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간 어업협정이 장기간 타결되지 않으면서 부산 어업계의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니 안타깝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은 2016년 일본이 우리 어선의 불법 조업을 트집잡아 협정을 결렬시킨 뒤 지금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까닭이다. 배타적경제수역(EEZ)이 겹치는 두 나라는 1999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어기에 맞춰 어획량과 조업 조건 등을 정하는 협상을 벌여왔다. 하지만 협정이 무산된 2016년 이후부터 우리 어선은 어종이 풍부한 일본 EEZ에서 3년 가까이 조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 우려되는 것은 올해에는 한국과 일본의 접촉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두 나라 간 실무협상은 2016년 6번을 시작으로 2017년 4번, 지난해 6번이 열렸다. 결실은 보지 못했지만 적어도 교착상태를 해결하려는 노력만은 지속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2019년에는 관련 회의가 단 한 번도 개최되지 않았다. 게다가 최근 일본이 한국에 대해 경제보복을 시작함에 따라 앞으로 회의가 열릴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
어업협정이 타결되지 않으면 어획고가 일본보다 10배가량 많은 우리가 불리하다. 2015년 1월~2016년 6월 한국 어선은 일본 EEZ에서 3만7735t의 실적을 올린 반면 일본 어선은 우리 EEZ에서 3927t의 어류를 잡았다. 따라서 일본 EEZ로의 진입이 계속 허용되지 않으면 우리 어민들의 어려움은 한층 늘어날 수밖에 없다. 부산시가 일본 EEZ 내 어획고를 바탕으로 추산한 결과, 지역 어업계는 2016년 7월부터 올 6월까지 959억 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우리 어업이 처한 이런 현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협상 재개 등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반도체 등 일본 경제 보복의 핵심 피해 분야에만 신경을 쓰다가 어업을 등한시하는 결과를 초래해서는 절대 안 된다. 일본도 편협한 사고를 버리고 다시 협상장으로 나와야 마땅하다. 바다 자원은 공산품과 달리 공동 이용과 관리가 얼마든지 가능하다. 다툴 것은 다투더라도 상호 이익을 위해서는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는 것이 두 나라 모두가 사는 길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