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다. 부산 도심 철도시설 인근 주민들의 통행 불편을 덜기 위해 개설되는 도로가 완공을 앞두고 가로막혀서다. 그것도 수년간 우여곡절을 거쳐 추진돼 온 도로인데, 철도시설공단과 코레일 측의 뒤늦은 반대 입장으로 사업이 난관에 부딪혔다. 이 때문에 35억 원을 들여 만든 도로가 자칫 무용지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고 한다. 이 도로의 개설공사가 이미 90% 가량 이뤄진 상태에서 어떻게 이런 황당스러운 사태가 벌어질 수 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문제의 장소는 경부선·가야선 철도 인근에 있는 부산진구 범천동 967의 3 일원이다. 서면동일스위트 아파트~범내골교차로 구간에 길이 140m, 너비 15m 규모의 도로와 철도(가야선) 건널목을 신설하는 게 골자다. 6년 전에 들어선 이 아파트 입주민을 비롯한 지역 주민들이 도시철도 범내골역 쪽으로 오가는 도로 개설을 요구하면서 2014년부터 사업이 추진됐다. 범내골교차로를 잇는 기존 도로는 일방통행이라 귀가 때 30m 거리를 3㎞ 정도나 돌아가니, 충분히 그럴 만하다.
이에 철도시설공단은 기존 일방통행로의 철도 건널목을 없애고 신설 도로로 옮기려다 주민 반발이 일자 기존 건널목에 보행육교를 세워 두 곳 모두 이용하는 걸로 부산진구와 합의가 이뤄졌다. 이후 건널목의 연간 유지관리비 4억 원을 두고 양측 간 공방 끝에 부산진구가 부담하는 쪽으로 매듭 지어졌다. 그래 놓고서는 아예 건널목 신설 불가로 입장을 바꿨다니 기가 찬다. 건널목이 생기면, 화물열차의 대기 구간이 감소해 열차운용에 차질이 빚어지고 수익성도 떨어진다는 얘기다.
이럴 것 같으면 사업에 왜 동의한 건지 이해가 안 된다. 결국 자신들의 수익성만 금과옥조처럼 여기고 지역민들의 통행 불편은 안중에도 없는 듯한 처사다. 명색이 국가공기업이 이렇게 몽니를 부려도 되는지 모르겠다. 더구나 건널목만 뚫리면 개통이 되는 도로를 그대로 묵히라는 얘기인지 묻고 싶다. 가뜩이나 도심 철도시설로 오랜 기간 고통을 받아온 주민들의 처지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그럴 수는 없는 일이다. 코레일과 철도시설공단 측의 각성과 입장 재고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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