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도심에서 불법 의료폐기물이 대량 발견된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다. 부산·대구환경연합과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최근 부산 동구의 부산시의사회 회관 지하에서 4t가량의 물량이 냉장 및 차단시설 없이 쌓여 있는 것을 확인했다. 최근 경남 김해와 통영시 등에 의료폐기물이 불법으로 버려지면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터에 이 같은 일이 도심 한복판에서 일어났으니 시민의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더 걱정되는 바는 부산시의사회 회관 인근은 유치원을 비롯해 초중고 등 10여 개 학교와 대단지 아파트, 주택이 밀집한 곳이라는 점이다. 도시철도 역사도 200m 거리에 2개나 자리하고 있다. 의료폐기물은 종류에 따라 2~5일 내에 소각해야 하며 그 전에는 허가 받은 장소에 보관하도록 관련 법에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부산시의사회 회관은 이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부산시의사회가 직영하는 의료폐기물 수집·운반 전문업체가 이를 두 달 가까이 건물에 쌓아놨다니 가볍게 넘겨 버릴 일은 결코 아니다.
물론 해당 업체의 의료폐기물 방치는 국내에 산재한 소각업체의 처리 능력 부족에서 발생한 측면도 있다. 전국적으로 요양병원이 급증하면서 덩달아 의료폐기물도 대량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근래에는 부산 물량을 주로 담당하던 경북의 대형 소각업체가 법규 위반으로 영업정치 처분을 받으면서 지역 병원의 의료폐기물 처리는 더 힘들어졌다. 하지만 사정이 그렇다고 해서 이런 것이 의료폐기물 무단 방치의 이유가 될 수 없는 것은 자명하다.
게다가 이번 사안은 부산만의 문제가 아니다. 시도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하겠지만 정부와 정치권 차원에서 특단의 조치가 먼저 나와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소각장 처리 능력 부족 해소를 위해서는 위험 정도에 따라 의료폐기물 처리 기준을 달리해야 한다는 관련법 개정안만 해도 지난 1월 발의 후 수 개월째 국회에 계류되어 있다. ‘의료폐기물 대란’이 머지 않은 시기에 온 나라에 닥칠 수 있다는 환경단체 등의 경고를 정부나 정치권은 허투루 듣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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