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부산 해운대구 파라다이스호텔 지하 1층 갤러리에서 열린 고 손현욱 동아대 교수의 추모전시회를 다녀왔다. 2017, 2018년에 이어 유족과 동아대 조각과 선후배들이 마련한 세 번째 추모전이다.
2016년 손 교수의 죽음은 전도유망한 작가로서 그의 능력을 높이 샀던 지역 미술계에는 엄청난 충격이었고, 지역 예술대학의 해묵은 교수 갑질·파벌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당시 동아대는 진상 조사를 통해 거짓 대자보를 쓴 학생을 퇴학 처분하고 성추행 교수, 학과장을 파면·해임했다. 손 교수보다 먼저 비슷한 일을 당하고 억울하게 학교를 떠나야 했던 동료 교수는 복직했다. 하지만 파면·해임된 교수들, 퇴학당한 학생은 대학 처분에 반발하는 소송을 잇따라 제기했다.
손 교수의 어머니는 지난 3년 동안 거액의 사비를 들여 아들의 전시회를 열고 있다. “분신과도 같았던 아들을 떠나보내며 느꼈던 슬픔과 미안함을 기억하고, 우리 안에 아직도 선명하게 남은 상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서”라고 했다. 아들의 죽음을 처음 보았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아들의 누명을 벗기기 위한 지난한 싸움, 좀처럼 상처가 아물지 않았던 지난 3년의 경험과 소회를 들었다. 유족을 통해 다시 손 교수 사건을 듣다 보니 지역 대학과 예술계의 행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촉망받던 30대 교수를 죽음으로 몰고 갔던 사건을 통해 드러난 파벌 싸움과 갈등이 ‘막장 드라마’ 수준이다. 그리고 과연 지금은 얼마나 변했을까 싶기도 하다.
아직도 예술계에는 일부 교수가 학생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금품을 요구하는 등 심각한 형태의 갑질이 만연해 있다. 이는 교수의 평가가 학생의 성적뿐 아니라 졸업 후 취업, 작가 경력까지 좌지우지하다 보니 도를 넘는 비상식적인 갑을관계가 마치 관행처럼 이어진다. 임금 착취, 노동 착취, 인격 모독 등 수많은 갑질을 “도제식 교육 시스템의 관행”이라는 말로 어물쩍 넘어가려 한다면 그것은 마치 젊은 학생들의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와 다르지 않다. 이런 뻔뻔한 관행도 슬프지만, 더 슬픈 것은 그것을 마치 쿨하게 방관하고 해명하며 ‘예술’이란 이름으로 포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더더욱 기막힌 것은 “그때 무슨 일이 있었어?”라며 조용하게 덮어 버리려는 문화 권력의 낯짝 두꺼운 행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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