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을 위한 대출이 신혼부부 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통계청이 지난 12일 ‘2018년 신혼부부 통계’ 보고서를 발표했다. 의문이 들었다. ‘대출 잔액이 왜 이렇게 늘었을까.’ 통계청 관계자에게 원인을 묻자 그는 이같이 답했다. “앞으로도 큰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신혼부부의 대출 증가세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보고서는 빚더미를 안고 결혼 생활을 시작하는 신혼부부의 ‘팍팍한 삶’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지난해 금융권에 빚을 진 부산 신혼부부(초혼+재혼) 중 대출 잔액이 1억 이상인 신혼부부 비율(50.9%)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50%를 돌파했다. 대출 잔액 중앙값(1억21만 원)도 처음으로 1억 원을 넘어섰다. 부산 신혼부부 수는 2017년 8만3545쌍에서 지난해 7만7755쌍으로 6.9%나 급감했다. 이 감소율은 전국 17개 시·도 중 울산(-7.1%)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금융 관련 통계인 대출 현황과 인구 관련 통계인 신혼부부 감소율은 언뜻 보면 서로 별개의 문제로 인식된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두 통계는 ‘악순환의 고리’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상당수 신혼부부가 1억 원 넘게 빚을 지고 결혼 생활을 시작하다 보니 노후 대비를 위해 저축을 하는 것은 꿈도 못 꾸는 게 현실이다. 하다못해 각종 공과금이나 보험료 등 매월 지출하는 비용과 높은 ‘밥상 물가’로 살림살이 역시 빠듯하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는 신혼부부의 팍팍한 삶은 가뜩이나 심화된 결혼 기피 현상을 더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현재 부산의 청년 유출 현상이나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신혼부부 감소와 대출 증가는 지역 인구 구조나 경제 활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측면에서 부산시가 지난달 발표한 ‘신혼부부 전세자금대출 1억 원 무이자 지원’ 등은 신혼부부의 주거난을 해소하고 청년 인구 이탈을 막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지금보다 더 촘촘한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게 상당수 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관련 대책을 상시 보완하고 맞춤형 지원책을 추가로 내놓지 않는다면 “무늬만 서민 대출이다”는 비판을 받은 ‘서민형 안심전환 대출’ 논란이 부산에서도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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