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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터치] 아베가 바꿔놓은 일상습관 /송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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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9-08-11 19:17:20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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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부터 일상생활이 조금 바뀌게 되었다. 다니던 체육관의 아침수업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3년 가까이 아침 일찍 체육관에 갔다가 출근하는 생활을 지속했었다. 처음 체육관에 등록할 때는 과연 가능할까 싶었지만, 몇 개월 지나다 보니 익숙해졌다. 휴일에도, 전날 과음을 한 날도 아침에 눈을 뜨는 일상의 리듬이 자연스러워졌다. 운동을 하는 습관도 생겼다. 체육관을 다니면서부터는 운동이 좋아졌고, 혼자 있어도, 휴가를 가서도 운동을 하는 습관이 생겼다.

그렇게 반복된 일상이 변하게 되었다. 3년 동안 지속되었던 기상시간이 달라졌고, 하필 더운 여름이라는 핑계도 생기면서 운동도 덜하고 있다. 물론 하루아침에 급격하게 달라진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체육관에 등록하지 못하거나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다 보면 그동안의 좋은 습관들이 급속도로 무너질 것이다. 다시 시작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군대에서 2년 동안 다져진 규칙적인 생활도 한 달이 안 되어 다 사라졌던 경험이 있다.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일상이 변화되면, 삶도 달라질 것이다.

사람들은 매일 갖가지 활동을 하지만 비슷한 일을 되풀이하면서 일상을 살아간다.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고 변화가 없는 반복 속에서 삶은 진부하고 지루하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돌아보면 순간 순간마다 일상은 조금씩 변화되며 그것이 삶의 바탕이 된다. 학교를 졸업하거나,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는 큰 사건들을 통해서도 변화되지만 체육관에 등록하거나, 자동차를 사거나 혹은 새롭게 취미를 가지는 등 소소한 일들을 통해서 일상은 새롭게 구성되고, 그에 따라 삶의 의식과 태도도 변하게 된다.

요즈음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하는 생활문화 활동, 문화적 도시재생과 같은 기획들도 일상의 특징에 닿아 있다. 보통 문화기획이라고 하면 축제나 공연처럼 특별한 이벤트를 만드는 것으로만 인식되는 경향이 강한데, 사람들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접근해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삶을 변화시키는 일에 더 가깝다. 사소한 것으로 인식했던 우리 동네 골목을 둘러보면서,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로 시를 쓰면서, 여럿이 모여 꽃을 가꾸거나 공연을 준비하면서 미세한 변화가 누적되어 각 개인의 생활 양상이 조금씩 변한다. 이러한 변화가 개인을 넘어 집단이나 지역으로 번져나갈 때 비로소 사회의 일상생활도 변하고 하나의 문화가 만들어진다.

우리 사회를 유지·존속시켜온 일상적인 일들의 한 영역이 최근 급격히 변하고 있다. 어처구니없는 일본 아베 정부의 경제침략과 후안무치한 태도에 ‘독립운동은 못 했어도 불매운동은 한다’는 구호가 사람들의 생활에 스며들면서 변화를 추동하고 있다. 사람들은 여행을 취소하는 일들에서부터 사소한 음료나 필기구 구매까지 일본 제품인지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나도 좋아하던 편의점의 일본 맥주를 더는 손에 들지 않게 되었고, 이맘때면 몇 벌씩 구매하던 의류 매장도 가지 않게 되었다. 일본을 향한 의식과 태도들도 점점 더 부정적인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반도체나 군사정보와 같은 특별한 것들이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사회 깊숙한 곳에 있어 의식하지 못했던 영역들이 드러나고 파헤쳐지고 있다. 불매운동을 의식하며 진행되는 지금의 변화들이 곧 자연스러운 생활습관으로 사람들의 몸에 배일 것이다. 그렇게 익숙해질 것이다. 아마도 내일 당장 아베 정부가 석고대죄를 한다고 하더라도 전과 같은 관계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아베 정부의 분명한 패착이며, 사필귀정이다.
파시즘, 군국주의로 향하고 있는 아베 정부는 결코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다. 그동안 일본 사회와 시민들의 일상생활에 이미 싹트고 있던 것이 현재화된 것에 불과하다. 그래서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생활과 태도, 문화에 대해 의심을 가지는 일이 필요하다. 일본으로 향하는 태풍을 응원하거나 지진으로 사라지길 바란다는 농담 섞인 말들, 관광객 감소로 중소도시의 삶이 무너지고 있다는 소식에 승리감을 느끼는 감정들, 평범한 사람들을 향해 배제와 적대를 품는 일들은 결코 건강하지 못한 일상적 태도이며 경계해야 할 의식들이다. 평화 또한 사소하고 대단해 보이지 않는 일상에서 비롯된다.

플랜비문화예술 협동조합 지식공유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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