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오랫동안 삶의 즐거움이었던 것 중 하나를 잃었다. 애청하던 EBS TV 프로그램 ‘극한직업’을 봐도 별다른 감흥이 일지 않는 탓이다. 이 즐거움이 사라지게 된 건 낙동강 수상구조대의 삶을 잠시나마 엿보면서부터이다.
수상구조대는 부산 시민이 낙동강에 빠져 생사의 기로에 놓였을 때 가장 먼저 출동해 물속으로 뛰어든다. 누군가 낙동강에서 종적을 감추었을 때 수상구조대는 사라진 이를 찾을 때까지 며칠이고 물속에서 시간을 보낸다.
으레 소방대원이라면 누구나 하는 일을 ‘극한직업’으로 표현하느냐고 되물을 수 있지만, 수상구조대를 둘러싼 환경이 그들을 극한직업으로 내몬다.
무더위는 반갑지 않지만 잠시나마 숨을 돌릴 수 있는 휴가가 있어 여름이 기다려진다. 하지만 수상구조대는 예외다. 5월부터 9월 중순까지 3개 팀 중 하나가 해수욕장 지원을 나가 24시간 2교대 근무가 시작된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이 본격화했지만, 수상구조대에겐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변변한 사무실이 없는 것 또한 근무 환경을 열악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현재 수상구조대는 낙동강 관리본부 건물 한편에서 ‘셋방살이’를 하고 있다. 14명의 대원이 사용하기엔 부족할 뿐더러 구조 활동에 필요한 각종 장비를 놓고 나면 발 디딜 틈조차 없다.
협소한 사무실은 또 다른 심각한 문제를 낳는다. 서울은 구조 보트가 계류 중인 선착장 옆에 수상구조대 사무실이 있어 출동 지령이 내려오면 곧바로 강으로 출발한다. 하지만 부산은 선착장까지 차량으로 5분가량 이동해야 한다. 수상구조대는 이 시간을 줄여보려 애를 쓰지만, 아무리 빨리 달려도 익수자를 구할 골든 타임을 지키기는 어렵다. 이로 인한 시민 비난을 맞는 것도 구조대의 몫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여름철이면 낙동강을 뒤덮는 녹조를 헤치고 물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물에 들어갔다 나오면 온몸에 두드러기가 생기지만 태연한 척 넘겨야 한다.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다리와 고속도로 밑의 물속에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 산재해 생명을 위협해도 잠수를 피할 수 없다. 오거돈 시장에게 수상구조대를 둘러싼 열악한 환경을 어찌 생각하는지, 그들의 희생은 당연한 것인지 묻고 싶다. 그들이 어떤 삶을 사는지 눈으로 보고 함께 체험해보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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