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장재건 칼럼] 동력 잃은 검찰개혁

한 달이나 끈 조국 사태, 청와대·검찰 전면전 비화

검찰개혁 중요하다지만 조 장관 체제 아래에서는 명분 약화 실익도 불투명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한 달 전 이 칼럼에선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부 장관 후보 지명 문제를 다뤘다. 민정수석으로서 법무부 장관에 직행하는 게 과연 적절한가 여부와 향후 전망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 물론 야당 반대가 컸던 만큼 청와대·여당과 야당의 한판 전쟁이 불가피하리라는 예상도 빠지지 않았다. 그러면서 ‘조 후보자가 큰 흠결이 드러나 사퇴하지 않는 다음에야 반대를 무릅쓰고 임명할 공산이 크다’고 썼다. 야당 반대야 당연한 것이고, 그간의 청문회 관행을 봐서 청문보고서 채택이 없더라도 임명을 강행하리라는 건 상식 수준이어서다.

그로부터 한 달 뒤, 예상은 틀림이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조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에 임명했다. 큰 얼개만 보면 예상됐던 바이니,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그렇지만 지난 한 달간 무슨 일이 있었나. 한판 전쟁을 치를 것으로 짐작은 했지만 예사 전쟁이 아니었다. 정치권의 전쟁이야 둘째 치고, 온 나라가 갈라져 싸움판을 벌였다. 누구도 내다보지 못한 반전이 아닐 수 없다. 청문회를 앞두고 드러난 그와 주변의 의혹이 앞선 칼럼에서 언급한 ‘큰 흠결’인지 여부는 여전히 격렬하게 논쟁 중이다. 분명한 것은 이를 보는 시각에 따라 나라가 두 조각 났다는 점뿐이다.

맹탕 청문회가 끝나면서 제기된 의혹이 ‘큰 흠결’인지 아닌지 가리는 일은 이제 검찰로 넘어갔다. 동시에 진영 간 싸움은 청와대·여당과 검찰의 전면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청문회도 열리지 않았는데 검찰은 조 장관과 주변에 대해 전격 수사에 들어갔다. 화들짝 놀란 청와대와 여당은 검찰을 향해 ‘내란음모 수사’ 등의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 여기에 더해 청문회 종료 직전 검찰은 그의 부인을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하는 초강수를 뒀다. 자신의 명운을 건 청와대와 검찰의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사태가 증폭을 거듭하며 이 지경까지 온 것은 당연히 조 장관에게 제기된 의혹이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다. 물론 그 중에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고 도덕적 비난을 받을 사안이 상당수이긴 하다.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과도하게 의혹이 부풀려진 측면도 적지 않다. 조 장관 스스로 도덕적인 부분에 대해 사과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청문회 직전 불거진 동양대 총장상 위조 의혹 등 일부는 범법의 소지가 없지 않다. 검찰이 조 장관 부인을 전격 기소한 것도 혐의의 공소시효가 당일 만료되기 때문일 수 있다.
이런 검찰의 수사가 청와대와 여당에 과도한 정치 개입으로 비치는 게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검찰 입장에서 보자면 어떤 행보를 보여도 정치적이라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는 딜레마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청문회도 열리지 않았는데 수사에 착수한 게 무리수 아니냐고 지적하지만, 미적거리고 있으면 정권 눈치보기라는 말이 당연히 나온다. 결국 청문회 여부와는 상관 없이 원칙에 따라 수사에 들어갔고, 검찰에 돌아온 것은 정치 개입이란 비판이었다. 무엇보다 청와대가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 당시 살아 있는 권력에도 엄정하라고 요구까지 하지 않았나.

이 때문에 검찰 수사를 두고 청와대와 여당이 과민반응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대대적인 수사 규모나 시기 등과 관련해 정치 개입 소지가 있다 해도, 검찰이 이런저런 눈치를 보지 않고 원칙적인 수사를 벌이는 게 오히려 정치적 중립에 가깝게 보이기 때문이다. 청와대로선 검찰개혁의 적임자로 믿던 윤 검찰총장에게 배신당했다는 울분이 있을지는 모른다. 이러다간 검찰개혁마저 물 건너 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도 없지 않겠다. 그렇다고 해도 야당 반발을 무릅쓰고 총장을 임명했던 검찰에 비난을 쏟아붓는 것은 명분이 약하다.

아무튼 문 대통령은 검찰에 모든 운명이 걸린 조 장관의 임명을 밀어붙였다. 검찰의 의도가 뭐든, 조 장관이 여전히 검찰개혁의 적임자라고 보기 때문일 터이다. 더구나 이번 대대적 수사를 검찰의 조직적 반항 움직임으로 판단했다면 더더욱 그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명분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지난 한 달간 사태를 거치면서 검찰개혁의 동력이 상당 부분 상실됐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조 장관이나 가족의 범죄 혐의가 드러난다면 사퇴 요구가 거세지겠지만, 그렇지 않다 해도 도덕적으로 치명타를 입은 장관의 개혁이 제대로 진행되기는 어렵다.

문 대통령으로선 ‘큰 흠결’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조 장관 명예를 위해서도 임명을 강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거기까진 이해한다 해도, 임명 이후는 또 다르다. 검찰개혁이 절실할수록 명분이 중요하다. 조 장관이 아니면 검찰개혁을 이루기 힘들다는 것은 또 다른 아집이다. 자칫하다간 조 장관의 ‘큰 흠결’이 문제가 아니라 이 정권에 ‘큰 흠결’이 될 수 있다. 지난한 싸움인 검찰개혁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논설실장 jjk@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펫 칼럼] 구포 개시장 폐업…생명존중 시대 첫발
  2. 2[신간 돋보기] 박람회 실무 전문 ‘가이드 북’
  3. 3뒷다리 마비…시간 정해 압박 배뇨·배변 해줘야
  4. 4신항 2-5부두 운영사로 통합법인 가닥
  5. 5조국 파면 부산시민연대 20일 서면서 첫 촛불집회
  6. 6법무부, 검찰국장·기조실장에 검사 배제…검찰은 조국 정조준
  7. 7가을태풍 또 온다…주말 한반도 접근
  8. 8[신간 돋보기] 정치권 과하거나 모자람 꼬집기
  9. 9BPA, 무역항 기능 상실한 다대부두 ‘친수공간 개발’ 본격화
  10. 10의장선거 앞두고 동료끼리 금품수수 전직 사상구의원 4명 2심서도 징역형
  1. 1나경원 AFP 기사 어떤 내용? 조국 법무부 장관 자녀 논란과 비교도…
  2. 2'라치몬트 산후조리원' 실검에 나경원 "대응가치 없다"
  3. 3하태경 직무정지 6개월…바른미래發 정계개편 나비효과 되나
  4. 4부산, 명실상부한 블록체인 특구로 자리매김하나
  5. 5문재인 대통령 국정지지율 ‘역대 최저’ 43.8%… 서울·30대 민심 잃어
  6. 6'2019년 EBS입시설명회' 부산 사상구에서 첫 개최
  7. 7연제형 교육 생태계 구성을 위한 정책공감 교육 개최
  8. 8조국 파면 부산시민연대 20일 서면서 첫 촛불집회
  9. 9법무부, 검찰국장·기조실장에 검사 배제…검찰은 조국 정조준
  10. 10연산8동, 한양류마디 병원에서 ‘찾아가는 생생정보 마당’ 운영
  1. 1신항 2-5부두 운영사로 통합법인 가닥
  2. 2BPA, 무역항 기능 상실한 다대부두 ‘친수공간 개발’ 본격화
  3. 3 연구개발을 성장 동력으로
  4. 4미국 연준 금리 또 내렸다…한은도 이르면 내달 인하 가능성
  5. 5지역 소상공업체 100곳 힘 모아 기장미역 넣은 ‘부산 라면’ 개발
  6. 6부산항, 글로벌 항만 협력 네트워크 추진
  7. 7OECD, 올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2.1%로 하향
  8. 8“부산 올해 김 채묘 가장 적절한 시기는 내달 초”
  9. 9천리안위성 2호 활용 해양 및 환경 감시, 전문가들 머리 맞대
  10. 10두산중공업, 세계 5번째 발전용 가스터빈 독자모델 개발 눈앞
  1. 1‘청주 처제살인 사건’ 이춘재, 범행 수법도 일치…“스타킹에 묶어”
  2. 2태풍 타파 이동경로, 한반도 관통하나…“주말 폭우 쏟아진다”
  3. 3이춘재, 부산교도소 생활 충격 증언 “1급 모범수…일반수용자라면 가석방 됐을 것”
  4. 417호 태풍 ‘타파’ 한국이나 일본으로 향해... 주말날씨 관심 몰려
  5. 5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검거에 유영철 발언 화제..."그렇지 않다면 살인 못 멈췄을 것"
  6. 617호 태풍 '타파' 한반도 지나나?...주말 남부지방에 폭우 예상
  7. 7화성연쇄살인사건·살인의 추억 범인 특정… “봉준호가 본 그 사람일까”
  8. 8제17호 태풍 '타파' 발생…일요일 대한해협 부근 지날 듯
  9. 9‘창원 용원동 뺑소니’ 외국인 운전자, 사고 당일 카자흐스탄 귀국
  10. 10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혐의 부인, 경찰 "신상 못 밝혀…"
  1. 1양준혁 “자연스러운 만남과 이별이었다”…성 스캔들 법적 대응 예고
  2. 2로이스터 감독 복귀 유력…롯데, 새 사령탑 후보 공개
  3. 3토트넘VS올림피아코스 예상 선발 라인업…손흥민 연속 골 터뜨릴까?
  4. 4양준혁, 성추문에 강경대응 예고..."내 발자취에 대한 모욕"
  5. 5강병규 양준혁 뿌리깊은 악연 재조명 “양불신님”
  6. 6사이영상, 류현진으로 기울어지나…셔저, 6⅔이닝 5실점 부진
  7. 7로이스터 10년 만에 컴백? 롯데, 감독 후보로 찍다
  8. 8손흥민의 시간은 단 20분…공격 포인트 불발
  9. 9또 난타당한 셔저…NL사이영상 혼전
  10. 10또 만리장성 못 넘고…남자탁구, 아시아선수권 단체 준우승
우리은행
지방분권으로 도시 살린다
대학이 가져온 ‘부’- 독일 하이델베르크
지방분권으로 도시 살린다
친환경에서 캔 ‘노다지’- 독일 프라이부르크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진정한 탈일본을 결단할 때
이기대·청사포가 눈앞서 사라진다면
기고 [전체보기]
수입식품 맞춤형 보관시스템 구축을 /박희옥
바이오산업을 국가주력산업으로 /이상희
기자수첩 [전체보기]
‘님비시설’ 된 행복주택 /김영록
부산시 지역대부터 챙겨라 /임동우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귀농 귀어 귀촌에도 균형발전 없는 나라
달에는 토끼가, 지구에는 청룡이 산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힐링의 악기 ‘깡깡이’ 해금
조선 시대 선비들의 음악문화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사라진 촛불, 다시 밝힌 촛불 /박태우
부산 미술계에 부는 새바람 /정홍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시국선언
‘푸른 눈’의 롯데 팬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가을과 다섯 수레의 책
조선시대 ‘북캉스’ 풍경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기장 멸치액젓과 스팸
포르투갈의 ‘치보르나 드 바깔라우’
사설 [전체보기]
경제 우려 전국 상의회장 목소리 정부는 새겨듣길
화성살인 용의자 색출, 여타 미제사건 해결 계기로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중앙정부와 지자체 복지 역할 재정립
‘건강보험 하나로’와 문재인 케어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패배한 청년의 초상
예쁘고 행복한 그림의 화가
이홍 칼럼 [전체보기]
감정적 대응은 일본을 웃게 만든다
일본은 실수했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동력 잃은 검찰개혁
지소미아, 쪼개진 국익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가을의 문턱에서…
더위 식혀주는 음악들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나를 변화시키는 와인
은은한 피노누아 같은 사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연객 허필의 ‘묘길상도’
김윤겸의 실경산수 ‘태종대’
  • 골든블루배 골프대회
  • 2019맘편한부산
  • 지역경제 살리기 정책 콘퍼런스
  • 기장캠핑페스티벌
  • 제21회부산마라톤대회
  • 엄홍길 대장 시민초청 강연회
  • 2019국제에너지산업전
  • 2019 ATC 부산 성공기원 시민대회
  • 2019아시아 트레일즈 컨퍼런스
  • 사하관관사진공모전
  • 유콘서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