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세상읽기] 특권 대물림 교육은 중단돼야 /심성보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11-10 20:17:36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촛불혁명’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정시 비율 상향’ 발언은 조국 사태에서 격렬한 쟁점이 된 교육개혁의 초점을 근본적으로 흔들어 놓았다. 이 제안은 조국 사태에서 드러나듯 학종(학생부종합전형)에 국민 불신이 높아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 비중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신분제 전형(학종)’보다 ‘점수 줄 세우기(수능)’가 차라리 더 낫다는 것이다. 이 제안을 함으로써 교육 불평등 문제를 입시의 산술적 절차적 공정성 문제로 축소했으며, 다시 ‘수능’ 대 ‘학종’이라는 대립구조로 만들어 놓았다. 그 결과 조국 전 장관 의혹에서 불붙은 부와 권력을 세습하는 대물림에 대한 국민 분노와 절망감을 대입제도 문제로 협소하게 치환해 버렸다.

교육의 공평·형평성 문제를 건드리지 않고 절차적 공정성만 따지겠다는 것은 촛불혁명의 시대정신을 역행시키는 조치다. 새로운 사회변화로 도약할 수 있는 중대한 이행기의 방안 치고는 매우 근시안적이고 너무 비교육적이다. 미래교육 차원과도 부합하지 않는다.

정작 조국 딸 입시 문제의 가장 큰 논란 지점은 ‘금수저 특혜’와 ‘흙수저의 박탈감’ 즉 계급 대물림 문제였는데도 말이다. 많은 기득권자는 학벌에 따른 차별을 은폐하려고 입시 공정성을 적극 옹호하지만, 입시가 공정하게 관리된다고 하여 그것이 불평등 재생산 장치라는 사실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수능 비율을 높일수록 초중등 교육이 왜곡되고 계층 격차가 심화되기 때문이다. 정시 확대가 불평등을 해소하는 공정의 잣대이기는커녕 ‘문제풀이식 교육’ ‘잠자는 고3 교실 재현’을 부추길 위험성이 크다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더 심각하게는 교육 공정성을 위해 무한경쟁을 정당화하고 경쟁을 위해 다시 공정을 강조하는 순환구조 속에서 정작 중요한 본질적 문제를 놓치고 말았다는 데 있다. 살인적 경쟁과 배제의 수단이 돼 인간성을 파괴하는 교육제도를 건드리지 않고 입시 공정성만 다룬다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는 불의나 다름없다.

한국 사회를 지금까지 이끌어왔던 교육열은 근대화·산업화 성과를 거뒀지만 지금은 그것이 너무나 과도해 우리를 구속하는 굴레와 족쇄가 됐다. 학부모는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에 신음하고 청소년은 정신질환에 시달린다. 따라서 이제는 궁극적으로 입시의 공정성 및 교육기회의 균등화를 통해 어떤 교육을 달성하고자 하는지에 대해 묻지 않으면 안 된다. 교육의 질을 어떻게 담보할 것이며, 공교육의 ‘질’은 무엇을 위한 ‘질’이어야 하는지 그리고 21세기 요구하는 잠재력과 창의력 개발을 위해 우리의 교육체제를 어떻게 정비할 것인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입시는 대학에서 공부할 능력이 있는 지식·진리를 시험하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시험은 이론적 명시적 지식과 경험적 암묵적 지식의 통섭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러하다면 도구적 지식의 습득을 위한 ‘수능’의 개선 방안과 비교과 영역의 경험과 역량을 중시하는 ‘학종’의 개선 방안이 절충돼야 한다. 학종에 필요한 증명서의 부조리나 조작을 막기 위해 추천자 사인이 있는 서술형 평가로 바꾸는 것도 방법이다. 시험을 포함한 교육제도의 불공정성을 개선하는 것뿐 아니라 노동시장과 복지체제를 획기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한국에서 대입은 상속, 투자 및 보험 구매라는 다중적 성격도 갖기에 정부는 대입만으로 문제를 풀 것이 아니라 교육의 본령에 충실하면서 거시·미시를 종합한 장기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세부적으로는 서울 일류대 출신이나 지방대 출신이 취업과 연봉에서 크게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임금 격차를 줄여야 한다. 실업계 고등학교 및 전문대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대입 문제에 모든 사회적 문제가 얽혀 있기에 교육부는 노동부,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뿐 아니라 기업계와 시민사회 지혜를 모아야 한다. 문 대통령이 처음 취임사에서 강조한 대로 교육의 기회가 평등해야 하고, 교육의 과정이 공정해야 하고 그리고 교육의 결과가 정의로울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찾아야 한다.

부산교대 명예교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기초연금 받으면 부자?…수급 상위 1% 근로소득 월 220만원
  2. 2부산·울산·경남 대체로 맑음…낮 최고 19∼21도
  3. 3트럼프 “이란과 대화 중…전쟁에 쓴 돈 베네수서 만회”
  4. 4기표소서 투표지 촬영해 단톡방 공개한 50대…벌금 50만원
  5. 5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0.5원 ↑
  6. 6한미일 외교장관 “北 완전한 비핵화 위한 의지 재확인”
  7. 7[날씨칼럼] 가을 하늘, 안전을 돕는 페이스메이커
  8. 8삼성 사장단 50여명, 샘 올트먼과 AI 미래전략 논의
  9. 9무면허 음주 뺑소니에 제지하던 사람 다치게 한 40대 항소심도 실형
  10. 10프로야구 입장권 부정구매 후 웃돈 붙여 되판 10대 검거
  1. 1한미일 외교장관 “北 완전한 비핵화 위한 의지 재확인”
  2. 2진성준 뒤늦게 美비자 발급, 野"한미동맹 균열 드러낸 외교 망신"
  3. 3장동혁 “李대통령 ‘황제골프’ 수준 넘어 ‘민폐골프’”
  4. 4李대통령 "다문화 지원 필요하나 역차별까지 정당화 안 돼"
  5. 5“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6. 6“능인, 경영능력에 의문” 부산국힘 내주 지원안 머리 맞댄다
  7. 7국힘 부정선거론 다시 띄우기…민주 “선동에 열중” 비난
  8. 8[속보]한동훈, "李 정권 막는 명분 같이라면 '훈훈연대' 힘을 모을 것"
  9. 9[속보] 장동혁 “투표지 육안으로도 많은 문제…특검, 진실 밝혀야”
  10. 10李 비판 유시민에 김민석 “대응 불필요”
  1. 1기초연금 받으면 부자?…수급 상위 1% 근로소득 월 220만원
  2. 2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0.5원 ↑
  3. 3삼성 사장단 50여명, 샘 올트먼과 AI 미래전략 논의
  4. 4‘바이낸스’ 8조원대 해킹에 거래소들 보안 점검
  5. 5한화오션까지 동참… '조선사 빅3' 공동납품 체계 완성
  6. 6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7. 7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8. 8‘덕후 천국’ 부산에 떴다…롯데百 전국 첫 IP 전문관
  9. 9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10. 10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1. 1부산·울산·경남 대체로 맑음…낮 최고 19∼21도
  2. 2기표소서 투표지 촬영해 단톡방 공개한 50대…벌금 50만원
  3. 3[날씨칼럼] 가을 하늘, 안전을 돕는 페이스메이커
  4. 4무면허 음주 뺑소니에 제지하던 사람 다치게 한 40대 항소심도 실형
  5. 5프로야구 입장권 부정구매 후 웃돈 붙여 되판 10대 검거
  6. 6전조등 얼굴에 비췄다고 운전자 폭행한 50대 징역 6개월
  7. 7“나 감방서 나왔다”…출소 나흘 만에 또 스토킹한 60대 징역형
  8. 8북항 ‘부캉이’ 닷새째 자취 감춰…수온 하락 영향도
  9. 9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10. 10“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1. 1‘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2. 2“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3. 3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4. 4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5. 5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6. 6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7. 7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8. 8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9. 9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10. 10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진짜 질문의 시작
국제칼럼 [전체보기]
부캉이에게 부끄러운 북항 재개발 민낯
부산 관광, 마냥 좋기만 할까
기고 [전체보기]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클릭으로 여는 독도
지긋지긋한 론스타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국회 출석 거부하며 장외 사실호도 일삼는 지광
AI 해킹 범죄 고도화…수사 공백 해소 시급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반복된 일상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는 법
한국 경제 떠받치는 중장년, 이제 다시 봐야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