검사가 방송에 출연해 성희롱 피해를 당했다고 폭로했다. 그 이후 한국 문화계 거장 고은, 연출가 이윤택, 황금사자상 수상자 김기덕 영화감독 등이 성폭력 가해자라는 폭로가 나왔다. 스포츠계도 무풍지대는 아니었다. 한국 쇼트트랙 간판 심석희를 시작으로 유도 신유용, 테니스 김은혜 선수가 성폭력 피해를 폭로했다. 우리 사회에서 미투 운동은 꿈속에서 상상하고 싶지 않을 깊은 상처를 남겨주었다.
한없이 부정적 시각과 의미로 각인된 ‘미투 운동’을 스포츠의 덕목인 페어플레이 용기 존중 인내 성실 정직 등을 각자 일상생활 속에서 준수하며 살겠다고 다짐하는 ‘나는 스포츠가치실천주의자 미투 운동’으로 승화시키자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기존 성폭력 고발 중심의 미투 운동은 누군가 구속되거나 심지어 죽음으로까지 내모는 결과를 초래했다면 스포츠가치실천주의자 미투 운동은 체육계는 물론 대한민국 전체를 변화시키는 데 견인차 구실을 톡톡히 할 것이다.
필자가 제안하는 미투 운동은 머리에 얼음물을 뒤집어쓴 다음 기부금을 전달하는 아이스 버킷 챌린지와 달리 한 사람이 개인이나 소수 인원의 단체를 지정하고 지정받은 사람이 ‘나는 스포츠가치실천주의자 미투 운동에 동참합니다’라는 인증사진을 찍은 다음 SNS 등에 올리면 된다. 릴레이 형식으로 볼펜과 종이 한 장만 있으면 된다. 첫 번째 지명자는 필자가 몸담은 동서대학교 체육학과 학생들이다. 두 번째는 올 교내 축구대회에서 2관왕을 차지한 서울대학교 사회대 축구부 샛츠 축구부원들이다. 마지막으로 오는 27일 치러지는 첫 민간 부산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도 동참을 기대한다. 선거 전 미투 운동 동참은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를 치르고 체육발전에 봉사하고 헌신하겠다는 다짐이자 의지의 표현이 아닐까.
동서대 체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