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우리나라 경제의 하방위험이 장기화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를 내놨다.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최근 열린 경제 상황 관련 브리핑에서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예상보다 커진 데다 세계 경기 하락세로 인해 수출과 투자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윤 수석의 이런 발언은 그동안 줄곧 낙관론을 펼쳤던 청와대가 처음으로 경제 위기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윤 수석의 지적대로 지금 우리 경제는 안팎으로 매우 불안하다.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4% 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4월 경상수지도 7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한다면 청와대는 현 경제의 실상을 정확하게 파악한 셈이 된다. 그러나 위기 체감 면에서는 일반 국민의 정서와 거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윤 수석은 하강 기간이 길어지는 것은 경기·구조적 부분이 결부됐기 때문이어서 조만간 반등세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판단에 근거해 우리 경제는 지금 하강 국면 속에서 바닥을 다지고 있는 형국이라는 평가까지 내렸다.

하지만 향후 전망은 청와대의 생각처럼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 가운데 여러 곳이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 5월 연속 하향 수정했다. 일부에서는 ‘4월 산업활동동향 ’이 개선 조짐을 나타냄에 따라 국면 전환의 기회가 곧 올 것이라 예상하나 이마저도 현재의 수출 부진이 이어지면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게 된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 지속될 경우 그 피해를 우리나라가 입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청와대는 경기 하방 위험을 자인한 만큼 이번 기회에 기존 경제기조에 잘못은 없었던지를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여건이 된다면 경기 회복과 민생 안정을 위해 과감한 정책 수정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보다 현실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우리 경제는 더 큰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