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반도체 핵심 소재 일부에 수출 규제를 건 지 한 달째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행태에 대한 반발로 한국에서도 일본 상품 불매 운동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에서도 중앙 정부뿐만 아니라 부산시도 이번 사태를 타개할 묘수를 찾아내야 한다. 부산시는 지방 정부의 맏형으로서 지혜를 발휘할 책임이 있다. 서울시는 정부와 사실상 한 몸이기 때문에 지방 정부의 진정한 으뜸은 부산시다.
국내 정치권은 내년 4월 총선 때문에 국민 감정을 자극하는 강성 발언을 쏟아낼 수 있다. 무엇보다 아베 총리가 자유무역, 국제 분업을 깨뜨려 글로벌 공급 사슬을 무너뜨렸기 때문에 정치권의 행동과 발언을 크게 나무랄 수는 없다.
또한 정부와 국회는 국내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명분으로 거액의 예산을 편성하려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시는 예산 지원이 일본 수출 규제 때문에 피해를 볼 기업 및 중소기업, 지방으로 흘러가도록 목소리를 내야 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등의 대기업은 버텨낼 여력이 크다. 연구개발을 못 하는 게 아니다.
일본은 또한 조선업 규제도 나선다. 이렇게 되면 부산, 경남은 직격탄을 맞는다.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인 부산시는 지역의 피해에 목소리를 내고 다른 지방 정부와 연대해 중앙 정부가 지방과 중소기업에 피해 대책 수립을 적극적으로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더군다나 부산은 문화·경제적으로 일본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르노삼성의 모기업 르노는 일본의 닛산과 동맹(얼라이언스) 관계를 맺고 있다. 닛산과 부산의 르노삼성이 별개라고 할 수 없다. 또한 부산~시모노세키를 잇는 카페리 수요, 김해공항~일본 노선 항공 수요, 일본과 수출입 물류가 이뤄지는 부산항 물동량에도 변동이 있을 수 있다. 무엇보다 국내외 관광객 변화에 예의 주시해야 한다. 중앙 정부가 ‘강공’을 펼칠수록 부산시는 현장에서 실리를 따져야 한다. 대일 강공책이 커질수록 부산 기업과 시민의 경제적 피해는 더욱 커질 수 있다. 부산시가 대한민국의 일원으로서 정부의 강공책에 동참하더라도 부산 기업과 지역민이 볼 피해를 중앙 정부가 나 몰라라 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할 시점이다. 부산은 임진왜란 때 항일 선봉에 섰고 이후 조선통신사를 통한 한일 교류에도 앞장 선 역사를 갖고 있다.
서울본부 경제부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