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세상읽기] 지금 정부가 민심 하나로 모으는 방법 /황태순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7-30 19:33:47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문재인 대통령이 애초 이번 주 예정이었던 여름휴가를 전격적으로 취소했다. 일본과의 경제전쟁, 북한의 거듭된 으름장, 깊어만 가는 경제의 주름살 등 현안이 엉켜 있는 가운데 마음 편하게 휴가 갈 입장이 아닌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휴식이 곧 국가경쟁력”이라면서 휴가를 알뜰하게 챙기던 문 대통령으로선 자신의 대선공약까지 스스로 파기하는 형국이 되었다.

사실 문 대통령은 어떤 측면에서는 참 불운한 대통령이다. 우선 전임 대통령의 탄핵으로 말미암아 당선 즉시 대통령에 취임했다. 다른 대통령들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통해 비전을 가다듬을 수 있었던 데 반해 문 대통령은 그런 기회가 없었다. 더욱 불우한 것은 전직 대통령들의 국가경영의 경험을 활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전직 대통령 문화가 정립된 미국을 보자. 나라가 어려움에 빠질 때면 예외 없이 전직 대통령들이 나서서 국론을 모으고 또 현직 대통령의 짐을 덜어준다. 전·현직 대통령들이 만나서 함께 고민하고 지혜를 모은다. 역사에 무한책임을 져야 하는 대통령만이 가지는 고민과 통찰력이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전직 대통령들을 가장 잘 활용했던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이다. IMF 환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최규하·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전 대통령을 자주 청와대로 초청하여 지혜를 모으고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았다. 전두환·김대중 전 대통령의 악연은 세상이 다 안다. 그럼에도 김 전 대통령은 전 전 대통령을 극진하게 대했다. 오죽하면 전 전 대통령이 “DJ 때가 가장 편안했던 시절”이었다고 회고했겠는가.

지금 우리나라에 생존한 전직 대통령은 4명이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자문을 구할 수 있는 전직이 한 명도 없다. 전 전 대통령은 그렇다 치고, 노태우 전 대통령은 사실상 식물인간이다. 또 이명박 전 대통령은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가택연금 상태이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감옥에 갇혀 있다. 문 대통령이 혹시라도 의견을 구해볼 수 있는 전직 대통령이 없는 것이다.

일본이 벌이는 경제전쟁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일본은 벼르고 벼르다가 마침내 끝을 보겠다는 마음으로 우리를 공격하는 것이다. 예전 조국 교수가 자주 썼던 표현인 ‘육참골단(肉斬骨斷)’하겠다는 뜻이다. 자기가 어느 정도 피해를 보더라도 차제에 우리의 등뼈를 분질러놓겠다는 각오다. 다시는 자기에게 기어오르지 못하도록 확실하게 기를 꺾어놓겠다는 것이다.

솔직히 올해 대한민국의 위태로움은 1997년 IMF 당시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못하지 않다고 본다. 러시아와 중국의 전투기와 폭격기가 버젓이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하고 심지어 독도 영공을 유린했다. 대한민국의 현 위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게다가 미국은 마치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고 일본은 노골적으로 우리의 목을 죄고 있다.

이런 국가적 비상상황에서 대통령이 해야 할 가장 급선무는 우선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다. 1975년 자유베트남이 공산화되자 박정희 당시 대통령은 긴급조치 9호를 발동한다. 그러면서도 당시 신민당 김영삼 총재와 영수회담을 한다. 김영삼 총재와 장시간 대화를 통해 일정 부분 야당의 지지를 이끌어낸다. 엄혹한 유신시절에도 대화를 통해 야당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지금 문재인 정부는 ‘이순신과 12척의 배’ 그리고 ‘의병’과 ‘죽창가’를 부르고 있다. ‘애국과 이적(利敵)’의 이분법 시각으로 국민을 나누고 “쫄지 말자”며 외치는 게 전부인 듯하다. 국제정치는 냉엄한 현실이다. 국민이 혼연일체의 한 마음이 된 상황에서 정부는 정치력과 외교력으로 차분하게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그런데 정부가 먼저 흥분하니 딱한 일이다.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을 사면하는 게 옳다. 문 대통령이 반납한 여름휴가 기간 제1 야당의 리더인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도 만나야 한다. 자신을 외면하는 국민 절반의 마음을 얻으려는 진정성과 절박함을 보여야 한다. 국민의 강력한 지원을 받는 정부는 다른 나라도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법이다.

정치평론가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걷고 싶은 길 <90> 밀양 초동 연가길
  2. 2한국이 제안한 ‘감염병 진단기법’ 글로벌 표준된다
  3. 3삼성전자보다 뜨거운 씨젠, 하루거래 2조5000억
  4. 4“연가길 걷기대회 더 유명해져 농작물 판매로 이어지길”
  5. 5하동 최참판댁 ‘한옥문화관’ 코오롱이 위탁 운영
  6. 6여성의 목소리로 노래한 삶의 의미
  7. 7[서상균 그림창] 무개념이 온다
  8. 81000만 가구에 100만 원(4인 기준) 재난기본소득 주나
  9. 9“7일간 일상 속 소독을” 부산시, 대시민 방역 프로젝트
  10. 10덕천3동 새마을문고, 취약계층 위해 손소독제 150개 기부
  1. 1靑, 북한 발사체에 "동향 예의주시" 신중 대응
  2. 2부산·울산·경남 후보자 등록 현황
  3. 3 여당 장관 출신 후보들 ‘B급 감성’으로 유권자 공략
  4. 4여당, 부산 10석 목표…진보표 결집 과제
  5. 5김해갑, 여야후보 이어 참모까지 고교동문 대결
  6. 6PK 유권자 관심사는 아파트·교육·교통…“맞춤공약 찾아라”
  7. 7통합당, 보수성향 표심 분산될까 고심
  8. 8 지역형·거물형·험지동맹…후원회장의 정치학
  9. 9재료연구소 ‘원’ 승격 쟁점…창원의창 물고물리는 공방
  10. 1029일 이후 코로나 격리자 총선 투표 어려워
  1. 1한국이 제안한 ‘감염병 진단기법’ 글로벌 표준된다
  2. 2삼성전자보다 뜨거운 씨젠, 하루거래 2조5000억
  3. 3부산시 한달새 41억 모금…롯데백화점도 화훼농가 돕기 행사
  4. 41000만 가구에 100만 원(4인 기준) 재난기본소득 주나
  5. 5코로나 악재에…부산 8개 특별·광역시 중 수출피해 가장 컸다
  6. 6부산 R&D특구 참여 중기 부담 줄인다
  7. 7트렉스타 친환경라인 ‘752’ 출시
  8. 8조원태 한진회장 연임 성공…위기 속 경영성과 입증 관건
  9. 9
  10. 10
  1. 1코로나19 진주 3번 확진자 가족 및 접촉자 14명 ‘음성’ 판정
  2. 2정부, 중위소득 이하 가구 4인 기준 100만 원 지급 검토
  3. 3목포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태국 다녀온 20대 남성
  4. 4부산 112번 독일 유학생 동선 공개…자율 격리? 자유 이동?
  5. 5일요일 오전 영하권 기온 ‘뚝’…일교차 주의
  6. 6교육부, 온라인 개학 범위 고심…미성년 확진자 600명 넘어
  7. 7영국 유학 중 귀국한 18세 남성 확진…부산 114번째
  8. 8해운대구 주민에게 5만 원 재난기본소득 지원
  9. 94월부터 모든 입국자 2주간 의무 격리…"최근 14일 이내 입국자 자가격리 권고"
  10. 10이재명 “조국, 법원이 판단” VS 진중권 “정치감각 과도”
  1. 1손흥민, 코로나19 확산에 다시 귀국…국내서 원격 훈련 프로그램으로 재활
  2. 2유벤투스 선수·코치진, 연봉 1200억 원 삭감
  3. 3감독 경험부족·프런트 엇박자…BNK 예견된 하위권 마감
  4. 4일본 언론 “도쿄올림픽 내년 7월 23일 유력”
  5. 5
  6. 6
  7. 7
  8. 8
  9. 9
  10. 10
한국전쟁 70년…분단인 통일인
독일 통일과정 7대 과오
한국전쟁 70년…분단인 통일인
다시 읽어보는 한 ‘분단인’의 삶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그럼에도 봄은 오고 있다
제1부두, 이왕 보존하는 김에 제대로
기고 [전체보기]
국제관광도시로 가는 부산 킬러콘텐츠 /장순복
‘코로나19 예절’시민운동을 전 세계로 /권헌영
기자수첩 [전체보기]
양산 도로 침하 사고의 교훈 /김성룡
적극적인 해양수산부를 원한다 /유정환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히포크라테스의 거울
개혁을 위한 아카데미상은 없지만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귀하디귀한 악기 ‘편경’
강강술래와 농악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부산시의 뒷북 /하송이
자화자찬이 아니라 묵묵하게 /정옥재
도청도설 [전체보기]
동학개미운동
봄꽃, 피나 지나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여든 살 어머니의 만학
상월선원의 천막결사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아시정구지의 추억
깻잎무침 두 장 컵라면 하나
사설 [전체보기]
여전히 불안한 코로나…초중고 내주 개학 가능하겠나
그린벨트 해제 센텀2지구 개발, 1지구 재현 없어야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국민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려면
인구 절벽 시대, 복지 대타협 급하다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허황된 중국경사론
“한미동맹, 이상없다”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전쟁의 얼굴
호의가 낳은 명작
이홍 칼럼 [전체보기]
코로나의 도전과 한국인의 응전
한국 경제 회복탄력성이 관건이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코로나가 지구촌에 던진 경고
코로나 최전선 지방정부엔 여야가 없다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사계’ 연주의 전설, 이 무지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의 르네상스
영화 ‘사이드웨이’가 말하는 것
특별기고 [전체보기]
‘도시국가’시대 市長의 역할 /정해문
‘코로나 19’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곽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우봉 조희룡의 매화서옥도
심사정 지두화 ‘절로도해도’
  • 낙동강수필공모전
  • 2020하프마라톤대회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