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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와인 한 잔] 이탈리아 와인의 다양성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6-12 19:13:09
  •  |  본지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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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소포타미아·이집트 문명과 함께 만들어지고 발전한 와인은 지중해 연안의 크레타섬을 중심으로 무역 활동을 했던 그리스를 통해 고대 이탈리아반도에 정착하게 된다. 이후 르네상스시대 유럽 예술 발전의 전진기지 역할을 한 로마가 프랑스인의 조상인 골족을 정복한 기원전 1세기부터 유럽 전역에 본격적으로 포도밭이 들어서고 와인의 소비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탈리아 프라스카티지역의 레스토랑에서 식사 전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
로마시대부터 와인을 재배해 와인의 종주국임을 자부해온 이탈리아는 나라 전체가 포도밭이라 할 정도로 국토 전역에서 와인이 생산되는 유일한 나라이다. 이탈리아 가정의 식탁엔 항상 와인을 함께하며 와인을 ‘먹는다’고 표현할 정도로 와인 문화가 생활 속 깊이 뿌리내려 있다.

우리나라는 외식 레스토랑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탈리아 음식에 비해 이탈리아 와인의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이탈리아 와인은 1950년대까지 영세하고 통일된 규정이 없어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과 비교해 질 낮은 와인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지역마다 다른 기후와 널리 분포된 토착 포도 품종을 가진 이탈리아 와인의 다양성에서 비롯된 오해 때문이다. 와인을 제법 마셔본 사람이라도 다양성이 특징인 이탈리아 와인을 모두 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복잡하고 다양한 이탈리아 와인이 먹고 마시는 일에는 어렵고 불편했을 법하다. 하지만 이러한 다양성을 즐길 수만 있다면 와인을 마시는 새로운 재미가 될 수 있다. 출장이나 여행으로 해외에 나갈 기회가 있다면 그 지역의 음식과 함께 그 지역의 와인을 마셔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중해를 바라보고 있는 이탈리아 리구리아지역의 친퀘테레나 제노아의 카페에서 이 지역의 대표적인 화이트 품종 베르멘티노로 만든 와인을 마셔보자. 레몬 오렌지 향에 짭조름한 미네랄의 풍미가 좋아 이 지역의 해산물이나 토마토, 모차렐라 치즈, 바질로 만든 카프리제 샐러드와 잘 어울린다.

와인을 평가하는 전문가들이 와인을 테이스팅할 때도 항상 의견이 같지는 않다. 조금씩 차이가 있으며 어떤 경우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의견을 낸 심사위원에 대해 질책하지 않는다. 전문가임을 서로 인정하므로 다양한 와인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존중한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것. 세상을 가장 아름답게 살아가는 방법이 아닐까? 아무것도 정해진 것은 없다. 나와 다른 모습의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고 살아가는 세상. 그래서 더 살아볼 가치가 있다.
얼마 전 이탈리아 출장 중 프라스카티에서 시에나로 이동하면서 차창 밖으로 보이는 경치는 새로웠다. 이국적인 하늘과 땅. 다르기 때문에 새롭고 그 새로움은 감동으로 다가온다. 세상에는 좋은 와인이 많다. 다양한 와인을 편견 없이 즐기자. 그렇게 가슴으로 느껴지는 와인을 마실 때 여운은 더 길어진다.

부산가톨릭대 와인전문가과정 책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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