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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에세이] 스포츠 한국의 ‘외화내빈’ /전용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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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9-11-13 19:46:16
  •  |  본지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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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강국 대한민국! 우선 축구부터. 한국 축구는 2002년 월드컵 4강에 진출한 경험이 있다. 또한 2018 러시아월드컵까지 9회 연속 진출했다. 월드컵에 9회 연속 진출한 나라는 지구상에 6개국밖에 없다. 그런데도 축구에 관한 한 철저히 ‘변방’에 속한다. 다른 스포츠는 어떤가. 결과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는 스포츠 강국이다. 1988 서울올림픽 4위의 기적을 쓰더니 2004 아테네올림픽과 2008 베이징올림픽에선 각각 9위와 7위에 올랐다. 2012 런던올림픽 5위에 이어 2016 리우올림픽에서도 8위를 하며 ‘톱10’을 유지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7위를 달성해 겨울스포츠도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런 결과에도 왜 우리는 스포츠 선진국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을 받을까.

오늘날 한국 스포츠의 현주소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외화내빈(外華內貧)이다. 비인기 종목의 경우 국제대회 성적이 좋을수록 선수가 늘어나기는커녕 소수정예만 남아 더 초라해진다. 올해 대한체육회 산하 각 연맹에 정식등록 된 초·중·고·대학 및 시·도청 선수 숫자는 13만여 명이다. 이 중에서 1만 명 이상이 선수로 등록된 종목은 축구 야구소프트볼 태권도이다.

주목할 점은 인기 구기 종목인 여자배구와 여자농구는 고교 수준에서 등록선수가 각각 18개 학교에 185명, 20개 학교에 153명에 지나지 않는다. 프로스포츠가 있는 여자배구와 여자농구의 현주소이다.

반면에 일본은 고교야구 선수만 16만5000명, 미국은 고교 여자배구 선수만 44만 명이다. 이러한 차이의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나라에는 스포츠를 교육 영역으로 바라보는 사회 시스템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스포츠 선진국이란 결국 스포츠 저변이 넓어져 그 자체로 선순환 스포츠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제도적으로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 첫째는 중등학교 스포츠 활동을 입시에 반영하는 것이다. 일본 중등학교 학생의 70%, 미국 학생의 대부분이 스포츠 활동에 참여하는 이유 중 하나도 결국 진학과 취업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둘째는 스포츠 기본법의 제정이다. 한국의 스포츠 정책은 ‘국민체육진흥법’에 근거하여 왔다. 1962년 제정된 ‘체육진흥법’에 뿌리를 둔다. 두 세대 전에 제정된 이 법은 그 이후 급변한 국내외 스포츠 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우선 스포츠를 인간의 기본권이 실현되는 장이며 다양한 사회적 요구와 문화적 욕망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장으로 인식해야 한다.

셋째,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재원은 스포츠 저변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되는 스포츠 기반 조성에 투자되어야 한다. 스포츠는 유희와 경쟁성을 내재하고 신체활동을 동반한 조직적 활동이다. 아침마다 동네를 뛰는 것은 운동이지 스포츠는 아니다. 스포츠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프로그램, 지도자, 시설이 뒷받침되어야만 하는데,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기금은 이러한 스포츠 기반을 조성하는 데 투입되어야 한다. 넷째, 스포츠에도 최소한의 시장원리가 작동해야 한다. 스스로의 생태계가 작동하지 않는 곳은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 소수 선수만 존재하는 종목의 경기장 건설을 위해 몇백억 원을 들이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인구 5000만 명에 60개의 대한체육회 가맹단체는 선택과 집중을 하기에는 많다. 가맹단체로 등록하는 것까지는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자생력이 없는 곳은 자연 도태되도록 하는 게 맞다. 국민 세금으로 모든 종목을 건사할 수는 없다.

마지막으로는 교육부 산하에 학교체육국 또는 학교체육과의 신설이 필요하다. 학교체육은 교육부 소관이다. 우리나라 교육부는 1장관, 1차관, 3실, 4국, 10관, 49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학교체육은 ‘무존재’이다. 하나의 과(課)도 없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국가와 스포츠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국(局), 최소한 한 개의 과(課)는 필요하다. 스포츠 선진국이란 무엇인가? 캐나다 호주 일본 미국 독일처럼 스포츠가 일상인 나라를 의미한다.

스포츠가 일상이 되고 의미 있는 문화와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스포츠는 교육제도 및 사회시스템과 연계되어야 한다. 스포츠 선진국, 아직은 미완의 과제이다.

단국대 스포츠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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