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세상읽기] 대통령의 만기친람 /차재원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10-28 19:32:30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검찰개혁에 경제·교육까지…문 대통령의 만기친람’. 지난 25일 자 경향신문 4면 기사 제목이다. ‘조국 정국’ 돌파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 주요 국정 현안을 직접 챙기는 일이 잦아”지는 현상에 대한 비판이 요지다. 대통령은 이날 ‘교육개혁관계장관회의’를 주재했다. 서울 주요 대학 학생부종합전형 비중을 낮추고 정시(수능위주전형)를 확대하라는 지시까지 내렸다.

대통령이 교육현안만 따로 떼어내 직접 관련 회의를 열기는 취임 후 처음. 언론은 조국 일가 의혹과 관련, 민심이 가장 분노한 대학입시의 ‘공정’ 문제를 돌파하기 위한 나름의 승부수로 해석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의 ‘교육부 패싱’이었다. 대통령이 ‘정시 확대’를 처음으로 공개 언급한 것은 지난 22일 국회 시정연설. 교육부는 연설문 초안이 당일 오전 배포된 이후 문의가 빗발치자 그제야 파악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더 큰 문제는 엇박자. 바로 전날 국정감사에서 유은혜 장관은 “수능은 ‘오지선다’라서 창의적 교육과 배치된다”며 정시확대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이 분노를 터뜨렸다. “문재인 정부에 비교적 협력했던 저마저도 실망과 분노가 치밀었다…대입 제도 변경을 교육부도 몰랐다는데 (시정연설) 원고는 하늘에서 떨어졌을까요.”

대통령이 모든 국정현안을 직접 챙기는 ‘만기친람(萬機親覽)’ 논란은 역대 정권에서 늘 있었다. “초권력 청와대, ‘제왕적 대통령’의 시대로?:이명박 ‘만기친람’의 예고편”(프레시안 2008년 1월 8일), “박근혜 대통령 국정 6개월 ‘만기친람’:1인 체제 공고화”(경향신문 2013년 8월 24일) 등 관련 기사가 넘친다. 예나 지금이나 언론이 대통령의 만기친람을 지적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관료들은 성과 위주의 형식적 보고에 그치게 되고, 대통령의 인식은 민심과 더욱 간극이 벌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2017년 3월 박근혜 정권 몰락 직후, 동아일보가 이유를 분석한 기사 중 한 대목이다.

대통령 역시 비슷한 문제인식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선거가 한창이던 2017년 4월 23일 3차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책임총리제·책임장관제를 통해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 내각에 책임과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청와대에 집중된 힘을 분산하겠다는 공약으로 받아들여졌다. 취임 직후만 해도 약속이행에 대한 기대는 컸다. 커피잔을 든 채 참모들과 청와대 경내를 산보하는 대통령. 그의 탈권위주의적 소탈 행보가 권력 작동 방식에도 변화의 바람을 예고하는 듯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출간된 책 한 권이 대통령을 직격했다. 진보 정치학자 박상훈이 펴낸 ‘청와대 정부’. 그는 “대통령이 자신을 보좌하는 임의조직인 청와대에 권력을 집중시켜 정부를 운영하는 자의적 통치체제”를 ‘청와대 정부’로 규정했다. 모델케이스로 문재인 정부를 들었다. “‘거대한 청와대’가 내각과 국회와 같은 민주주의 여러 요소를 무시”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로부터 1년여, 대통령은 의혹투성이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밀어붙였다. 과반 여론의 반대도, 야당의 강력 반발도 “명백한 위법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묻혀버렸다. 총리도, 여당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결과는 모두 아는 대로 민생도, 경제도, 모두 ‘조국 블랙홀’에 빨려 들어갔다. 급기야 나라마저 두 동강이 났다.
검찰개혁 물꼬를 튼 뒤 자진사퇴로 ‘조국 대전(大戰)’은 막을 내렸다. 그러나 만기친람식 대통령의 국정 운영 스타일은 변함이 없다. 광장 풍경 또한 여전하다. 지난 주말 또다시 ‘기도’와 ‘촛불’을 각각 내세운 군중에 점령당했다. 역사는 제왕의 선의(善意)와 의지만 내세우다 좌절한 숱한 사례를 증명한다. 그래서 취임식 날 “제왕적 권력을 최대한 나누겠다”며 “군림하고 통치”가 아니라 “대화하고 소통”을 힘줘 다짐했던 대통령. 명분으로 무장한 힘이 아니라 대화와 설득으로, 집중과 장악이 아니라 분산과 견제를 통한 권력 운용으로 모두가 받아들였다. 힘들수록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하는 법이다. 그래야 ‘청와대 정부’가 아닌 ‘민주당 정부’로, ‘국민 모두의 정부’로 우뚝 설 수 있다.

부산가톨릭대 교수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윤종서 중구청장, 뜬금없이 결백 주장 간담회…뒷말 무성
  2. 2시비 수억 들어가는데…낙동강 생태탐방선 ‘부산패싱’
  3. 3이상헌의 부산 춤 이야기 <27> 써드네이처의 ‘버티컬 댄스’
  4. 4‘위안부 망언’ 부산대 교수, 이번엔 제자폭행 논란
  5. 570t 크레인도 밀어버린 역대급 돌풍 부산 강타
  6. 6이번 겨울엔 피터팬 돼볼까
  7. 7동서대학교 대학일자리센터 ‘2019 청년 채용박람회’ 개최
  8. 8빨라진 문재인 대통령의 ‘개각 시계’…이낙연 총리 이르면 내달 교체
  9. 9이낙연·황교안 ‘총선 빅매치’ 성사될까
  10. 10치과서 임플란트 기록 조작 보험사기 연루
  1. 1임플란트 관련 보험 사기 벌인 치과의사 덜미
  2. 2해군 세 번째 신형 호위함 서울함 진수
  3. 3이자스민 정의당 입당 “이주민 기본적 권리 돕고 싶다”
  4. 4이낙연·황교안 ‘총선 빅매치’ 성사될까
  5. 5빨라진 문재인 대통령의 ‘개각 시계’…이낙연 총리 이르면 내달 교체
  6. 6文風·중앙당 지원사격도 시들…PK 민주당 의원 “나홀로 뛴다”
  7. 7부산 중구 바르게살기운동 중앙동위원회 어르신 장수밥상 행사 개최
  8. 8동명대 천사무료급식소 무료급식 봉사
  9. 9제11회 영도구청장기 유소년축구대회 개최
  10. 10대한노인회 부산북구지회 부설 인덕경로대학, ‘제10회 부산실버종합예술제’ 대상 수상
  1. 1주가지수- 2019년 11월 11일
  2. 210년 갈등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내주 법안심사…이번엔 길 열릴까
  3. 3금융·증시 동향
  4. 4아시아나 인수전 에어부산 분리매각설
  5. 513일부터 거제·통영도 ‘원샷법’ 적용
  6. 6‘세차’로 공공일자리 만드는 청년들의 사회적기업
  7. 7수산엑스포, 스마트 양식까지 판 키운다
  8. 8외국인들의 ‘미역 사랑’…한류 열풍에 한국 세계 1위 수출국
  9. 9영도 낚시터 해저 쓰레기 수거 나서
  10. 10미중 무역분쟁에 볕들자 국내 주식펀드 돈 몰린다
  1. 1‘부산 신생아 두개골 골절 사건’ 모 병원 8일 부로 폐업, 피해보상은?
  2. 2강원대학교, 수시 1단계 합격자 발표... 발표한 전형과 면접 일정은
  3. 3밤사이 강한 비바람, 부산 곳곳 피해… 공사장 가림막 추락·정전 등
  4. 4 전국 흐림 돌풍 벼락 동반한 비 아침에 그쳐
  5. 5오전까지 전국 비 또는 흐림…이번 주 미세먼지는?
  6. 611일 11시 부산서 유엔 참전용사 기리는 사이렌 1분 간 울려
  7. 7김호영 “결백 경찰 수사 통해 밝힐 것… ‘성추행 혐의’ 고소장 접수는 사실”
  8. 8북구 화명3동 바르게살기위원회, 불결지 환경정비 ‘구슬땀’
  9. 9대연3동 어르신과 함께하는 『보태니컬아트 실버특강』
  10. 10부산 사상구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원인 알 수 없는 불…경찰 “화인 조사 중”
  1. 1임효준 ‘1년 자격정지’ 재심 열린다 ‘동성 성희롱 사건 뭐길래'
  2. 2리버풀 맨시티 선발 명단 공개 양팀 4-3-3 전술
  3. 3‘도인비’ 김태상 2019 롤드컵 우승 LPL 이어 올해 두 번째
  4. 4리버풀, 완벽 호흡으로 맨시티 격파... EPL 독주하는 리버풀
  5. 5‘리버풀 막을 자 어디 없나’ 맨시티에 3-1 완승… ‘8점차 선두’ 무패행진
  6. 6한국 멕시코 0-1 패배 U-17 월드컵 4강 진출 아쉽게 좌절
  7. 7NFL ‘한국인 키커’ 구영회 화려한 복귀전
  8. 8U-17 ‘골대 불운’에 울다…8강서 멈춘 아름다운 도전
  9. 9리버풀, 맨시티 꺾고 12경기 무패행진
  10. 10부산 이동준 ‘13골 7도움’…K리그2 국내 선수 최다 공격포인트
국제신문-KLJC 공동 인터뷰
강필구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장 "진정한 지방자치 위해 정당공천제 폐지돼야"
국제신문-KLJC 공동 인터뷰
신원철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 “시도의회 인사권독립과 전문인력 도입 절실"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부산의 원도심, ‘문화도시’와 어울리지 않는가
감동스러운 도시건축을 만나고 싶다
기고 [전체보기]
김민부 시인, 부산이 기억해야 할 이름 /강달수
기회의 땅 부산, 미래가 더 기대되는 도시 /김윤일
기자수첩 [전체보기]
국회 형제복지원 해법 찾아야 /김해정
진짜 몸짱이 되기로 한 거인구단 /이준영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솔로몬 심판’과 오늘 우리의 송사들
귀농 귀어 귀촌에도 균형발전 없는 나라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생각보다 잘 어울리는 피리와 하프
힐링의 악기 ‘깡깡이’ 해금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외투 불균형’ 에 뒷짐 진 정부 /이석주
기-승-전-공항, 결국 부산의 운명 /송진영
도청도설 [전체보기]
탄원서 정치
의열단 100년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中 ‘문학 한류’ 이끄는 정지용의 울림
가을과 다섯 수레의 책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베트남의 포와 반미
전남 영암 독천리의 ‘갈낙탕’
사설 [전체보기]
시청앞 행복주택 축소, 수백억 추가 부담 필요하다니
문 정부 후반기 침체된 경제 활력 제고 총력 다해야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정의를 갉아먹는 ‘합법적 불공정’
‘소산소사’의 사회, 고용연장이 해법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인생 2막에 이룬 성공
절망 속에서 탄생한 명작
이홍 칼럼 [전체보기]
정신 줄 놓지 말고 다시 도전하자
감정적 대응은 일본을 웃게 만든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선거제 개혁 물 건너 가는 건가
동천에 뜬 도심 크루즈선 볼 수 있을까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가을! 그 오랜 기억들
가을을 여는 모차르트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브랜딩의 미학, 보르도와인
우리 삶은 아름다운가 - 토스카나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호생관 최북의 ‘지두해도(指頭蟹圖)’
연객 허필의 ‘묘길상도’
  • 충효예글짓기공모전
  • 거제섬&섬길 남파랑길
  • 골든블루배 골프대회
  • 제21회부산마라톤대회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