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이달 중 열릴 가능성이 점차 희박해지고 있다. 여야는 하루빨리 국회가 정상화돼야 한다는 데는 모두 동감한다. 그러나 구체적인 일정이나 처리 안건 등에 대해서는 입장 차이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 달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극적인 합의가 없는 한 ‘5월 국회’는 사실상 어렵게 됐다. 이에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더욱 차가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중순만 해도 정치권에서는 5월 중 국회 개회가 임박한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8일 이인영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로 당선됨에 따라 어떤 식으로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대화의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지난 20일에는 민주당과 한국당,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호프 회동’을 통해 국회 정상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하지만 이 같은 화해 움직임과 달리 이후 이어진 여야 3당의 후속 만남에서는 별다른 성과물이 나오지 않았다.

정치권이 미적거리는 사이 6조7000억 원 규모의 재난·경기대응 추가경정예산은 논의조차 하지 못한 채 국회에 묶여 있다. 또 탄력근로제 확대를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과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을 위한 최저임금법 개정안 등 각종 민생법안도 처리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다. ‘식물국회’가 재연됐다는 비난이 나와도 정치권으로서는 할 말이 없을 터다.

국회법에 따라 짝수달인 6월에는 임시국회가 자동 소집된다. 그렇지만 지금처럼 여야 대립이 이어진다면 의사일정 합의에만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밖에 없어 개점휴업 상태가 될 것이 분명하다. 여야는 이달 마지막 주에라도 국회 정상화를 위한 절실한 노력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 국민을 위한 국회라면 서로 양보할 것은 양보하는 대승적 차원의 결단력을 보여야 마땅하다. 여야는 정국 주도권 싸움에 매달려 본연의 임무를 소홀히 할수록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더 커진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