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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미동맹을 재선 도구 삼는 트럼프 /허만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10-03 19:45:42
  •  |   본지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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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은 지난 8월 초 한미훈련을 시작하면서 동맹이란 단어를 뺐다. 그러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가치를 평가절하는 레토릭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축소된 한미훈련에 대해 “터무니없이 비싸다” “마음에 든 적이 없다” 등 노골적 언사까지 더해 가며 한미동맹을 깎아 내렸다. “김정은이 미사일 발사에 대해 작은 사과를 했다”고 하면서 “머지 않아 볼 수 있기를 원한다”고도 했다. 이 같은 일련의 언사를 볼 때 과연 그가 한미동맹이란 억지력을 통해 비핵화를 이룩하고 평화를 지원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만일 이러한 의지 없다면 한반도의 어두운 미래가 우리를 기다릴 것이고, 의지가 있는데도 이런다면 전술적 오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잘못된 전술적 판단에서 오는 결과는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을 넘어 세계평화를 흔드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트럼프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어떠한 비난도 하지 않은 채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두둔했다. 이러한 괴상한 레토릭을 들을 때마다 미국이 우리의 동맹국인지 북한의 동맹국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진다.

지난달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이 미국 본토를 위협하지 않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뜻인지,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이니 여유를 주자는 뜻인지, 미사일 현대화를 돕자는 의미인지, 김정은의 비위를 거슬리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한 말인지 헷갈린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그러한 애매모호한 래토릭을 함으로써 북한이 ‘최종적이고 완전하며 검증된 폐기(FFVD)’ 방식으로 비핵화에 응할 것으로 생각한다면 트럼프를 유화론자라 할 수 있다. 워싱턴 소재 국제전략연구소(CSIS)와 헤리티지연구소(Heritage Foundation)를 비롯한 미국 내 보수싱크탱크들이 그를 불신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잘 봐주어서 전술적 후퇴를 통해 김 위원장 마음을 사려고 하는 것이라면 북한의 기본전략과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는 미국의 2류급 지도자로 볼 수밖에 없다.

김 위원장의 의도는 궁극적으로 핵무장국으로 인정받이 미국과 전반적 군축의 대열에 끼고 싶다는 욕망의 실현이다. 트럼프와 문재인, 양국 대통령은 모호한 태도를 취할 것이 아니라 한미동맹의 가치를 더욱 높여서 알맹이 있는 한미동맹훈련을 실시했어야 했다. 만일 껍데기뿐인 훈련을 지속한다면 궁극적으로 한미연합사의 필요성이 사라지면서 한미동맹의 지위가 변경되거나, 해체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에 대해 한국이 특별한 대책을 강구하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다. 국방부는 미시일 도발이 ‘9·19 군사협정’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24일 신형 대구경방사포로 보이는 미사일을 발사했는데도 한·미·일 공조체제는 보이지 않았다. 남방 삼각연합체제는 실질적으로 무너진 상황이다. 이러한 변화된 안보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전략으로 한미동맹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면서 비핵화를 실현할 수 있을지 불안한 심경이다.

중국은 여전히 미군의 한국 내 사드(THAAD) 배치를 경고하는 한편으로 북중 동맹 강도를 어느 때보다 견고하게 다지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이 지속적으로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상황에서 트럼프식 유화정책이나 문재인식 평화공세만으로 비핵화에 접근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견고한 한미동맹의 유지를 통한 압박만이 비핵화를 견인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동맹을 자신의 개인 소유물처럼 거래의 대상 정도로 다룬다면 그것은 절대적 실수를 범하는 것이다. 두 나라 지도자는 한국과 미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두 지역의 평화 안전 번영을 이뤄낼 핵심세력으로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양국은 지소미아를 복원하고 한·미·일 안보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한다. 그것은 결국 세계평화에 기여할 것이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김일성의 남침 역사를 비롯한 근현대사를 들여다보면 실용적 교훈을 얻을 것이다. 이를 망각한다면 미국은 세계적 영향력을 상실할 수 있으며, 한미동맹은 건전하게 지속되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트럼프는 한미동맹을 재선을 위한 도구로 바칠 것인가.

부산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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