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세계 최초로 이동전화가 개발되고, 2000년대 이후 스마트폰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는 손에 든 스마트폰을 통하여 정보의 바다와 연결되었고, 언제 어디서나 필요한 정보를 찾고 소비한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많은 비즈니스 모델이 개발되었다. 메시지 전달부터 음악 청취, TV 시청, 쇼핑, 배달, 택시콜, 음성인식 등 생활 전반에 걸친 서비스가 스마트폰을 통해 이루어지면서 우리 삶을 바꾸어 놓았다. 우리 의지와는 상관없이, 인지하든 인지하지 못하든 스마트폰의 진화와 함께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다.
제조산업에서 ‘4차 산업혁명’은 기계와 데이터의 연동, 최적화, 제어 등을 위해 스마트 시스템이 사람 역할을 대체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소비패턴분석 분야에서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을 이용하여 개인의 행동과 습관을 분석하고 자동화해 일상생활을 개선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스마트 선박은 센서, 로봇, 빅데이터, 첨단 소재, 통신 및 위성과 같은 기술을 활용한 ‘상당한 수준의 자동화 시스템, 시스템 모니터링, 시스템 관리, 데이터 통신을 갖춘 선박’으로 정의할 수 있다.
완전 자동화되어 있는 선박, 또는 사람이 개입하지 않아도 자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선박도 모두 스마트 선박의 일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거시적 관점에서 보면 스마트 선박의 개념은 약 1세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디젤 엔진을 장착한 선박은 석탄을 연료로 하는 선박보다 더 ‘스마트’하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용광로에 석탄을 공급하는 ‘firemen(파이어맨)’이라는 선원이 디젤 엔진을 장착한 선박에는 더는 필요 없기 때문이다.
현재의 자동화·무인화 기술이 선박 성능 모니터링과 기상 변화를 고려한 최적항로와 같은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가능케 함으로써 본격적 의미의 스마트 선박이 등장했다. 사람과 기계는 언제 어디서나 연결되며, 저렴하고 작은 사이즈의 센서를 개발해 더욱 광범위한 모니터링이 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자동화 기술 사용을 통해 인적 오류를 피하고 사용자 편의성을 높여 효과적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였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과 자동화의 많은 이점 중 아직 선박에 적용되지 않은 부문이 많다. 과거보다 훨씬 더 효율적인 엔진을 보유하게 되어 더욱 큰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반면, 선박의 관리, 운영 방식은 아직 디지털 기술과 자동화의 모든 이점을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선박 시스템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고, 계속해서 증가하는 각종 서류와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디지털 기술과 자동화의 이점을 선박에 적용하는 것이 스마트 선박의 개발 목적이다.
단기적 측면에서 스마트 선박의 미래는 디지털 선박에서 지능형 선박으로의 진화와 직결된다. 발전된 통신기술을 통해 빅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분석된 빅데이터를 활용해 선박 설계·운영·유지·보수에 이용하는 것이다.
장기적 측면으로는 지능형 선박에서 자율적인 선박으로 진화가 중요하다. 선박의 선원을 대체하기 위한 센서나 로봇공학 기술을 이용해 반자동 선박 운항, 또는 완전 자율 운항 선박의 청사진을 그려볼 수 있다.
스마트 선박 기술혁명을 맞이하는 당면 과제는 우선 선박 운영 및 관리와 관련되는 모든 정보를 원격으로 전송하고 시스템을 원격으로 조종하며, 사이버 보안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선제적 조치와 최적의 보안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스마트 선박 출현에 따른 다양한 시나리오를 분석해 새로운 일자리와 관련한 교육, 제도 ·정책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조선해양 관련 일부 직업이 사라질 수 있지만, 스마트 선박의 데이터 그리드 엔지니어, 원격 자동화 엔지니어, 육상 지원 전문가 또는 사이버 공격 전문가 등의 직업에 대한 새로운 수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조선해양산업에서 디지털 혁명은 보수적 사고방식 탓에 많은 저항에 부딪치고 있다. 조선해양 분야에 ‘스마트폰 세대’가 등장하면서 디지털 혁명으로의 변화가 더 자연스러워질 것이다.
스마트 선박 기술의 실제 적용을 위해서는 모든 이해 관계자가 디지털화와 자동화에 대해 인식을 바꿔야 한다. 선박과 관련된 규제 관점에서 볼 때, 설계, 건조 및 운항에 관한 규정의 개발은 리드타임이 길고, 때로 기술개발을 이끌기보다는 도리어 끌려가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는 국내외 이해 관계자들이 국제기구의 전문가위원회를 통해 꾸준히 논의하고, 적극적으로 적합한 국제표준을 개발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