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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칼럼] 해운·조선 행정 통합해야 상생 발전 /한종길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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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9-11-26 18:53:44
  •  |  본지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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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과 조선업은 선박을 매개로 동전의 양면과 같이 경기순환 사이클을 공유하면서 고도로 상호의존하는 동일 산업클러스터에 속한다.

보세(Bauchet)는 해운(Shipping)·조선(Shipbuilding)·철강(Steel)으로 구성되는 3S 산업은 클러스터(cluster)를 형성해야만 경쟁력을 갖는다고 했다. 아르헨티나 브라질은 철강공업, 폴란드는 조선공업, 영국은 해운산업을 개별로 육성하는 정책을 펼친 결과 해운·조선·철강 어떤 산업도 안정된 세계 1위가 되지 못했다.

노르웨이 영국 독일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해운산업과 함께 조선업이 발전했고, 해운산업이 쇠퇴하면서 조선업도 침체했다. 과거 세계 1위였던 영국 조선업은 해운기업 쇠퇴와 함께 세계 조선에서 단지 0.3%를 차지(CGT 기준)하는 수준으로 전락했다. 이는 조선업을 살리려면 해운업을 먼저 살려야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선업은 고용효과가 큰 산업으로, 청산하면 실업문제가 크고 해운업은 고용효과가 작아, 청산해도 국내경제에 큰 피해가 없다고 했던 지난 정부의 논리는 해운조선산업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천박한 것이었다. 노동집약 성격의 조선업이 선진국에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하려면 든든한 수요가 뒷받침되는 자국 해운이 없이는 안 된다는 것은 선진국에서 유일하게 경쟁력 있는 조선업을 유지하는 일본이 증명한다. 일본 조선업도 초기에는 지금 우리와 같이 외화 획득을 위한 수출산업으로 육성됐지만, 신조선 수요의 일정 부분을 국내 선사로 유도하는 해운금융정책이 뒷받침된 해운조선정책을 강력히 추진한 결과, 지금은 신조 물량 70%가 자국 선사에 의한 것이다.

일본 해운업의 ‘100% 자국산 조선기자재를 사용’한다는 원칙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기술력 부족으로 경쟁 열위에 있던 일본 조선기자재산업을 세계 1위로 견인했다. 일본 조선업은 100% 자국산 조선기자재를 사용해 해운-조선-조선기자재로 이어지는 상생발전 고부가가치 연결고리를 만들었다. 아무리 좋은 기자재를 만들어도 자국 선사가 구매해주지 않으면 산업 발전은 한계가 있고, 아무리 좋은 시설을 갖춘 항만도 자국 선사가 없으면 해외 대형선사를 유치하기 위한 하역료 덤핑을 강요받는다. 지금 우리 상황이 그렇지 아니한가?

강한 우리 해운기업이 없다면 조선업은 영원히 구조조정 대상산업의 오명에서 벗어날 수 없다. 현 정부는 해운·조선 상생을 통한 해운강국 건설을 국정과제로 설정했다. 해운·조선의 상생 발전은 지난 정부의 그릇된 판단과 부적절한 대책으로 허망하게 세계 5위 한진해운을 파탄으로 몰고 간 실책을 반복하지 않고, 해운조선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선도하는 국정과제이다.

그러나 국내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한국 해운은 경쟁력 회복과는 거리가 먼 상태다. 2018년 세계 20대 정기 선사 중 유일하게 우리 선사만 적자였다. 화물수송 수요에 비해 조선소 선박공급능력은 지속적으로 줄어들지 않고 있다.

또 글로벌 선사의 대형선 투입과 그에 따른 중형선의 인트라 아시아해역 투입으로 우리 선사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음에도, 우리 조선업을 살리려고 외국 선사에 지원하는 수출금융은 우리 선사의 목을 줄곧 조여왔다. 이런 현실은 현 정부에서도 그다지 변한 것이 없다. 조선업은 국내 선주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친환경선박 건조 지원에 그치는 근시안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조선산업은 전 세계 조선소가 전 세계 선주를 대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산업이다. 우리는 IMO 등 국제해양기구에서 국내 선주와 조선업이 공동 대응하지 못해 유럽·일본 선사가 정하는 표준을 따라가는 데 불과하다. 해운·조선 동시 불황을 극복할 장기 대응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현 체제에서는 해양플랜트·해양레저 같은 신산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신규 비즈니스 창출,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자율운항선박 개발 같은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해 매우중요한 해운·조선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국내 조선업계가 막대한 자금을 들여 개발한 LNG선박의 화물창 실용화도 국내 선사 협력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조선·해운이 상생하지 못하고 각자도생하게 된 근본 원인은 조선·해운 행정이 하나로 통합되지 못해서다. 일본 덴마크 노르웨이 미국 등은 해운·조선 행정을 하나의 부처에서 통합적으로 운영한다.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을 차질없이 실천해 해운조선산업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우리도 해운조선행정 통합을 우선 이뤄야 한다.

성결대 동아시아물류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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