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사용후핵연료 정책 수립에 원전이 있는 광역지자체의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부산 울산 전남 등 3개 지자체는 이런 내용의 공동 건의서를 정부에 전달했다.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가 원전 주변 주민의 의견 수렴을 위한 지역실행기구 구성을 광역이 아닌 원전 소재 기초지자체에 위임한 데 따른 반발이다. 부산은 기장군, 울산은 울주군, 전남은 영광군이 주관하게 되는데 원전 위험의 특성을 무시한 결정이라는 게 광역지자체의 주장이다.
문재인 정부가 2016년 마련된 고준위방폐물 관리 기본계획안을 백지화하고 재검토위를 구성한 이유 중 하나는 당시 계획안이 지역 의견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재검토위 활동 개시 전 6개월간 운영된 준비단도 주민 의견 수렴을 중요한 건의사항으로 제시했다. 이 중엔 의견 수렴 범위도 포함돼 있다. 관련법은 원전 반경 5㎞ 이내로 규정하지만 재검토위는 이를 방사선비상계획구역(반경 20~30㎞)으로 확대하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역실행기구 구성을 소재지 기초지자체에 맡긴 것은 준비단의 건의조차 무시했다는 뜻이다.
재검토위는 출범 당시부터 논란이 많았다. 원전 소재지는 사용후핵연료 처리와 관련된 핵심 당사자인데도 중립적 위원회 구성을 명분으로 지역 주민이나 시민단체는 참여시키지 않았다. 재검토위는 사용후핵연료의 처리방식, 중간저장 및 영구처분시설 건설, 임시저장시설 문제 등을 결정하게 되는데 논의 내용도 베일에 싸여 있다. 말이 사용후핵연료지 위험한 방사성폐기물의 처리방식을 논의하는 기구인 만큼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나 이대로라면 지역 주민이나 관할 지자체가 정책 결정 과정에서 완전히 배제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부산 울산 전남에서는 원전 12기가 운영되고 있다. 재난이 발생하면 문제가 발전소 소재지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은 재검토위 참여 전문가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원전 소재지는 물론 주변 지역의 여론까지 감안한 정책 수립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그래야 재검토위의 결정에 대한 설득과 승복도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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