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옴부즈맨 칼럼] 혼종문화의 시대에 들어서다 /정익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8-27 19:48:51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경계에 꽃이 핀다는 말이 있다. 경계를 두고 분리된 집단들이 각자의 고유성을 상호 교환하여 새로운 창조적 합의를 이룬다는 뜻이다. 일부 예술 분야뿐 아니라 문화 전반을 아우른다. 탈경계 즉 모든 문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것, 상호 텍스트성이 불가피하다. 너와 나, 이쪽과 저쪽을 분리하는 경계선 하지만 그 경계가 모호한 시대에 살고 있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 시 작업에 몰두하다 더러 머릿속이 어두워질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돌연변이’란 말을 떠올린다. 생물체에서 어버이의 계통에 없던 새로운 형질이 나타나 유전하는 현상. 유전자나 염색체의 구조에 변화가 생겨 발생한다. 물론 이는 사전적 의미이기도 하지만 훌륭한 시론(詩論, 예술론)이라 할 만하다. 계통에 없던 ‘새로운 형질’ 여기에 방점이 찍혀 있다. 가령 여기 관상용 일반 난초 몇 점이 있다고 하자. 난초를 감상한다. 그놈이 그놈이다. 상투적이다. 이 난초나 저 난초나 다를 바 없다. 색다른 종과의 접합이 필요하다. 한 번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다양한 시도 끝에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난초가 탄생한다.

튤립 피버(Tulip Fever, 2017)라는 영화를 보았다. 치명적인 사랑과 신분 상승에 대한 욕망을 그린 영화다. 아시아에 난초가 있다면 유럽엔 튤립이 있다. 네덜란드 꽃인 튤립의 원산지는 사실 터키라고 한다. 16세기 후반 유럽 전역으로 전파되었고, 독특한 모양(돌연변이)이 관심을 모으며 귀족이나 상인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했다. 순식간에 귀족의 상징이 된 튤립은 신분 상승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았고, 점점 가격이 치솟아 황소 천 마리를 팔아서 살 수 있는 튤립 구근이 겨우 40종 정도였다고 한다. 벼락부자가 될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진 사람이 늘면서 급기야는 투기의 대상이 되었다. ‘거품경제 현상’으로 불리는 튤립 광풍이란 용어가 생겼을 정도로 그 열기가 뜨거웠다. 영화에 등장하는 희귀 종은 백색 가운에 붉은 옷깃을 연상케 하는 튤립이었다. 따라서 단일 품종이나 단일 문화로는 새로운 것이 탄생할 수 없다. 당연히 새로운 것이 아름답고 새롭지 않은 것에는 미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돌연변이는 이것과 저것의 접목에 의해서 이전의 것과는 전혀 다른 존재로 태어난다.

혼종이란 말, 혼합 장르라는 말, 4차 산업혁명, 융합과 통섭이란 말까지 등장했다. 서로 다른 단어인 만큼 개념의 차이도 있을 줄 안다. 각각의 근본을 논하는 것보다 이들 개념 속에 공통적 요소만 발췌해 생각해 보았다.

이와 관련된 두 꼭지의 국제신문 칼럼을 살폈다. 먼저 ‘세상읽기’ 코너이다. ‘부산문화 2030 비전 선언적 의미 넘어서야’를 읽었다. ‘이제는 혼합 장르의 시대이다. 혼종 문화 속에도 기본이 되고, 기초가 되는 다양한 문화의 영역을 바탕으로 다양한 융합형 문화가 피어나도록 섬세하게 설계되어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비전과 전략을 짤 때는 가치 개념이 가장 중요하다. 무엇을 지역 문화의 근본가치로 삼아 부산 문화의 내일을 설계할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어야 한다’는 요지였다.

두 번째 칼럼은 ‘과학에세이’였다. ‘4차 산업혁명시대 기술과 인문학’이란 제목이다. 4차 산업혁명은 융합과 플랫폼의 시대이다. 자신의 업무, 자신의 직업·직군, 자신의 가치사슬만 보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상호 연결되어 있고 서로를 통해 최대한의 이익과 행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의미다. 유명 경제학자 피터 드러커는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아주 어렵다. 하지만 미래 예측의 첩경은 바로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고 전한다.

이른바 인문학적 사고와 종합적인 사고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나 스스로가 혼종이어야 한다. 그리고 자문해 본다. 타종의 이론이나 학설의 논점에 대해 이념적 편향주의를 드러내지 않고 경청할 수 있겠는가. 진지하고 자유로운 토론이 가능한가. 이기주의적 태도에서 발생되는 적개심을 없애고 상대의 문화를 수용할 수 있겠는가.

‘예술적 돌연변이’뿐만 아니라 모든 문화의 근간이 되는 ‘사상의 돌연변이’를 생각할 때이다.

시인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2. 2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3. 3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4. 4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5. 5동백전 캐시백 상향해 상권 온기…부산형 청년사다리 박차
  6. 6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7. 7골목길 외국어로만 채운 간판 15개…위법입니다
  8. 8성장이냐 쇠퇴냐…부산이란 도시 운명은 이것에 달렸다
  9. 9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10. 10김척수 구청장 후보자 수사 7개월째 표류
  1. 1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2. 2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3. 3김희정 의원 ‘대주주 회생동의 촉구’ 국제신문 농성장 찾아 응원
  4. 4“여야 협치로 市 조직개편·추경 성과…다음은 민생·PK 초광역”
  5. 5박형준, 퇴임 후 첫 공개 행보… 총선엔 “아직 생각 없다”
  6. 6부산시의회, 교통공사·시설공단 대표 후보 ‘부적격’ 의견
  7. 7‘빈총경계’ 前 1군단장, 국감장서 “대비태세 문제 없었다” 주장
  8. 8인천 해수욕장서 北유실지뢰 54일만에 또 발견.. "안전 유의"
  9. 9[속보] 진영승 합참의장 “MDL 지뢰 폭발 사건은 ‘도발’…北 정권 행위 강력 규탄”
  10. 10암살자(들)·北 지뢰 여야 충돌…JYP ‘K-팝 축제 특혜’ 반박(종합)
  1. 1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2. 2산은 회장 “통합 LCC 본사 부산행 결정 땐 적극 지원”
  3. 3부산 찾은 외국인 올 1~8월 343만 명 돌파…프랑스 관광객 작년보다 111%↑
  4. 4전재수 “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조속 통과…소급적용도 추진”
  5. 5[뉴스 분석] 수도권, 가덕신공항 또 트집…국책사업 발목 자성 촉구 목소리(종합)
  6. 6태웅, 1년 갈등 ‘봉합’…노사정 상생협약 체결
  7. 7부산항 오는 배 위치 실시간 확인
  8. 8지자체 ‘비상금’ 3년새 반토막…국고사업 매칭비는 23% 늘어(종합)
  9. 9[증시와이드] 실적 유지·턴어라운드 종목 선별 접근을
  10. 10“AI 해킹범은 中 광둥성 26세” 글로벌보안기업 보고서 추정(종합)
  1. 1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2. 2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3. 3동백전 캐시백 상향해 상권 온기…부산형 청년사다리 박차
  4. 4골목길 외국어로만 채운 간판 15개…위법입니다
  5. 5김척수 구청장 후보자 수사 7개월째 표류
  6. 6특혜 논란에도…엘시티 투자이민제 13년 실적 고작 2건
  7. 7“크루즈 관광객 동선, 부산항서 이바구길까지 넓힐 것”
  8. 8박완수, 우주항공·SMR 기반 메가 특구 공들여
  9. 9부산 동백중 교사와 학생 “우리는 와플처럼 달콤한 사이”
  10. 10[한 손 뉴스] 市 굿즈 플랫폼 ‘부산꾸’…디지털 스티커 받으세요
  1. 1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2. 2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3. 3막 오른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최예본·한아름 공동 선두
  4. 4“핸드볼 8년 만의 아시안게임 金…맏언니로서 기뻐”
  5. 5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6. 6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7. 7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8. 8롯데, KIA에 4-12 패…8회 7실점 ‘와르르’
  9. 9롯데, 6위 탈환 사활…3위 싸움 변수로
  10. 10조코비치, 올 첫 우승 눈앞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국제칼럼 [전체보기]
누구도 법 앞에 국민보다 ‘더 평등’할 수 없다
배지의 실력행사
기고 [전체보기]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배우 한선화
유튜브 쇼츠 정치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삼전 영업익 107조 시대…미래기금 지방우대 필요하다
‘부캉이 열풍’이 던진 부산관광 활성화의 과제
세상읽기 [전체보기]
빚을 물려받는 사회
부자(富者)가 되고 싶다면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무(武)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