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세상읽기] 부산의 도시 유전자 /엄길청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8-06 19:33:13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중국 앞에 내우외환이 소리 없이 닥치고 있다. 밖으로는 미국의 수입규제를 장기적으로 감내해야 하고, 안으로는 이제 반환한 지 20년을 넘긴 홍콩이 연일 뜨거운 시위로 점철되면서 아직 중국의 품으로 들어오지 않고 있다.

시장분석가로서만 보자면 홍콩의 시위는 중국의 주가 약세와 일정한 관련성이 있다.

2014년에는 우산혁명이라는 학생들의 시위가 있었는데, 당시는 홍콩 행정수반을 뽑는 선거에 친중국 인사만 출마하도록 하는 제한조치에 대한 저항이었다. 이번 시위는 범죄인 인도법에 대한 반대가 이슈가 되고 있다. 그런데 지금 중국 주가는 2018년 이후 장기 하락세이고 홍콩도 답보 시황이다. 2014년 시위 사태 이전에도 중국의 주가는 몇 년간 하락세였고 홍콩 증시도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러나 홍콩의 주변을 보면 같은 중화경제권이라도 대만이나 싱가포르는 대체로 미국이나 유럽의 주가 흐름과 유사한 경향을 보이는데, 홍콩은 하릴없이 중국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홍콩의 도시 유전자는 여전히 서구 지향성을 가지는 자유경제 유전자이다. 중국이 성장하고 홍콩에 도움을 주던 시절에는 그래도 견딜 만했으나, 본질이 자유로운 도시국가가 통제로 일관하는 공산국가의 영토로 편입되는 것은 아무리 일국양제의 특혜가 있다고 해도 그들이 홍콩의 미래가 밝다고 마냥 기대할 수가 없다. 그래서 그들은 지금 다시 근원적인 도시의 자유가 그리운 것인지도 모른다.

부산의 도시 유전자는 누가 뭐라 해도 개방과 활기이다. 그 뿌리는 지정학적으로 쌓인 외래문화와의 교류 역사가 설명하고 있지만, 육상과 해상으로 연결된 자유로운 도시의 지리적 풍모도 한몫한다. 또 이 같은 도시의 포용적 공간도량은 한국전쟁 이후 더욱 광폭의 교류 변화를 감당한 현대사가 촉진한 측면이 강하다.

그런데 나라가 발전을 거듭하고 시간이 갈수록 국가의 운영 질서는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한 시스템으로 관리된다. 시민의 총의를 경주한 선거에서 선출된 부산시장이 정작 손안에 든 집행 역량을 보면 시민의 눈에는 그저 지역의 행정관리자일 정도이다. 이미 직할시에서 동료 광역시가 여기저기에서 늘어나면서 예견된 일이긴 했지만, 정말 제2 도시이자 제1의 개항지 부산이라고? ‘천만의 말씀’일 뿐이다.

이탈리아의 도시 설립자 베네딕트는 도시의 기본 요소를 자유 청결 품격 상공인 대학 예술 주민이라고 설명한 바 있듯이, 부산이 글로벌 도시로서 지난 시절의 생명력을 되찾기 위해 정말 필요한 것은 적절한 도시 행동의 자유이다. 하지만 현실은 이제 덩치가 제법 커진 서울의 정보포털 사이트에서도 부산 언론사의 뉴스를 뒷방으로 치부하려고 한다.

앞으로를 예상해보자면 지역별로 시급한 문제가 중앙정부가 정책을 펴는 데 영향을 미치지 못할 수 있어 우려된다. 점점 소수 글로벌 기업의 경영 사정과 국가 지도부의 정치적 결정이나 상황 판단이 나라의 전체 진로를 좌우할 것이기 때문이다. 당장 눈앞에서 미국의 트럼프나 일본의 아베가 그런 행보로 저 큰 나라들을 마치 소 고삐 끌 듯이 이리저리 이끌고 있다. 어쩌면 일대일로의 청사진을 가진 시진핑의 눈앞에는 저 시민이 절규하는 홍콩도 그리 안중에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겠다.

점점 강한 나라를 중심으로 열린 세계가 아닌 닫힌 지역으로 변해가는 지금, 부산이 지키는 대한해협의 이용가치가 잘 보존되리라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게끔 하루가 멀다고 일이 벌어진다. 한일 간에도 마치 역사의 시계를 뒤로 돌리듯이 궁벽한 처신(out of the way)의 일본 정부가 ‘하늘을 쓰고 도리질’을 하고 있다.
플라톤은 국가는 인간의 필요에 의해 생겨났지만, 정의는 국가 없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국가가 그때그때 지목하는 합목적적인 정의의 큰 담론으로 국민의 온 힘을 결집해 가려는 동안 전래(inherited)의 자유로운 도시 유전자를 갈구하며 다시 살아나 보려는 먼 곳의 사정은 잘 들리지 않을 수 있다. 홍콩 시민의 아픔이 자유로 치유되어야 하는 현실을 부산 시민도 어쩌면 동병상련으로 지켜보는 것은 아닌지….

경기대 교수·글로벌경영평론가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동해선 원동역 건립 82억 배정, 내년 3월 개통…비용절감 병행
  2. 2내년부터 새 아파트 짓기 힘든 시대…리모델링이 뜬다
  3. 3구혜선·안재현 이혼 협의
  4. 4민간아파트 분양가 부산만 하락했다
  5. 5부산 동래구, ‘2019 가족 문화유적지 탐방’ 실시
  6. 6빗속을 걸어도 젖지 않아…마법 같은 공간 ‘레인룸’ 부산 상륙
  7. 7“50년 전 전화국 화재 부친 누명 꼭 풀 것”
  8. 88년째 겉도는 광안리 ‘크루즈 호텔’ 사업
  9. 9이기섭 8단의 바둑칼럼 <2377> 제6회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
  10. 10민간공원 특례, 고도제한이 발목잡나
  1. 1민경욱 광복절 행사 숙면논란에..."경쟁후보가 촬영한 것"
  2. 2조국 법무장관 후보 청문회 공방 가열…여당 “당사자도 국민 정서와 괴리 인정”
  3. 3부산 민주당도 일본규탄 릴레이 챌린지 동참
  4. 4한상혁 표절 의혹·자녀 이중국적 도마
  5. 5한국, 11월 아세안과 일본 경제보복 논의…신남방정책도 가속
  6. 6“DJ·오부치 선언(1998년) 속 한일 미래 비전…난국 지혜 담겨”
  7. 7‘조국 효과’ 노리던 PK 민주당, 도덕성 잇단 의혹에 신중 기류
  8. 8문재인 대통령, 16일 모친 뵈러 연차휴가
  9. 9문재인 대통령 “역사 두렵게 여기는 용기 되새겨”
  10. 10한국당, 다시 거리로…“24일 광화문 집회”
  1. 1내년부터 새 아파트 짓기 힘든 시대…리모델링이 뜬다
  2. 2민간아파트 분양가 부산만 하락했다
  3. 3 주거용 건물만 높게 더 높게 치솟는 부산
  4. 4은행 이자수익 뚝…금융지주 해외로 눈 돌린다
  5. 5폐잠수복을 가방으로…친환경제품 바람
  6. 62분기 가계대출 15조 증가…국내 경제 ‘R의 공포’ 엄습
  7. 7“올 한국 성장률 1%대 전망” 하향 조정 늘어
  8. 8코스닥 관리종목 35개사 지정…작년보다 52% ↑
  9. 9일본 백색국가 제외 열흘 앞둔 한국 무역, 미중분쟁 · 미국 개도국 배제 압박 ‘3중고’
  10. 10삼성중공업, 독일 업체와 스마트십 기술 고도화
  1. 1벌떡 떡볶이 등촌점, 고객 불안감 여전… ‘성폭행하고 싶다’던 점주
  2. 2벌떡 떡볶이 등촌점 폐점 결정… “눈은 가슴만”성추행 발언, 불안은 계속
  3. 3동해선 원동역 건립 82억 배정, 내년 3월 개통…비용절감 병행
  4. 4"BTS 교통카드는 소장품…길에서 주워가면 점유이탈물 횡령"
  5. 5유명 예능PD 부하 여직원 준강간 혐의 징역 3년 법정 구속
  6. 6환자 묶어 폭행한 뒤 다량의 약 먹게한 요양병원 대표 실형
  7. 7자살 처리된 40대 근로자 5년 만에 항소심서 산재 판결
  8. 8"먼저 주먹으로 치고 반말해"…'한강시신' 피의자 영장심사
  9. 9가지산 등 영남알프스 9봉 완등하면 인정서와 메달 준다
  10. 10‘나영석 정유미 불륜설’ 유포, 벌금형… 누리꾼도, 법적조치 앞에 사과
  1. 1미오치치 코미어 헤비급 타이틀전 ‘정상서 은퇴VS복수’
  2. 2류현진 13승 도전, 중계는 어디서?
  3. 3'피홈런 2개' 류현진, 5⅔이닝 4실점…시즌 13승은 다음으로
  4. 4토트넘vs맨시티, 모우라 교체카드 적중...2-2 무승부 기록해
  5. 5'주말등판' 사이영상 유력한 류현진 중계 어디서 보나?
  6. 6'연장 2승' 박민지, 세 번째 우승은 연장 없이
  7. 73연패 빠진 롯데, 다시 최하위 추락
  8. 8최경주 차남 최강준, 미국 주니어 전국 대회 첫 제패
  9. 9신들린 도우미 황희찬, 이번엔 골까지 넣었네
  10. 10데뷔 첫 백투백 피홈런…류현진, 장타에 울었다
지방분권으로 도시 살린다
대학이 가져온 ‘부’- 독일 하이델베르크
지방분권으로 도시 살린다
친환경에서 캔 ‘노다지’- 독일 프라이부르크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이기대·청사포가 눈앞서 사라진다면
2030엑스포 개최에 관한 간절한 소망
기고 [전체보기]
‘문화도시 부산’에 대한 소고 /김배경
중국 경제성장은 멈추지 않는다 /곽붕
기자수첩 [전체보기]
옛 해운대역 도시재생 롤모델로 /이승륜
청년몰은 정녕 실패했나 /황윤정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달에는 토끼가, 지구에는 청룡이 산다
기생충의 세상, 그 우화의 이면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전통 가곡인가, 한국 가곡인가
음악과 통일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신라젠 쇼크 줄여야 바이오가 산다 /이석주
“한가한 소리 하고 있네” /하송이
도청도설 [전체보기]
그린란드 매입설
얼굴인식 기술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조선시대 ‘북캉스’ 풍경
데이비드 호크니의 첫 생각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경상도의 여름음식 찜국
품종을 따져라, 밥맛이 달라진다
사설 [전체보기]
잇단 도발에 거친 언사까지…북, 도 넘은 것 아닌가
삼락생태공원 얌체 주차 마냥 방치할 일 아니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중앙정부와 지자체 복지 역할 재정립
‘건강보험 하나로’와 문재인 케어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예쁘고 행복한 그림의 화가
바람둥이 화가의 영원한 사랑
이홍 칼럼 [전체보기]
일본은 실수했다
창의성, 한국기업의 다음 생존전략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조국의 ‘서해맹산(誓海盟山)’
두 정치인의 죽음
제언 [전체보기]
광안대교, 해양안전 감시시스템 구축을 /이윤석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더위 식혀주는 음악들
7월의 음악예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닭백숙과 와인…더위를 이기는 조합
‘디오픈’ 우승컵은 와인 주전자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김윤겸의 실경산수 ‘태종대’
김정희를 흠모한 이한복
  • 2019아시아 트레일즈 컨퍼런스
  • 사하관관사진공모전
  • 제5회 극지 해양 도서 독후감 공모전
  • 부산관광영상전국공모전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