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전주 여행을 갔을 때 한옥마을과 함께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은 남부시장 청년몰이었다. 쇠락하는 전통시장을 살리고, 청년창업도 육성할 수 있는 획기적인 사례로 전주 청년몰이 주목받을 때였다. 실제 방문해보니 전주 시민 전체가 청년몰을 홍보하는 분위기였다. 어딜 가나 청년몰 지도를 쉽게 접할 수 있었고, 시장 상인들은 기꺼이 청년몰을 찾은 젊은이를 환대했다. 전주 청년몰은 지금도 청년 정책과 상생의 대명사로 회자된다.
이후 전국적으로 확대된 청년몰은 10년도 안 돼 ‘대안’에서 ‘대안이 필요한 곳’으로 변했다. 부산에 조성된 국제시장 2곳, 서면시장 1곳의 청년몰은 침체를 이기지 못해 청년이 짐을 싸고 있다. 가장 불합리한 점은 재계약 조건이다. 1년6개월간 정부로부터 월세를 지원받은 청년이 청년몰에서 계속 장사하려면 가게 주인, 즉 임대인과 재계약을 맺어야 한다. 하지만 기존 전통시장 월세인 3.3㎡당 1, 2만 원 수준에서 최대 6배 뛴 6만 원가량을 내야 한다. 청년들은 결국 재계약을 포기한다. 비어 있어 월세도 못 받는 시장 한 귀퉁이에, 정부가 나서서 인테리어도 해주고 월세도 내주니 임대인 입장에서는 ‘노가 난’ 셈이다. 청년이 재계약을 하지 않아도, 정부는 청년몰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점포를 채울 것이고, 그러니 월세도 따박따박 받을 수 있다. 청년 상인들은 “주인만 배 불리는 꼴”이라고 한숨을 쉰다.
궁극적으로 청년몰은 ‘청년이 떠나는 곳’이 돼야 하는 게 맞다. 청년 상인이 청년몰에서 사업을 안정화시켜 매장을 확장해 청년몰을 떠난다면 그 만한 성과도 없다. 일부 청년 점포 중에 그런 곳도 있다. 하지만 지금 구조는 충분히 사업을 키울 수 있는 청년까지 내쫓는 꼴이다. 청년몰 점포에 임대료를 대폭 인상할 수 없도록 제한을 두는 등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지역의 한 구의원은 “전통적인 ‘표밭’인 시장과 관련된 정책은 정치인이 전략적으로 이용할 수도 있고, 한편으로 함부로 손을 대지 못하는 성역”이라고 했다. 청년은 ‘청춘’ ‘활기’의 이미지로만 소비되는 ‘들러리’인지도 모른다.
청년몰의 혁신적이었던 출발을 기억한다. 그래서 청년몰을 실패한 사업으로 규정하고 싶지는 않다. 청년몰이 가진 잠재력이 정책으로 다듬어져 전국적인 성공 사례가 부산에서 탄생하길 바란다.
사회부 hwangy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