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세상읽기] 지방이여 ‘독립운동’에 나서라 /유일선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10-20 19:13:18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한국사회에서 지방(비수도권)은 존재하는 걸까? 이런 존재론적 질문은 극단적인 이분법적 사고라고 (특히 수도권 사람으로부터) 비난받기 딱 쉽다. 설령 현재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가까운 미래에 소멸될 것이라는 우려를 떨칠 수가 없다.

한국고용정보원 ‘한국의 지방소멸’(이상호, 2018) 보고서에 소멸위험지수(20~39세 여성 인구수/65세 이상 고령 인구수)가 계산되어 있다. 이 지수가 0.5 이하이면 소멸 위험 지역으로, 특히 0.2 미만이면 소멸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소멸 고위험 지역은 붉은색으로, 소멸 저위험 지역(1.0 이상)은 녹색으로 표시하였다. 전국 3463개 읍·면·동을 표시했을 때, 수도권과 대도시 주위를 제외한 전 지역이 붉은색으로 뒤덮였다. 부산의 경우 영도구(0.427)와 동구(0.450)를 중심으로 소멸위험 동이 2013년 8.3%(17/204개)에서 2018년 28.4%(58/204개)로 20.1% 증가하였다.

부산연구원 보고서(이정석, 2019)는 수도권 관련 다양한 지표를 보여준다. 2018년 전국 대비 인구(49.75%), 종사자 수(51.36%), 사업체 수(47.21%), 연구개발 투자비(68.76%), 본사·본점 등 사업체 수(57.83%), 정보통신업 사업체 수(72.06%) 및 종사자 수(80.26%), 대학 수(37.17%) 등이다.

지방은 예산과 행정에서도 ‘2할 자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방세와 국세의 비율이 정확히 2 대 8이고, 지방정부의 자치사무 비율은 20% 정도에 불과하다. 재정자립도는 수도권이 평균 68.9% 수준인데, 5대 광역시는 평균 48.9%, 9개 도는 평균 30.8% 수준이다. 전체 면적에서 11.8%를 차지하는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도)에 예산·행정, 교육과 산업 등 모든 분야가 집중되어 있다.

이런 집중력을 바탕으로 수도권은 지방의 인재를 끌어들여 교육하고 질 좋은 직장을 제공한다. 그들은 거기서 정착하고 지식·정보 면에서 점한 우위를 바탕으로 연구 및 기술개발 공동체를 형성하며 새로운 산업을 창출한다. 이런 신산업들은 파급효과가 크므로 다양한 일자리를 제공하여 지방의 인재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노동력을 유인한다.

반면 지방은 이른바 전통산업인 농업, 수산업, 임업과 내수 중심의 중소 제조업만 남아 수도권에서 필요로 하는 원재료나 단순 노동력을 제공하는 ‘하청기지’로 전락한 지 오래다. 이런 약탈적 구조가 강고해지는 것을 보면서 강준만 교수의 “지방은 내부 식민지다”는 주장을 수긍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중앙정부가 손 놓고 있었단 말은 아니다. 1995년 지방자치제 부활 이후 이명박 정부를 제외한 역대 정부는 행정수도(세종시) 건설, 공공기관 지방이전, 지방행정체제 개편 등을 핵심 과제로 추진했지만 성공했다는 근거는 없다.

어디서 해법을 찾아야 하는가? 지방은 이런 ‘내부 식민지’ 상태를 극복하기 위해서 먼저 ‘독립운동’에 나서야 한다. 그러려면 이 운동을 이끌 인재가 필요하고 지방 스스로 이런 인재를 발굴하고 정착시켜야 한다. 이것을 위한 조건으로 먼저 지방세와 국세 비율을 4 대 6으로 높이고 행정권한도 40%로 확대하여 먼저 ‘4할 자치’를 쟁취해야 한다. 그다음 확보된 예산을 가지고 지방 인재가 정착할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이는 각 지방 특성에 맞는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기초학문, 응용학문 및 기술개발 등이 연계된 연구공동체를 바탕으로 한다.

이런 연구기술개발이 축적되어 관련 신산업이 창출되고 발전하면 파급 효과로 산업생태계가 형성된다. 또 지방 특성 산업에 대한 기술, 지식과 숙련도 축적은 국제경쟁력으로 이어져 세계시장과도 연결된다. 이렇게 되면 지방은 세계적 네트워크를 가지면서 인재가 모이고 인구가 유입되면 각 지방이 바로 그 산업의 수도가 되지 않겠는가?

실리콘밸리의 ‘아버지’로 불리는 스탠퍼드 공대 학장이었던 터먼은 말했다. “실리콘밸리에 처음 연구기술개발공동체를 만들 때 여기에 아무것도 없어 세계가 너무 커 보였다. 이제 세계가 여기에 있다.”

한국해양대 국제무역경제학부 교수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하동 출신 트로트 가수 정동원 이름 딴 길 열려
  2. 2롯데쇼핑 연내 120곳 조기 폐점…부산은 어디?
  3. 3송영길 “관문공항은 24시간 운영이 핵심…가덕도가 최적”
  4. 4다이옥산, 양산 산막산단서 무단배출 가능성
  5. 5모레 유치원 초1·2 등교…학부모 “이른 것 아니냐” 불안
  6. 6‘뒷구멍(화물용 승강기)’으로 출석, 마지못해 사과…오거돈, 끝까지 옹졸했다
  7. 7당권 쥔 김종인…부산시장 보선 구도 변동성 커진다
  8. 8승용차 개소세 70% 인하 내달 끝
  9. 9 울산 ‘명덕호수공원’
  10. 10
  1. 1PK를 잡아라… 부산 찾는 민주당 당권·대선후보들
  2. 2노동당 중앙군사위 회의 주재한 김정은 “핵 전쟁 억제력 강화”
  3. 3文대통령, 28일 청와대서 여야 원내대표와 오찬 대화
  4. 4해외입양 한인 16만 명에 마스크 37만 장 지원한다
  5. 5당권 쥔 김종인…부산시장 보선 구도 변동성 커진다
  6. 6여권 봉하 집결…권양숙 “많은 분 당선돼 기뻐”
  7. 7문재인 대통령, 28일 청와대서 민주·통합 원내대표와 오찬…협치 재가동
  8. 8김정은 22일 만에 다시 등장…미국 겨냥 “핵전쟁 억제력 강화”
  9. 9김종인 비대위 9명 중 4명 청년·전문가 영입
  10. 10
  1. 1 외국인선원 근로실태조사 강화
  2. 2관리비 내드려요…지역업체 공유오피스의 파격
  3. 3 롯데아울렛 29일부터 메가세일
  4. 4국세청, 고소득 유튜버 탈세·은닉 ‘현미경 검증’ 나서
  5. 5홈웨어 겸 외출복…올여름 ‘원마일 웨어’ 뜬다
  6. 6코로나 경제쇼크 저소득층이 더 혹독…‘긴급지원’ 요건 완화·기한연장 검토
  7. 7금리 낮출까…28일 한국은행 금통위 주목
  8. 8
  9. 9
  10. 10
  1. 1 전국에 비 소식 … 경북 내륙에 돌풍 불고 천둥·번개 예보
  2. 2김해 목재공장서 화재 … 소방, 인근 공장 확산 차단 주력
  3. 3부산시 코로나19 확진자 12일째 ‘0’명 … 누계 141명 유지
  4. 4새벽 해루질에 나섰던 아버지와 아들 숨진 채 발견
  5. 5방역당국, 다음주부터 '어린이 괴질' 감시체계 가동
  6. 6코로나19 신규확진 사흘째 20명대 … 초·중학생 등교하는 2주가 분기점
  7. 7경남 코로나19 1명 추가 확진
  8. 8알 수 없는 이유로 가드레일 들이받고 전복…경찰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 중”
  9. 9고성 삼강엠엔티, 국내 최초 해상풍력발전기 하부구조물 수출
  10. 104개월 만에 경마기수 노조 설립신고 받아들여져
  1. 1롯데 2년차 서준원 '인생투', 키움 2-0 꺾고 '위닝시리즈'
  2. 2이래도 한물갔다고? 송승준 롯데 불펜 버팀목 자처
  3. 36.2이닝 무실점…거인 막내 서준원의 ‘인생투’
  4. 4‘KBO 홍보맨’ 류현진 “한국 경기장은 열광적 파티 현장”
  5. 5손흥민 몸값 866억 원 아시아 1위…일본 해외파 5명 총액보다 비싸
  6. 6
  7. 7
  8. 8
  9. 9
  10. 10
우리은행
21대 국회 대해부
여의도를 움직이는 ‘관계’- 쌓아갈 인맥
21대 국회 대해부
여의도를 움직이는 ‘관계’- 선택한 인맥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진정으로 변해가는 모두의 시간 되길
그럼에도 봄은 오고 있다
기고 [전체보기]
‘바리데기’ 청소년, 그들이 시민이다 /이진숙
코로나 빌미로 분열 도모하지 말라 /곽붕
기자수첩 [전체보기]
‘동학개미’ 2030의 절박한 초상 /안세희
과거사법 마지막까지 관심을 /김해정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초선 의원들은 잘할 수 있을까
히포크라테스의 거울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공연예술 패러다임 바뀐다
단절은 또 다른 생성을 낳는다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수도권 일극체제와 관문공항 /송진영
전성기의 부산시장을 갖고싶다 /정유선
도청도설 [전체보기]
스웨덴의 자율 방역
여성 국회부의장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빈자일등(貧者一燈)
우리는 서로의 환경이다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광주의 상추튀김과 쌈
갱(羹)도 아니고 죽(粥)도 아닌 ‘갱죽’
사설 [전체보기]
부울경 민관학 광역연합체, 구체적 성과가 관건이다
성추행 사건 공증 법무법인 오 전 시장 변호 적절한가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이유
재난기본소득, 정명(正名) 아니다!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코로나19와 한국의 중견국 외교
허황된 중국경사론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뒷모습을 그린 화가
권력자 마음을 꿰뚫어 본 초상
이홍 칼럼 [전체보기]
코로나가 한국에 준 새로운 기회
코로나의 도전과 한국인의 응전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K방역의 힘 보여주는 건 이제부터다
여야 모두에 경고장 보낸 부산 민심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장미꽃과 하프와 5월
문득 찾아온 토마소 알비노니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의 숙성, 사회의 성숙
거리두기
특별기고 [전체보기]
‘도시국가’시대 市長의 역할 /정해문
‘코로나 19’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곽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무명 천재 화가의 화조 민화
소치 허련이 그린 도깨비 그림
  • 낙동강수필공모전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