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가이자 사진작가인 크리스 조던. 그가 북태평양 미드웨이섬에서 처음 목격한 것은 앨버트로스의 사체였다. 죽은 앨버트로스의 배 속에는 플라스틱이 가득 차 있었다. 앨버트로스는 긴 날개를 가진 새로 쉬지 않고 수년 동안 하늘을 날아다니며, 바다 위를 날아 먹이를 찾는다. 안타깝게도 바다 표면에 떠 있는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해 스스로 먹거나 새끼에게 먹인다. 평생 날아다니는 새인 앨버트로스는 어느새 배가 무거워지며 이상 증상이 나타나고 끝내 목숨을 잃게 된다.
크리스 조던은 이러한 앨버트로스의 모습을 대중에게 전한다. 단지 사진 한 장으로…. 그 사진은 많은 이를 슬프게 했다. 크리스 조던은 앨버트로스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사진을 찍은 게 아니다. 그의 목적은 ‘변화’였다. 그의 사진은 우리가 간과하거나 놓치고 있던 의식의 부재를 지적한다. 한번 생각해보자. 당신이 카페에서 주문한 커피를 텀블러에 담는가. 아니면 플라스틱 컵에 커피를 담고 종이 홀더를 사용하는가.
우리나라에는 쓰레기 산 235개소가 있다. 불법으로 투기하거나 수출된 폐기물이 수개월 동안 모이면 쓰레기 산이 된다. 만들어진 국내의 235개소 쓰레기 산은 총 120만3400t이다. 쓰레기 산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악취로 창문을 열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들의 온전했던 삶터가 일상을 위협받는 공간으로 변모한 것이다.
부산 강서구 생곡마을에 매립장이 들어선 지 25년이 넘었다. 190여 세대, 400여 명의 주민이 사는 마을에 어두운 밤이 되면 쓰레기를 실은 트럭 수백 대가 드나든다. 주민들은 쓰레기 산에서 발생하는 악취 그리고 대형 트럭에서 날리는 먼지나 금속가루 등에 노출돼 있고, 이에 피부병에 걸린 사람도 있다. 현재 생곡마을에 사는 100세대 가구를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는 등 보상 협의가 이뤄지는 상황이다.
생곡마을 주민이 처한 상황을 해결하는 일은 중요하다. 하지만 문제 해결로 그칠 일이 아니다. 소각되지도 않고 썩지도 않는 쓰레기들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또 생곡마을 상황은 사람이 겪는 고통의 극히 일부 사례다. 쓰레기 산 외에도 우리나라에서 배출되는 수만 t의 쓰레기로 고통받는 사람이 넘쳐난다.
앞으로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은 내년까지 145.9t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재활용되지 않는 플라스틱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산은 포장용 비닐이 붙은 유색 플라스틱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국내에서 생산된 플라스틱은 재활용되지 못하고 결국 쓰레기 산처럼 우리 주변으로 돌아온다. 올해 관세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수입한 폐플라스틱은 15만1292t으로, 수출량인 6만7441t의 배를 훨씬 넘었다. 재활용업체들이 상품성이 떨어지는 국산 플라스틱이 아닌, 일본산 폐플라스틱을 수입해 재활용하기 때문이다.
언론은 민주주의를 감시, 인권보장, 신속한 사건 보도 등 사회에서 많은 역할을 한다. 잘못된 관행을 올바른 방향으로 제시하는 역할도 한다. 우리가 편리함을 위해 플라스틱과 비닐 등을 과소비하는 것도 일종의 잘못된 관행이다. 재활용되지 않는 물건을 만드는 것도 관행에 포함된다. 하지만 일회용품의 소비나 생산이 공동체 속에서 이상한 혹은 잘못된 행동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환경오염의 주범들을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의식의 부재를 언론이 짚어내고, 많은 이가 바뀔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제신문은 변화를 위해 움직여야 한다. 생곡마을의 한 사례를 일회성 보도로 멈추면 안 된다. 또 배 속에 플라스틱이 가득 차 목숨을 잃은 앨버트로스를 보고 슬퍼하는 데 그치면 안 된다. 사진작가 크리스 조던은 단 한 장 사진으로 많은 이를 변화시켰다. 사진보다 영향력을 지닌 것이 언론이다. 짧은 글로도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는것이 언론의 힘이다. 이제 환경오염의 원인과 문제 및 해결 방향성을 기사로 짚어야 한다. 부산의 대표 지역지인 국제신문이 나서야 할 차례다.
부대신문 편집국장·부산대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