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문재인 케어와 관련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16개월 동안 국민 3600만 명에게 2조2000억 원의 의료비 감면 효과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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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서상균 |
문재인 케어 발표 당시 문 대통령이 한 말은 이렇다. ‘복지는 시혜가 아닌 국가 발전 전략 핵심 요소로 이해해야’(2017. 8.8), ‘병원비 걱정 없는 든든한 나라, 국민의 의료부담, 이제는 국가의 몫이다’(2017. 8.9, 문재인 케어 발표), ‘복지는 성장전략이며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게 해야’(2017. 8. 10), ‘문재인 케어 성공하려면 의료수가 적정화 동반돼야’(2017. 8.31). 이 말만 보면 문재인 케어는 더없이 좋은 제도로 보인다. 국민과 의료계가 모두 만족할 수 있으니까. 전체 의료비가 증가한 상황에서 2조2000억 원이 실제로는 20조 원 이상 적립된 의료보험료에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을 차치하고서라도 의료계에 종사하는 필자로서는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의료는 복지가 아닌 것인가? 의료는 국가 발전의 핵심이고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게 해야 하고 부담은 국가가 지겠다는 것인데, 현재 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그렇지가 않다. 기관 수 기준으로 국공립병원은 전체의 5.6%인데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까? 또 법적으로 국가가 의료보험료의 20%를 주게 되어 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은 지 오래되었고 그나마도 15% 전후로 주던 것을 내년에는 13.6%만 주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국가가 법을 어기면서 적게 주겠다는 것이 국가가 책임진다고 할 수 있는 것인가?
또 내년 병원 의료수가 인상은 1.7%로 결정되었는데 상급종합병원의 매출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문재인 케어로 상급종합병원의 매출이 28.7% 늘었고 중소병원과 의원은 상대적으로 줄었다는 보도가 나가자 합계 기간이 잘못되어 과대 계산되었다고 다시 계산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추가로 수가를 인상해 줄 것인가? 스프링클러를 강제로 설치하게 하고 최저임금이 급격히 올라간 상황에서 1.7%의 인상은 결코 적정화는 아닐 것이다. 아무래도 의료는 복지에서 제외된 것 같다. 국민 의료비 부담은 국가의 몫이 아니라 의료계의 몫이 되어가고 있다.
분만 중 내출혈을 발견하지 못해 산모가 사망한 일이 있었다. 안타까운 일인데, 10년간 한곳에서 산부인과를 개원해온 그 의사가 최근 법정 구속되었다. 왜 출혈을 발견하지 못했느냐는 것이다. 의료는 완벽하지 않다. 완벽하지 않은 의료에 완벽한 것을 요구하는 것은 억지일 뿐이다. 그래서 또 한곳의 분만 병원이 사라졌다.
최근 10년간 분만이 가능한 병·의원은 50% 감소했다. 분만 자체가 줄어든 탓도 있지만 동물병원보다 못한 의료수가에, 의사에게 과실이 없다고 판결이 나도 30%를 보상하라는 무과실 보상법이 큰 원인이다. 이 판결로 의료계는 대도시 외에는 분만 병원을 열어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졌다. 결국 전체 국민, 특히 도시가 아닌 곳에서 사는 국민이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또 최근 모 국회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에 정신병원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그 병원장에게 ‘일개 의사가 감당할 수 없는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 ‘3대에 걸쳐 자기 재산을 다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어느 환자 모임의 단체장은 ‘(환자나 보호자에게) 맞을 각오를 하지 않고 어떻게 의사를 하느냐?’고 따졌다. 이렇듯 의사는 우리나라에서 때리는 대로 맞아야 하는 존재가 되어 버렸다.
왜 대한민국은 의료계를 이토록 힘들게 할까? 병원이 돈을 많이 벌어서일까? 보건산업진흥원은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병원의 순수입은 매출의 1.2%라고 발표했다. 이 금액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대기업 보험회사 일 년 순수입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전체 보험회사보다 30배 이상의 인력을 고용하는 의료계는 왜 이렇게 푸대접을 받아야 하는 걸까? 의료계는 지금 한숨과 한탄을 뱉어내고 있다.
박원욱병원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