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 안인득 방화·살인 사건 당시 경찰의 대처가 미흡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남경찰청이 36명으로 진상조사팀을 꾸려 2개월 간 적정성을 조사한 내용이다. 이웃들이 안인득의 범죄 7개월 전부터 그의 폭력적인 성향을 알리고 대책을 요구하는 신고를 계속했지만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게 골자다. 경찰은 이에 따라 조사대상 31명 중 11명을 인권·시민감찰 합동위원회에 넘겨 징계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문제가 있었던 만큼 합당한 조치가 뒤따르는 건 당연하다.
진상조사팀이 밝힌 내용을 보면 경찰이 과연 시민 안전에 관심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지난 2월에는 안인득이 층간 소음 문제로 찾아와 위협한다며 이웃이 격리를 요구했으나 경찰은 이웃 간 불화로 보고 화해를 권고하고 말았다. 특히 3월에는 윗집 딸이 경찰서 민원상담실을 직접 찾아 신변보호를 요청했지만 “요건이 안 된다”며 돌려 보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여러 피해자들이 정신질환을 앓는 것 같다고 이야기 했지만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결국 큰 비극으로 이어졌다.
안인득 사건 이후 정부는 조현병 환자 사건에 대비한 긴급대책을 내놨다. 전국 17개 시도에 정신건강 응급개입팀을 꾸려 24시간 가동하고 전문인력도 확충한다는 게 골자다. 경남도 역시 자체적으로 경찰 등과 통합 지원·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등의 보완책을 마련했다. 뒤늦게나마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대책이 세워져 다행이긴 하다. 하지만 중증 환자를 강제 입원시킬 수 있는 사법입원 제도가 도입되지 않는 등 여전히 정부 등의 대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 이번 진상조사팀 조사에서 보듯 경찰의 초동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족이나 이웃 신고에서 체크되지 못하면 유사 사건을 막기 힘든 까닭이다. 이를 위해서는 경남도처럼 경찰 등과 통합 지원·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경찰 자체적으로 치밀한 매뉴얼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이런 매뉴얼이 없다면 통합 관리 체계도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다. 물론 경찰만 나서서 될 일이 아니다. 정부가 이를 포함한 종합적인 관리 시스템을 서둘러 세워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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