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는 2009년 세계보건기구(WHO) 모델 국제안전도시 공인사업에 착수하여 2014년에 광역시 단위로는 세계 최초로 국제안전도시 공인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달 스웨덴의 국제공인센터로부터 5년 주기의 심사 결과 재공인을 받았다.
이에 부산시는 다음 달 1일 국내외 국제안전도시 유관 기관 및 단체와 시민들을 초청하여 부산의 우수한 성공사례를 공유하고, 2일에는 재공인 선포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선포식은 부산이 완전무결하게 안전한 도시라는 의미가 아니라, 시민의 안전을 위해 지난 10년 동안 지속적이고 능동적으로 다양한 시책을 마련해 추진했으며 앞으로도 지속할 것임을 대내외에 선포하고 약속하는 행사이다.
전 세계적으로 스웨덴, 미국, 호주, 일본 등 407개 도시가 국제안전도시 공인을 받아 약 1억 명의 인구가 국제안전도시 네트워크에서 살고 있고, 우리나라는 현재까지 19개의 도시가 인증을 받았다.
미국 중남부의 교통 허브 도시인 달라스(Dallas)에서 1991년 손상사망률이 전년도에 대비해 38%나 급격히 증가하자, 이듬해인 1992년 달라스시를 중심으로 100여 개의 안전관련 기관·단체가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국제안전도시 사업을 착수하였고, 1994년에는 달라스 손상예방센터(the Injury Prevention Center of Greater Dallas)를 개설하여 지금까지 이 센터를 중심으로 모범적인 국제안전도시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높은 자살률과 인구 고령화를 우리보다 먼저 겪었던 일본에도 15개 공인도시가 국제안전도시 사업을 하고 있는데, 필자가 국제안전도시공인센터의 심사위원의 자격으로 일본의 안전도시 시장들에게 사업추진 배경을 물어보면 공통적으로 “인구 감소와 고령화, 높은 자살률, 지진 등 예측 불허의 대규모 안전사고 등 취약한 안전 환경에서 시민들의 높은 안전 요구도를 시의 행정만으로 감당할 수 없었다”고 한다. 즉 WHO 모델 국제안전도시 사업은 시민 개개인이 스스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안전역량을 갖추기 위하여 민관 협업을 통한 시민주도형 안전문화 조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이 사업에 착수하였다는 것이다.
10년 전, 우리 부산이 국제안전도시 사업에 착수한 것도 일본의 도시들처럼 선진국형 안전 취약성을 예견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함이었다. 현재 부산의 노인인구 비율은 17.4%로 우리나라 평균인 14.7%를 초과하였고, 3년 후인 2022년에는 20.4%로 우리나라 광역시 최초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예정이다.
그 외에도 부산의 인구밀도는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지만 도심부의 산지 비율이 높아 실질 인구밀도는 평지에 조성된 런던 도심부 인구밀도의 4배에 달하고, 지형학적으로는 넓은 해안과 태풍의 길목에 위치하고 있다. 이러한 부산의 특성은 교통사고, 화재, 범죄, 자살, 자연재해 등 안전에 취약한 요인들을 안고 있다.
부산시는 10년 전부터 지역의 안전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한 키워드로 안전행정의 단기성과보다는 지속성 그리고 데이터 중심의 과학화에 방점을 두고 노력해 왔다. 이번 국제안전도시 재공인 심사과정에서 부산시의 이러한 선제적인 노력이 높게 평가받았고, 이러한 노력의 결실은 최근 객관적인 데이터로 입증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서 가장 최근에 발표한 지역안전지수의 ‘생활안전’ 부문에서 전국 8대 특별·광역시 중 유일하게 ‘1등급’을 받았고, 10년 전과 비교해 손상사망률이 인구 10만 명당 63명에서 50.5명으로 현격하게 감소되어 연 1300억 원의 경제손실액 절감 효과의 달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결실들이 지속적으로 쌓인다면 부산시 국제안전도시 사업은 우리 시의 비전인 ‘시민이 행복한 동북아 해양수도 부산’ 건설을 한 걸음 앞서 견인하는 동력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인제대 교수·부산시 국제안전도시연구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