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부산이 잘한다, 부산이 하면 다르다.”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한 외국의 여러 고위 인사에게서 들은 말이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부산의 대외 이미지는 더욱 좋아졌다고 확신한다.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착공식이 문재인 대통령과 아세안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달 24일 열렸다. 공산품 수출전진기지로 국가경제를 선도해 온 부산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수출 하는 교두보로 도약하는 역사적 장면이었다. 급속한 경제발전 과정에서 나타나는 도시문제를 해결할 혁신기술이 에코델타 스마트시티에서 집약돼 구현될 것이고, 그 기술을 아세안과 공유하겠다는 것이 부산의 목표이다.
그뿐만 아니다. 정부는 이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기간 내내 부산이 앞으로 전개될 신남방정책 2.0시대의 주요 무대가 될 것이라는 점을 표명했다. 신남방정책이 어떤 정책인가. 그간 미·일·중·러 위주였던 우리 외교를 아세안 10개국까지 그 지평을 넓히는 정책이다.
아세안은 젊고 활력이 넘친다. 전체 인구의 65% 이상이 35세 이하 청년층이다. 경제성장률은 해마다 5%에 이른다. 경제 안보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한국과 아세안 간 인적·물적 교류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부산이 그 교류의 한복판에 서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경제 분야에 대한 기대가 크다. 회의 기간 중 아세안 정상들은 스마트시티뿐 아니라 부산 블록체인규제자유특구 지정, 부산금융중심지의 핀테크, AI, 5G 기술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그 결과 부산의 ‘한·아세안 ICT융합빌리지’가 공동의장 성명에 포함되는 성과를 거뒀다. 뜨거운 성원 속에 마무리된 한·아세안 패션위크는 앞으로 정례화해서 아시아 최고 패션쇼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한·아세안 패션산업교류연맹도 설립됐다. 패션 관련 소재, 원단 등 상호교역이 증대돼 부산의 섬유패션산업이 재도약할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모든 교류의 시작은 문화다. 마음이 열려야 다른 모든 문이 열린다.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부산이 한·아세안 문화교류 협력의 플랫폼으로 등장했다는 점에서 미래에 거는 기대는 더욱 커진다. 당장 내년부터 정부 주도 문화혁신포럼이 정례적으로 열린다. 부산의 아세안문화원을 중심으로 하는 한-아세안 쌍방향 교류도 물꼬를 틀 것이다. 부산시는 아세안문화원 등과 협력해 매년 ‘부산·아세안주간’을 열기로 했다. ‘한·아세안 영화기구’ 논의의 근거도 마련됐다. 차질 없이 준비해 아시아 영화영상 중심도시로서 위상을 한층 높여야 할 것이다.
전포동 놀이마루에서 열린 한·아세안 푸드 스트리트는 서로 얼마나 뜨거운 관심을 갖고 있는지 잘 보여준 행사였다. 13일 행사 기간 7만여 명이 장사진을 치면서 한국과 아세안 음식을 나눴다. 한국에 온 20여 명 아세안 요리전문가는 난생처음 겪는 한국의 추위에 벌벌 떨면서도 그 뜨거운 열기에 화답하고자 열정을 쏟았다. 감동적인 ‘인간극장’도 많았는데, 지면이 부족해 일일이 옮기지 못해 아쉽다. 2005년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작한 불꽃축제처럼 부산시는 한·아세안 푸드 스트리트를 대표적인 국제행사로 해마다 개최할 계획이다. 아세안과의 문화, 관광교류는 부산에 또 한줄기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또 하나 거론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성숙한 부산 시민의 의식이다. 11명이나 되는 각국 정상을 비롯해 1만여 명의 정부 각료, 기업인이 한꺼번에 움직이다 보니 회의장소인 해운대 일대가 심한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았다. 그럼에도 부산 시민은 불편을 감수하며 자원봉사자로, 서포터즈로 자발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부산이 진정한 글로벌 도시로 나아가는 데 가장 큰 자산은 성숙한 시민의식이라는 점을 부산 시민은 몸소 보여줬다.
부산은 한반도의 하늘 길, 바닷길, 철길이 시작되는 도시다. 대한민국 외교 무대가 넓어지면 부산의 활동영역도 그만큼 확장된다.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부산을 보는 전 세계 투자가의 눈빛이 달라지고 있다. 인구 6억5000만 명의 아세안과 부산이 손잡고 엮어갈 새로운 미래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부산시 국제관계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