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도서관의 총장서량은 600만 점에 육박할 정도로 중앙국립도서관 다음가는 방대한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 국회도서관은 국가정책자료뿐 아니라 학위논문도 모두 소장돼 있어 정책 수립과 연구를 위해 가장 애용할 수밖에 없는 국립도서관 이상의 국가적 지식인프라이다. 이렇게 중요한 국회도서관의 소장자료를 활용할 수 있는 국가지식 기반이 부산에 조성된다.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국회도서관 부산분관이 드디어 지난달 기공식을 했다.
세종시 시민이 가장 애용하는 문화시설은 국립세종도서관이다. 평일에도 거의 빈 곳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시민이 즐겨 찾는 생활공간이다. 2005년과 2006년 초 부산에서 국립도서관 분관의 필요성과 제안이 먼저 시작됐으나 행정중심복합도시 우선 조성이라는 정책 기조에 밀렸고, 이명박 정부를 거치면서 국립도서관 부산관 조성은 예비타당성 검토 기준을 넘어서지 못해 결국 좌절의 아픔을 겪었다.
일본의 국회도서관은 도쿄에도 있고 수도권 다음의 초광역권인 간사이(關西)권에도 있는데 바로 국립국회도서관 간사이관이다. 1982년 결정한 이후 2002년 학술문화연구도시지역 내 건립된 간사이관은 도쿄 본관에 없는 아시아정보실과 전자도서관의 중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필자를 포함해 부산지역 대학교수들이 2014년 8월에 국회의장을 방문해 국회도서관 부산관 조성을 처음 요청했지만, 모든 추진은 지식의 지역균형발전에 남다른 열정을 가졌던 정의화 전 국회의장의 결단과 국회도서관의 결정에 의해 가능했다. 이후 정세균, 문희상 국회의장 재임 기간에도 부산 조성의 원칙이 굳건하게 견지되고 착공에 이르게 돼 다행스럽고 감사하다.
아울러 국회도서관을 부산에 유치하는 데 범시민위원회의 노력과 수고도 컸다. 지역 시민단체, 학계, 문화예술계, 종교계 대표가 2014년 12월 국회도서관 부산 유치 범시민위원회를 결성하고, 사업 진행에 고초를 겪을 때마다 국회도서관과 부산시에 의견을 내며 함께 문제를 해결해왔다. 관련 예산을 반영하기 위해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를 만났고, 입지문제를 해결하려고 환경단체의 협력을 구하기도 했다. 시민위원회 위원은 분관 부지 제안의 사실상 책임 주체인 부산시와 2016년 2월까지 현장을 다니며 적합성을 검토했고, 부지 적합성과 향후 확장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현재의 강서구 명지신도시 내 부지를 국회 측에 요청하기도 했다(부산의 모 국회의원이 보도자료를 내고 자신이 국회도서관 부산분관을 강서에 유치했다고 주장하지만 당시 입지검토 과정에서 이를 들어 본 바 전혀 없다).
내년 12월 완공 예정인 부산분관의 시설 및 서비스계획은 당연히 이미 확정돼 있다. 하지만 국회도서관 부산분관에 대한 시민적 제안을 이끌어내고 이를 가능하게 하였던 범시민위원회는 다음과 같이 향후 진정한 의미의 국회도서관 역할을 수행하기를 바란다. 첫째, 부산분관은 국가의 지식경쟁력 강화 및 새로운 국가도서관 체제에서 핵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서울에서는 수행이 어려운 아시아·태평양정보센터가 설립, 운영되어야 하고 정기간행물 클라우딩센터를 포함한 남부권 지식생태계의 거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둘째, 민주주의 체험관이나 국회 역할 인식 서비스 등 국민이 쉽게 민주주의를 경험할 수 있는 시설 운영이 필요하다. 셋째, 지식경쟁 시대를 선도하는 차세대형 도서관으로 국가도서관서비스를 선도할 수 있어야 하고 연구 및 정책전문도서관의 면모를 갖출 수 있어야 한다. 넷째, 장애인 노인 어린이의 접근성을 최우선적으로 배려하는 국가도서관이 되어야 한다. 다섯째, 부산시도 문화인프라가 취약한 서부산에 국회도서관 부산분관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콤플렉스를 함께 조성해 ‘지혜의 숲’으로 만들어가는 노력을 했으면 한다.
국회도서관 부산분관을 통해 창의와 지식강국의 대한민국, 지식생태계의 거점도시 부산을 만들어가기를 희망한다.
신라대 복지상담학부 교수·국회도서관 부산분관조성 범시민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