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2일 경남 창녕군 우포늪에서는 따오기 40마리가 하늘로 날아 올랐다. 지켜보던 이들은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따오기는 1979년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에서 마지막으로 관찰된 후 이 땅에서 사라졌던 조류. 우리나라는 중국에서 기증한 따오기를 바탕으로 10여 년간 복원에 매달렸다. 40년 만에 재연된 이 새들의 비상은 당연히 한반도 생태계를 튼튼하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했다.
현재 정부는 도시화와 산업화로 인한 서식지 파괴로 종적을 감춘 생물들의 복원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성과는 제법 쏠쏠하다. 반달가슴곰과 황새 등은 수십 마리가 이미 방사됐다. 여우는 소백산 여우생태관찰원에서 복원이 한창 진행 중이다. 멸종 또는 절멸 위기종 복원은 덩치 큰 동물에만 한정되는 게 아니다. 쇠똥구리나 장수하늘소, 물장군 등과 같은 곤충도 대상이다.
지난 12일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쇠똥구리 복원 작업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는 몽골에서 이 곤충 200마리를 데리고 왔다. 국립생태원 산하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앞으로 증식 기술 개발을 통해 개체 수를 늘린 뒤 알맞은 서식지가 나타나면 자연으로 되돌려 보낼 계획이다.
몸길이가 16㎜ 안팎인 쇠똥구리는 소나 말의 똥을 경단처럼 둥글게 만 뒤 그 속에 알을 낳는 특성이 있어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한반도 전역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후에는 개체 수가 급감했다. 1971년 이래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발견된 기록조차 없다. 이런 까닭에 세계자연보존연맹은 이 곤충을 ‘지역 절멸종’으로 규정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쇠똥구리가 멸종 위기에 처한 원인을 소 사육 환경변화에서 찾는다. 소 사육지가 축사 위주로 바뀌어 쇠똥구리의 접근이 어려워진 데다 항생제가 들어간 사료를 먹은 소 배설물 또한 곤충의 생존에 큰 위험요소가 됐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개체 수 감소로 복원용 표본 확보가 어려워지자 2017년에는 살아 있는 쇠똥구리 50마리를 구해오면 마리당 100만 원을 주겠다는 공고문을 내기도 했다.
그까짓 곤충을 복원해 무엇하느냐는 의문이 나올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소와 말의 배설물을 분해해 땅을 비옥하게 해주는 쇠똥구리는 생태계에 꼭 필요한 생물이라는 답을 내놓는다. 하긴 지구상 만물은 다 나름의 존재 이유를 갖고 있다. 어디에선가는 반드시 생태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겉으로 하찮아 보이는 쇠똥구리마저도.
염창현 논설위원 haore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