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인사청문회 정국이 심상치않다. 짙은 먹구름 속에 ‘폭풍 전야’와도 같은 분위기여서다. 문재인 대통령의 8·9 개각을 놓고 여야 진영이 극명하게 엇갈린 입장을 보이며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의 격렬한 충돌을 예고하는 까닭이다. 벌써부터도 양측 간 공방이 치열하다. 더욱이 내년 총선을 불과 8개월여 앞둔 터라, 자칫 청문회가 정쟁의 장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높다. 그도 그렇지만, 오랜 대치 끝에 겨우 정상화를 이룬 국회가 또다시 파행을 빚지 않을까 더 우려스럽다.
이번 청문회 대상은 모두 장관급 7명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개혁과 전문성에 방점을 찍은 적임 인사”라며 이들을 적극 엄호할 자세다. 반면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독선적 부적격 인사”로 규정하고 총력 공세에 나설 태세다. 그중에서도 대립의 핵심은 전 청와대 민정수석인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다. 편향된 정치관을 가졌다며 그의 임명에 극도로 반대해 온 한국당 측이 ‘야당과의 협치 포기’ ‘야당에 대한 전쟁 선포’ 등의 격앙된 반응을 쏟아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따라서 조 후보자에 한국당이 파상 공격을 펼칠 게 뻔하다. 문 대통령 최측근인 전 민정수석이 법무장관에 직행한 데 따른 법 집행 공정성 시비, 그의 민정수석 재직 당시 인사검증 실패 및 서울대 교수 복직·휴직을 둘러싼 ‘폴리페서’ 논란, 55억 원의 재산 형성 과정 등 여러 사안이 도마에 오를 걸로 보인다. 물론 장관 후보자의 자격과 자질, 도덕성을 국민 눈높이에서 철저하게 검증하고 옥석을 가리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 외 나머지 6명의 장관급 후보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청문회가 종전 사례처럼 알맹이 없이 과도한 정치공세나 일방적 옹호, 감정싸움으로 흘러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해서는 청문회 무용론만 더할 뿐이다. 한국당 일각의 ‘청문회 보이콧’ 고려 주장도 정국 경색만 부채질하게 된다. 여당은 이제 ‘내로남불’에 솔직해야 옳다. 2011년 이명박 정부 때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내정을 강력 성토했으니 말이다. 조 후보자 역시 자신을 둘러싼 논란과 의혹을 청문회에서 털어내지 못하면 사법개혁의 짐이 한층 더 무거울 수밖에 없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