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 스테이트 파크블랙코스에서 열린 PGA 챔피언십에서 브룩스 켑카가 와이어 투 와이어로 우승을 차지하며 메이저 2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세계 랭킹 1위 더스틴 존슨이 한 타 차까지 따라왔지만 역전시키지는 못했다. 우리나라의 강성훈도 지난주 AT&T 바이런넬슨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단독 7위의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최근 우울한 국내 뉴스를 접하다가 스포츠에서의 신선한 자극은 삶의 청량제 역할을 한다. 가슴이 답답하다고 병원을 찾는 환자의 상당수가 특별한 신체적 이상 없이 내·외부적 스트레스나 수면·운동 부족과 같은 원인으로 정신 신체 증상을 호소한다. 때로는 간단히 증상이 해소되기도 하지만 본질적인 체질적 소인이나 외부 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반복적으로 병원을 방문해야 하니 의사도 환자도 힘든 경우가 많다. 스포츠에 직접 참여하거나 관람 또는 시청을 통해 응원하고 몰입하는 것도 이러한 스트레스의 해소에 종종 도움이 되며 삶에 활력을 줄 수 있다.
필자는 한때 골프에 열광한 적이 있었고 한편으로는 병원에서 경요골 동맥 중재시술이라는 신기술을 도입하는 데 몰두하면서 고민했던 부분에 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우선 골프와 의술에서 고수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의술에서 고수는 이른바 수술이나 시술의 대가를 얘기하는데, 이는 명의와는 조금 다른 개념이기도 하다. 흔히 명의라고 나오는 사람 중 실상 수술의 대가와는 거리가 먼 사람도 있다. 또 명의란 수술이나 시술과 무관한 부분도 많다. 우선 공통점을 얘기해보면 첫째, 골프든 수술이든 열심히 연습하고 수술도 많이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고수들과 같이 라운딩하거나 수술하는 횟수가 많고 좋은 스승을 만나면 고수가 될 확률이 높다. 셋째, 실패했을 때 그 원인을 잘 분석하고 부단히 노력하여 발전의 밑거름으로 삼아야 하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골프는 수술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 골프는 객관적으로 스코어로서 그 사람의 성적이 정확히 평가되지만 의술은 성공과 실패 또는 부분적 성공이나 합병증 등으로 귀결되며 평가 자체도 대부분 수술자의 판단에 따른다. 또 골프는 동반자에 의해 철저히 평가되지만 수술이나 시술은 환자와 의사 간에서만 평가되므로 고수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어렵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양자 모두 고수가 되고자 부단히 노력한다면 고수에 근접할 수는 있을 것이다.
일본의 부자 1, 2위를 다투는 야나이 다다시 회장과 손정의 회장이 골프 고수로 알려진 바 있다. 두 사람은 골프친구이기도 한데, 골프 예찬론자이자 고수이다. 이들은 터치플레이를 절대로 하지 않는 원칙주의자라고 한다. 손정의 회장의 경우 키가 크지 않고 운동신경이 뛰어나지도 않는데 70대 타수를 치는 아마추어 고수라고 한다. 그의 도쿄 아자부 저택에는 최첨단 시뮬레이션 골프 연습장이 설치되어 있는데, 비바람이 부는 환경까지 조성하여 세계 유수의 골프코스들도 연습할 수 있다고 한다. 최근 의료계에도 이러한 가상현실 또는 3D 프린트를 이용한 수술이나 시술습득 프로그램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문명의 기술들을 토대로 이제는 젊은 의사들도 곧바로 수술이나 시술의 고수가 될 수 있다.
필자는 한때 김용의 무협소설을 탐독한 적이 있다. 영웅문을 필두로 사조영웅전 소호강호 의천도룡기등 다양한 고수의 영웅담을 동경했던 적이 있다.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 역시 김용의 추종자로 그의 별명은 소호강호에 등장하는 화산파 고수 ‘풍청양’이다. 마윈의 집무실 이름은 사조영웅전에 나오는 ‘도화도’, 회의실은 의천도룡기의 ‘광명정’이다. 마윈이 알리바바를 창업한 곳이 항조우인데, 억만장자가 된 마윈이 항조우의 저장의과대학에 수백억 원을 기부하여 새로운 저장대학병원을 짓고 있다고 한다. 정말 부러운 일이다. 지난 20일 열린 PGA 챔피언십의 브룩스 캡카나 우리나라의 강성훈 모두 땀의 결실을 본 골프의 고수임이 틀림없다. 성공스토리에 힘찬 박수를 보낸다.
동아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