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힐링의 악기 ‘깡깡이’ 해금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9-17 19:36:59
  •  |  본지 2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추석 연휴가 지나갔다. 부모가 자식을 찾는 ‘역귀성’을 비롯하여 차례를 간소화하거나 생략하고 연휴 동안 해외로 떠나는 ‘추캉스’, 혼자 추석을 보내는 ‘혼추족’ 등 명절 풍속도 역시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필자의 어린 시절만 생각해보아도 명절이면 온 가족 친지가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았고, 부산의 대표 전통시장인 자갈치시장과 부전시장은 제사장을 보기 위해 몰려든 시민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지금은 핵가족과 1인가구의 증가에 따른 합리적인 가치관의 변화로 예전과 비교할 때 많은 절차가 간소화했다.
해금 연주 모습. 국립국악원 제공
전통악기 가운데 북적거리는 장터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던 악기가 있었다. 유랑 예인이나 풍각쟁이들이 새가 우는 소리, 쥐나 벌레가 내는 소리 등으로 익살스러운 상황을 묘사하는 효과음을 낼 때 쓰던, ‘깡깡이’ 또는 ‘깽깽이’로 불리던 해금(奚琴)이 바로 그것이다. 느리고 점잖은 저음을 선호했던 조선 시대의 정서와는 사뭇 대조되는 해금의 음색 때문에 민간에서는 깡깡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된다.

해금은 6세기 무렵 중국의 소수민족인 해(奚)족의 악기로 고려 시대에 우리나라로 전해진 이후 향악화(鄕樂化)되어 조선 시대에 이르러 궁중음악, 행악을 비롯하여 민속음악에서 무속음악까지 합주에서는 빠지지 않는 약방의 감초와 같은 악기였다. 해금은 두 줄 사이를 활대로 문질러 소리를 내는 찰현악기다. 하지만 활대로 줄을 마찰시켜 내는 소리가 공명통 한쪽을 얇은 오동나무 판을 막은 울림통을 통해 지속음을 내는 까닭에 전통적으로 관악기로 구분되고 관악합주에 편성되는 특징을 지닌다.
20세기 초기까지 해금은 합주에서는 필수로 편성되는 중요한 악기였지만 독주 악기로서는 유랑 예인의 효과음을 내는 용도에 그쳤다. 하지만 1960년대 전통가락인 시나위 선율을 바탕으로 짜인 해금산조가 만들어지고 여기에 연주 기량과 예술성의 발전도 곁들여지면서 해금은 독주곡으로서 민속악의 주요 레퍼토리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이후 해금을 위한 다양한 창작곡이 작곡됨에 따라 해금의 연주 기법이 발달하게 되고, 대중성을 가미한 많은 음반이 발표되면서 해금만의 음색과 매력으로 21세기 시대감성을 가장 잘 반영하는 악기로 대중에게 각광받게 되었다.

서구 문화의 유입과 빠르고 바쁜 삶의 패턴은 우리의 음악 문화도 바꾸어 놓았다. 저음 지향의 음악은 점점 고음 지향의 음악으로 바뀌었고, 느리고 느긋했던 음악은 가사를 알아듣기 힘들 정도의 속사포 랩처럼 빨라졌다. 빨리 흘러가는 우리 삶의 모습처럼…. 그래서 명주실 두 줄을 움켜잡은 손가락의 장력으로 만들어내는 해금의 소리는 더는 장터의 깡깡이 소리가 아닌, 각박하고 바쁘게 움직이는 현대인의 삶을 어루만지는 힐링의 소리가 되었다. 소리연구회 소리 숲 대표·음악박사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논어 속 ‘사람됨’을 말하다
  2. 2경남정보대학교 ‘2019 글로벌 연수 프로그램 성과보고회’
  3. 3[국제칼럼] 균형발전은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다 /염창현
  4. 4대한제강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성금 1억 전달
  5. 5부산 사하구, 온누비 휠체어 버스 전달식
  6. 6부산진을·기장·창원진해, 총선서 살얼음 승부 예고
  7. 7[과학에세이] ‘스타트렉’이 꿈꾼 미래기술 /이태억
  8. 8마리나업 등록·변경 수수료 폐지…해양관광 활성화 기대
  9. 9‘라임’사태 피해 규모 2조 추산…금융사기 의혹
  10. 10‘드르렁 컥’ 밤새 몸 변화로 수면장애 원인 추적
  1. 1안철수 정계복귀…여야 각당 촉각
  2. 2추미애, 검찰 간부들 질타 “상갓집 추태 개탄스럽다”
  3. 3조경태 "애가 탄다던 문 대통령 영화 관람"
  4. 4유재수 감찰 무마에 친문 실세 총동원
  5. 5文 대통령, 조국 전 장관 정책보좌관 출신 김미경 변호사를 균형인사비서관에 임명
  6. 6불교계 설 선물로 '육포' 보낸 한국당…긴급 회수 소동
  7. 7미 국무부, 해리스 대사 거친 발언에도 "전적으로 신뢰한다"
  8. 8윤창중 “대구 동구 을 출마 … 박근혜 전 대통령 대신해 국민 심판 받겠다”
  9. 9이탄희 “유해용 무죄 판결 화났다 … 보고 싶지 않았던 상황들”
  10. 10文 대통령, 정 총리와 첫 주례회동서 규제혁신 방안 집중 논의
  1. 1‘라임’사태 피해 규모 2조 추산…금융사기 의혹
  2. 2마리나업 등록·변경 수수료 폐지…해양관광 활성화 기대
  3. 3신항 서컨부두 운영사에 부산항터미널 사실상 낙점
  4. 4예금·대출에 이자까지, 금융거래 내역 한눈에
  5. 5“중국 남획 손 놓고 대형트롤만 단속” 어민 반발
  6. 6금융·증시 동향
  7. 7모든 국제여객선 대상 ‘손상제어훈련’ 의무화
  8. 8설 연휴 만기 대출 자동 연장
  9. 9주가지수- 2020년 1월 20일
  10. 10
  1. 1사실상 서울 지하철 파업 예고, 설 연휴엔 어떻게?
  2. 2검찰, 고유정에 사형 구형 “부검결과가 스모킹 건”
  3. 3'우한 폐렴' 확진자 국내 발생…위기경보 '주의'로 상향
  4. 4설 연휴 거가대로 등 경남 민자도로 3곳 무료 통행
  5. 5 국내서 ‘우한 폐렴’ 첫 확진 … 우한 다녀온 중국인 여성
  6. 6심재철 검사 ‘조국 불기소’ 의견 내…“당신이 검사냐” 항의
  7. 7고유정 오늘(20일) 1심 결심 공판 … “계획적 범행” VS “우발적 살인”
  8. 8해수욕장 시설 업체로부터 뇌물 받은 구청 공무원 구속
  9. 9이국종 사의 표명…기로에 선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10. 10지자체-지방대 '지방 살리기' 나선다…올해 3곳 선정 1000억 투입
  1. 1AFC 챔피언십 4강 대진 확정, 한국 호주와 결승 진출 다툰다…한국vs호주, 우즈벡vs사우디
  2. 2박인비, LPGA 시즌 개막전 연장 끝 준우승…통산 20승 다음 대회로 미뤄
  3. 3리버풀, 맨유에 전반전 1-0 리드…VAR로 추가 득점은 취소
  4. 4리버풀, 홈에서 맨유 2-0 제압…22G 경기 무패행진, 맨시티와 16점 차로 벌려
  5. 5조현우 국가대표 골키퍼 울산 현대 이적
  6. 6박인비, 물에 빠진 20승의 꿈
  7. 7‘버디 7개’ 임성재, PGA 3번째 톱10
  8. 8한국 여자 테니스 12년 만에 메이저 본선 한나래, 첫 문턱서 좌절
  9. 9리버풀, 라이벌 맨유 2-0 완파…‘무패 우승’ 기록 세울까
  10. 10미국프로풋볼 샌프란시스코, 캔자스시티와 슈퍼볼 격돌
한국전쟁 70년…분단인 통일인
서독사람 동독사람
PK 관전포인트
경남·울산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도시 규제의 경제학
부산의 원도심, ‘문화도시’와 어울리지 않는가
기고 [전체보기]
부산 발전, 이제는 사회적 가치다 /정현우
부산은 ‘계단’이다 /송종홍
기자수첩 [전체보기]
경찰 개혁, 법의 기본 아래 둬야 /이승륜
보안검색 직원의 빈자리 /임동우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영화 진흥은 영화관서 시작된다
‘소프트 에듀케이션’ 대안 교육은 꿈일까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시립’과 ‘국립’의 앙상블
전통음악, 해설이 필요해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시대정신 檢개혁 누가 저항하나 /송진영
부산과 스웨덴 사람들 /정옥재
도청도설 [전체보기]
육포 소동
생태계 교란 식물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상월선원의 천막결사
내심(內心)의 소리 듣는 시간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내겐 넘버원 대동할매국수
서산 우럭젓국 맛집 찾기 힘든 이유
사설 [전체보기]
1000억 영화기금 무산, 또 보여주기식 정책이었나
감천항 안벽 수심 논란, 피해 없도록 정확한 재측정을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인구 절벽 시대, 복지 대타협 급하다
지속 가능한 노인 돌봄, 지역사회도 나서라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한일 ‘투 트랙 외교’ 올해는 회복해야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모두가 받고 싶은 성탄 선물
위대한 예술가, 젠틸레스키
이홍 칼럼 [전체보기]
한국 경제, 희망의 빛도 보인다
기생충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등 떠밀린 보수 통합 성공할까
송구영신, 부산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핀란드의 찬가 ‘핀란디아’
겨울나무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과 욕망
와인과 기다림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겸재 정선 ‘수박 서리하는 쥐’
격렬한 파도에 조선 정신을 담다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 유콘서트
  • 청소년 남극 체험 선발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