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을 막기 위한 개정 근로기준법이 지난달 16일 시행 이후 한 달을 맞았다. 그러나 처벌 조항이 만들어졌음에도 효과는 여전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법 적용 이후 한 달간 접수된 괴롭힘 진정은 전국적으로 379건이었다. 근무일 기준 하루 평균 16.5건에 이른다. 잘못된 관행이 한 번 뿌리를 내리면 이를 완전히 척결하기까지 얼마나 힘든지 미루어 짐작이 된다.
부산도 예외는 아니다. 부산고용노동청에는 직장 내에서 부당한 괴롭힘을 당했다는 신고가 44건이나 들어왔다. 유형별로는 ‘상사의 괴롭힘’이 35건으로 가장 많았고 고용주가 직원을 못살게 하는 사례도 7건이나 됐다. 구체적으로는 폭언(12건), 부당인사조치(11건), 일방적 강요(7건) 등의 순이었다. 업무 실수를 이유로 상사가 직원을 꼬집고 날카로운 물체로 상처를 내거나 부하직원에게 술자리 마련을 요구하는 일도 있었다니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개정 근로기준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데는 법의 허점이 많아서다. 처벌보다는 개별 사업장의 자율적 예방조치 체계 마련에 중점을 두다 보니 한계가 뚜렷하다. 피해 발생 때 1차 조사권한이 사용자에 있는 까닭에 진상규명이 제대로 될 가능성 역시 희박하다. 게다가 사용자가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도 이에 대한 처벌규정은 없다. 노동청의 직접 개입도 신고로 인해 피해자가 불이익을 당했을 때로만 규정돼 실효성이 부족한 실정이다. 약자 신분인 근로자로서는 괜히 ‘긁어서 부스럼을 낼 일’은 피하는 것이 상책일 수밖에 없다.
정부는 한 달간의 개정 근로기준법 성과를 토대로 제도의 부실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마땅하다. 필요하다면 처벌수위도 높여야 한다. 노동부 역시 상시 관리·감독 체제 구축으로 사고 발생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급선무다. 법이 있음에도 솜방망이 처벌로 직장 근로자가 계속해서 괴롭힘을 당한다면 애초 시행을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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