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옴부즈맨 칼럼] 베를린 장벽 무너짐 30주년을 맞이하여 /정익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12-12 19:28:55
  •  |   본지 2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자문해본다. 남북통일에 관하여 아주 진지하게 고심해본 적이 있는가. 대답이 궁색해진다. 한국전쟁이나 독일군이 등장하는 수많은 전쟁영화를 보면서도 통일과 연관성을 떠올린 적이 거의 없었다. 통일문제가 결코 단순하지가 않다는 것을 우리 모두 인식해야 할 단계이다.

통일(!)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베를린 장벽이다. 무너진 그 장벽 앞 세계적인 첼리스트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의 연주 모습을 생생히 기억한다. 1989년 11월 어느 날, 파리에서 라디오를 통해 소식을 접했던 그는 개인 비행기를 소유한 친구에게 연락해 베를린으로 날아가 베를린 장벽의 관문인 ‘체크포인트 챨리’에 도착한다. 미키 마우스 그림과 수많은 낙서로 가득 찬 벽을 배경으로 근처에 있던 경비병의 소박한 의자를 빌려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4번 사라방드’를 연주하기에 이른다. 그의 나이 63세.

그의 연주는 공포와 불안 속에서 자유를 염원했고 억압을 이겨낸 자유로운 영혼들을 위한 진혼곡이었다. 진정한 예술의 길과 솔제니친을 지지한 신념을 지키고자 고향 소련을 떠나 세계를 떠돌던 로스트로포비치 자신의 슬픔을 표현한 것이기도 했다. 우리의 평화통일이 이루어지고 임진각이나 판문점에서 열리게 될 콘서트나 오케스트라 공연을 상상해본다.

지난해 부산작가회의 행사에 참여해 임진각 통일전망대를 다녀왔다. 방문 중인 외국인이 생각보다 많아 좀 놀랐다. 아마도 세계 유일 분단국의 분단현장을 보려고 날아온 사람들이라 짐작했다. 이른바 DMZ 투어를 경험했다. 분단 역사를 담은 기념관에서 철조망 사진도 보았다. 통일의 꿈을 담은 갖가지 메모, 녹슨 기차와 기찻길도 설치미술처럼 전시돼 있었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표어가 떠올랐다. 이산가족 우체통이 마련돼 있었고 ‘분단의 끝, 통일의 시작’이라는 글이 걸려 있는 ‘도라 전망대’를 거쳐 마지막 여정인 ‘도라산역’과 ‘남북출입사무소’를 둘러보았다. “남북공동선언을 통해 도라산역을 개통하고 전쟁으로 끊어진 경의선을 연결하였습니다”라는 글귀를 한참 바라보았다. 이 모든 염원이 색색깔의 깃발이 되어 북한 하늘에 휘날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굿바이 레닌(Good Bye, Lenin!·2003)’이란 영화가 있다. 아들 알렉스와 어머니 크리스티아네가 나온다. 이들은 공산국가인 동독 체제에 철저히 순응하며 살아왔다. 어머니 크리스티아네는 남편이 서독으로 망명하자 그 충격으로 우울증에 빠졌다가 회복된 후 열렬한 공산주의자로 활동하게 된다. 10년 후 1989년, 베를린 장벽 개방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다. 알렉스는 시위에 참가했다가 경찰에 끌려간다. 우연히 이 광경을 본 크리스티아네가 그 자리에서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져버리는 일이 일어난다.

8개월 뒤 어머니가 깨어나지만, 그 사이 베를린 장벽은 허물어지고 독일은 하나의 국가가 됐다. 알렉스는 열혈 공산주의자인 어머니가 자본주의로 뒤바뀐 세상을 충격적으로 받아들여 죽음에 이를 수 있다는 걱정에 어머니의 눈과 귀를 속이기로 작정한다. 대략 이런 내용인데 통일이 이루어지고 난 뒤 혼란함과 문제점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본 영화였다. 통일 이후 북한 주민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이데올로기보다 사람과 사람 간 이해·관용·배려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놓치지 말아야겠다.

최근 국제신문은 베를린 장벽 무너짐 30주년을 맞이하여 하태영 교수의 ‘베를린 리포트’를 상·중·하 3회에 걸쳐 보도했다. 독일 통일은 우리 모델은 맞지만, 우리는 독일처럼 전범 부채가 없다. 뒤엉킨 고리를 잘 풀어 현명하게 통일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보수도 진보도 힘을 합해야 한다.

독일에서 배우되, ‘붕괴보다 평화’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또한 멀리 보고 길을 가야 한다고 전하고 있다.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상황도 만만치 않다. 연일 메가톤급 발언을 날리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반격하는 김정은 국방위원장, 새 패권국가로 나선 중국, 극우로 치닫는 일본. 우리끼리 똘똘 뭉쳐도 모자랄 판에 시대에 뒤처지고 미련한 정쟁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국회를 보면 대략 난감, 위험천만이다. 대한민국 국회여! 잠에서 깨라.

시인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자갈치 관광버스 주차 숨통 트인다…롯데 부지 무상사용
  2. 2주 13.7시간(비정규직 평균 근로시간)…‘초단시간 노동’ 덫에 갇힌 부산
  3. 3PF ‘돈맥경화’…해운대 옛 홈플·세가사미 개발 잇단 좌초
  4. 4비온 뒤 14일 기온 뚝…부울경 최저 8~14도
  5. 5타인의 영화 필름 나르던 소년, 마침내 자신의 세계를 비추다
  6. 6민주 부산시당 “국제신문 정상화, 대주주·법원 나서야”
  7. 7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8. 8‘청문 부적격 2인’ 임명 고심…전재수 “치명적 흠결 못 찾아”
  9. 9법정 이어 국감까지…LH, 명지 폐토사 처리 뭇매(종합)
  10. 10“시민 1인 1스포츠가 일상인 부산으로”
  1. 1민주 부산시당 “국제신문 정상화, 대주주·법원 나서야”
  2. 2법정 이어 국감까지…LH, 명지 폐토사 처리 뭇매(종합)
  3. 3국힘 ‘골프 특검법’ 예고하며 공세…주진우 ‘명 끊을 때’ 댓글에 與 격분
  4. 4“북극항로 경제성 철저검증…후속계획 반영을”
  5. 5경찰청장 대행 “한동훈 딸 의혹, 재수사 가능성 배제 안 해”
  6. 6[속보] 민주, '신천지 당원 가입 정황' 공식 확인
  7. 7강경화 "北 지뢰사건, 불의의 사고는 분명히 아니다"
  8. 8北, 전술탄도미사일 시험 확인…“기술 갱신 성과 확인 위한 발사”
  9. 9[속보] 이 대통령 지지율 35.2%…민주 35.5%·국힘 41.3%
  10. 10경찰개혁·김지용 중수청장 청문도 공방 예고…부산 해수부 첫 국감
  1. 1PF ‘돈맥경화’…해운대 옛 홈플·세가사미 개발 잇단 좌초
  2. 2“항만공사 통합 목적·절차 불투명” 여야 없이 질타
  3. 3AI인재 양성 지원금 94% 수도권 쏠림…부산 1.5% 불과(종합)
  4. 4상호금융 339곳 대출 연체율 10%
  5. 5감천항 동편부두 이름 ‘원양부두’로
  6. 6부산서 ‘순직선원 위령제’ 열린다
  7. 7정부 ‘자율운항 협력’ 조선 공정으로 확대
  8. 8부산TP 지원 3社, 정부 AI·자율제조 사업 따내
  9. 9주가지수- 2026년 10월 12일
  10. 10수입 수산물 유통이력 위반, 5년 전 0건 → 작년 73건
  1. 1자갈치 관광버스 주차 숨통 트인다…롯데 부지 무상사용
  2. 2주 13.7시간(비정규직 평균 근로시간)…‘초단시간 노동’ 덫에 갇힌 부산
  3. 3비온 뒤 14일 기온 뚝…부울경 최저 8~14도
  4. 4‘청문 부적격 2인’ 임명 고심…전재수 “치명적 흠결 못 찾아”
  5. 5“시민 1인 1스포츠가 일상인 부산으로”
  6. 6‘100원 등하교 버스’ 경남 전역 확대…기초학력전담교사도 늘려
  7. 7“복지시설 몇 년 일했지만 퇴직금 0원”…공공부문도 꼼수 채용
  8. 84개월 만에 김경수 만난 박완수 지사 “제도 개선되면 부울경특별연합 검토”
  9. 9박완수 도지사 경찰조사 후폭풍…진보당 “사퇴하라” 道 “왜곡 말라”(종합)
  10. 10미란다 원칙 고지 않고서 허위 보고한 경찰 재판행
  1. 1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2. 2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3. 3어깨 부상 김우민, 수술 대신 재활로
  4. 4롯데, 신인 전원 계약…유망주 박근서 3억에
  5. 5과감한 샷 2R 버디 11개 폭발…유현조 ‘부산의 퀸’(종합)
  6. 6차준환, 이번 시즌 국가대표·대회 출전 중단…서울시청과도 결별
  7. 7울주군, 삼남읍 교동리에 ‘울주실내테니스장’ 개장
  8. 81부 승격 향한 마지막 질주…부산아이파크, 막판 승점 쌓기 총력전
  9. 9유도 차세대 간판 이현지, 세계선수권 정상 메치다
  10. 10허훈·킹 47점 합작에도…KCC, KT에 접전 끝 패배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열린 사회와 그 적들
기고 [전체보기]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발탁해놓고 감찰
대통령의 SNS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30% 중반 고착된 지지율, 국정 전반 재점검해야
교사 심리상담 급증…교권 침해 더는 방치 안된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개척자 정신
빚을 물려받는 사회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무(武)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