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2일 백색국가(수출 절차 우대국) 명단에서 일본을 제외하는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을 발표했다. 지난 7일 일본이 자국의 백색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한 데 대한 맞대응이다. 지난 8일 경제장관회의에서 개정안을 발표하려다 일본이 수출 규제 적용 품목의 대한국 수출을 1건 허용하는 것을 보고 보류했으나, 경제 보복 자체를 중단하진 않는 등 전반적인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고 판단해 이 같은 조치를 단행한 것이다. 이로써 한일 경제전쟁이 가시화됐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정당하다. 한국이 일본보다 비전략물자에 대한 수출 통제 제도인 ‘캐치올 규제’를 더 엄격하게 운용하고 있는데도 “한국의 재래식 무기 관련 캐치올 규제가 불충분하다”며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배제했기 때문이다.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가 발간한 ‘2019 위험유포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 200개국 중 전략물자 관리 능력이 17위인 반면 일본은 36위에 그쳤다. 2017년 한국의 순위가 32위(일본 29위)였으니 전략물자 관리 수준이 많이 향상된 셈이다. 전략물자 통제에 관한 유엔 패널 보고서에도 일본은 33가지의 위반사항이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대한국 수출 규제의 부당성을 입증하는 증거들이다.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은 20일간의 의견 수렴과 규제 심사,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다음 달 중에 시행될 예정이다. 개정안은 백색국가인 ‘가’ 지역을 ‘가의1’과 ‘가의2’ 지역으로 세분화했는데, 일본이 가의2로 분류됐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가의2 국가는 수출심사 기간이 종전 5일에서 15일로 늘어나는 등 기준이 엄격해지나, 90일 이내로 설정한 일본보다는 훨씬 짧은 편이다.
정부는 일본의 부당한 행위에 대해 상응조치를 취하되 외교적 해결 노력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일제 강제징용이란 문제의 본질은 외교로 푸는 게 순리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의견 수렴 기간 중 일본 정부가 협의를 요청하면 언제, 어디서건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건 잘한 일이다. 일본도 사태를 더 악화시키지 말고 협의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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