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을 통해 뉴스를 소비하는 비율이 얼마나 될까. 한국언론진흥재단 자료에 따르면 2011년 19%에 불과했던 비율은 지난해 80%를 넘어섰다. 종이신문을 통해서 뉴스를 접한다는 소비자는 17%에 불과했다. 언론매체가 포털 제휴에 목을 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포털에서 뉴스 유통은 지역 차별이 심각하다. 현재 네이버와 콘텐츠 제휴를 맺고 입점한 언론매체는 모두 47곳이다. 이 중 지역에서 발행되는 매체는 단 3개뿐이다. 지난 몇 년간 국제신문을 비롯한 수많은 지역언론이 네이버를 상대로 지역언론 차별을 없애라고 투쟁했다. 언론노조와 시민단체, 기초·광역자치단체들도 힘을 보탰다. 그런데 네이버의 응답은 특정 지역신문 3곳의 입점 허용이었다. 입점에 성공한 3개 매체는 의도했든 아니든 결과적으로 지역신문들이 뭉쳐서 투쟁한 과실을 독식한 셈이다. 나머지 지역신문은 3개 매체가 어떻게 지역신문을 대표하게 됐는지, 기준이 뭐였는지, 합당한 절차를 거쳤는지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다. 더구나 이들 매체는 과거 제휴 심사에서 계속 탈락한 전력이 있다. 함께 투쟁한 나머지 지역언론은 당연히 반발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런 지역언론의 포털 입점 결정권을 쥔 곳이 네이버나 다음이 아니라는 거다. 뉴스제휴평가위원회라는 기관이 있다. 네이버와 다음이 뉴스 유통을 독과점하면서 불만이 터져 나오자 양대 포털이 이를 무마하기 위해 만든 임의단체이다. 이 제평위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신문이나 방송 등 언론매체가 네이버와 다음에 입점하려면 제평위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매체의 포털 뉴스 입점을 결정한다는 것은 뉴스생태계에서 절대 권력을 쥐었다는 의미다.
이런 제평위이지만 구성과 운영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15개 단체에서 추천한 30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는 정도다. 위원이 누구이며 언론사 입점과 퇴출 심사를 언제 어디서 어떻게 하는지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지역언론과 시민단체들은 제평위 위원과 운영을 공개하라고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입점 평가에서 탈락한 매체가 그 이유나 점수를 알려달라고 요구해도 묵묵부답이다. 그들이 제시한 심사기준은 있다. 하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중앙언론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되어 있다.
지난 6월 제4기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출범했다. 한 온라인매체가 위원 명단을 입수해 공개했다. 놀랍게도 위원 30명 중 10여 명은 현직 언론인이었다. 이해 당사자가 심사위원으로 버젓이 들어가 있는 것이다.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전자신문 기자, KBS MBC YTN 간부, 온라인매체 더 팩트 대표 등이다. 여기에도 지역언론 관계자는 단 한 명도 없다. 이들 중앙언론매체 입장에서는 한정된 파이를 놓고 갈라 먹는 시장에서 지역언론의 가세가 달가울 리 없다. 이들이 심사위원으로 있으니 지역 매체에 좋은 점수를 줄 리가 만무하다. 제평위가 왜 그렇게 비공개로 하려 했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지역언론 차별이 전국적인 사안으로 커지자 제평위는 지역언론에 가점을 주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한다. 심사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걸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철저하게 비공개로 운영하기 때문에 허점도 노출된다. 미디어스라는 온라인 매체가 최근 제평위의 맹점을 폭로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블록체인포스트’와 ‘넥스트경제’가 네이버에 입점했다. 문제는 두 매체의 자체 생산 기사가 2018년 8월부터 2019년 1월까지 거의 없었다는 것. 더욱이 두 매체는 전자신문의 관계사이다. 또 전자신문 인터넷 대표인 이모 씨가 지난해 하반기 제평위 위원으로 활동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표가 본인이 소속된 언론사의 관계사 두 곳이 심사를 신청했는데 버젓이 평가위원으로 활동한 것이다. 결국 두 매체는 포털에서 퇴출됐다. 그럼에도 이 대표는 제4기 제평위 위원으로 또다시 위촉됐다. 이런 지경이니 어떻게 제평위의 공정성을 믿을 수 있겠나.
정치권에서도 제평위의 문제점을 꾸준하게 지적했다. 민주당 김영춘 의원과 한국당 김세연 의원은 지난 4월 국회 토론회에서 이 같은 행태를 강하게 질타한 바 있다. 이번 국감에서도 정부가 나서 제평위 구성이 적정한지, 개입 필요성은 없는지 살펴보라는 요구가 나왔다.
4기 제평위는 출범 당시 제휴 평가의 투명성 강화를 핵심 과제로 정했다. 자신은 감추고 어떻게 투명성을 강화한다는 건지. 소도 웃을 일이다. 제평위 뒤에 숨은 네이버 역시 달라져야 한다. 제평위의 폐지부터 대대적인 쇄신까지 공정성과 신뢰성을 회복할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더불어 지역언론매체의 네이버 입점을 하루빨리 늘려야 한다. 지방분권화 시대에 지역 여론이 배제되고 수도권의 여론이 전국에 그대로 적용되는 일이 더는 없어야 한다.
디지털미디어국장 do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